개인적으로 소위 맛집이라는 곳들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몇몇 집들은 다른 일반적인 음식점들에 비해서 더 높은 만족감을 준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이렇게 개인적으로 선정된 곳들은 가끔은 의도적으로 방문을 하기도 합니다.
크흑. 그나저나 호치민, 하노이, 홍콩 등등에 있던 맛집들 다 괜찮겠지?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좋아라 하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이곳들을 소소하게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아마도 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과 '어느 정도는 세상에서 인정' 이 부분이 맛집을 결정하는 요소인듯 합니다.
얼마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소위 맛집들에서 식사를 하게되었습니다.
늘 언제나 일들이 몰려다니는 인생 특성상 이번엔 맛집들이 내 일상에 러쉬를 했다고나 할까요.
친구들과 그냥 아는 사람들과 업무상 사람들을 만나 소위 그 동네 맛집을 소개받고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세상에서 인정하는 맛집'들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집들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정작 느낀 것은 맛집이 아니라 요사이 맛집에 대한 문화라고 할까요.
일단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예약을 하고도 기다리는 수준이었고, 매장은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손님들은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았습니다. 뭐랄까 파는 음식 종류와 상관없이 남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왜인지 엄청나게 시끄러웠습니다. 술맛이 나는 왁자지껄 그런 분위기라기 보다는 하이톤의 남녀가 떠드는 느낌이랄까요.
"아아, 맛은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네"
"이 집 유명한 맛집이라고"
"나중에 조금 조용해지면 그 때 와봐야 하는 건가"
"ㅋㅋ 아마도 그 때가 되면 없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맛집이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도 알았습니다.
결국 혀끝에는 맛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정서적으로는 피곤해져 버렸죠.
집으로 오는 길에 문득 너무도 한국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소박한 식사와 쉼을 위해 떠나는 캠핑에서 경쟁적으로 고기를 구워대고,
여행지에서 명소들을 짧은 시간에 다 순방하듯이 맛집들 도장찍기를 하고 말이죠.
왠지 최근의 경험을 통해서 당분간은 맛집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주의자에 INTP 성격이라서 그런지 식당에서 경쟁하기도 싫고, 어느 정도 존중을 받는 느낌이 필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유명한 맛집보다는 개성있고, 괜찮은 식당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에궁. 호치민에 있는 이름 없는 반쎄오 집에서 평범한 맥주와 바사삭한 반세오를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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