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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18

시골 토끼들이란 “자자 이거봐봐. 그 동안 너무 만남이 없었다구” “지난 번에 술 마셨자나” “아아 그게 언젠데. 이번에 내가 호주 갈 일이 있는데 한 번 보자니까” “응응. 여기로 오면 난 언제나 환영임” 아침부터 호주 시골에 사는 토끼와 전화 통화중이다. 녀석들 막상 만나보면 친절하고 이거저거 잘 알려주고 등등인데 도무지 찌르기 전에는 미리 나서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뭐랄까 저쪽에 살고 있는 호주 도시 토끼들과는 다른 반응이랄지 삶이랄지 그런 느낌이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너네는 소수이고 그쪽으로 날아가야 하는 무리들이 훨 많으니까 호주 도시에서 보면 안될까나?” “엇 어디라고? 아아 그게 말이야… 으음…“ ”얌마 너네는 3시간 비행기 타면 되지만 우리는 16시간 걸린다고!! 그냥 한 도시에서 보자고” .. 2023. 7. 21.
호주산 MZ 토끼는 다르다 간만에 재택근무라서 시간 감각이 없어진 관계로 너무 일찍 일을 시작해버렸다죠. 덕분에 이제야 커피를 뽑는 시간이 되었고, 얼추 한 차례 일들을 마쳐버렸습니다. (아아- 더 잘걸) 메일을 체크하는데 어제 왔어야 하는 일일 보고서가 오늘 것과 같이 2개가 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혀있네요. "아아 한 밤중에 보내서 미안해요. 오늘 홀라당 까먹었다구요. 웁스. 제스는 늘 이런다죠. 즐건 저녁되세여" 아마도 어제 보고서를 까먹고 밤 12시가 되기 직전에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자 보고서에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일찍 보내져. 딜버트와 함께 즐건하루를" 라고 하면서 하루가 즐거우라고 아마도 신문에서 오려온듯한 아래 만화를 보냅니다. 그러니까 현장 일일 보고란.... 나때는 말이야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 2021. 10. 22.
호주 토끼들은 거칠다 아침부터 회의였다.물론 이론적으로는 집에서도 연결할 수 있는 화상회의였지만.... 울 나라 회사란... -_-;;; 암튼 님하들을 모시고 회의에 참석을 했다. "아아 그러니까 이번 주부터 재택근무라고""그 동안 우릴 놀리더니 잘 되었군""날로날로 상황이 심각해진다고""우린 정리상황임" 등등의 이야기가 이어진 다음 본론으로 들어갔다.오늘 회의는 우리쪽과 호주 토끼 두 마리와 함께 현 시국에 어떻할지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회의였다.그런데...... 갑자기 푸른 토끼녀석이 다른 토끼녀석에게 선빵을 날린다. 퍼억- 전화기 저 넘어로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니 나름 높은 토끼들이 모이는 그런 회의인데 선빵이라니.그러자 바로 퍼퍼벅- 얻어맞은 토끼 녀석이 푸른 토끼에게 맛빵을 날렸다.녀석도 질 생각은 .. 2020. 3. 23.
13 다시 돌아오는 길 “정말이에요. 이번에는 정말로 진짜로 힘들었다구요!!” 소위 비행기를 갈아탄다는 행위는 그 공항이 주는 분위기와 짜증나리만큼 챙겨야 되는 여권들과 적은 돈을 아껴서 무슨 큰 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뭔가 회사 내부에 부부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한 늙은 과장의 머리속에서 나옴직한 ‘최소 비용의 항공권’ 덕분에 정작 여행을 혹은 출장을 하는 사람에게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자자, 이런 상황에서 게다가 지구의 반대편쪽으로 가는 그런 항로의 중간 기착지에서, 푹 쉴 수도 그냥 기다릴 수도 없는 그런 시간이 내게 주어져서, 이건 잠도 아니고 깨어있는 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머리를 붙잡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그거 알아요? 설사 우리들이라도 이런 식으.. 2015. 2. 2.
뚜레주르 토끼인형 베트남 버젼 이전 포스팅에서 '크리스마스용 케이크를 샀다' 라고 셨습니다.어디서 샀냐고 물으시면... 훗- 뚜레주르에서 구입을 했습니다.물론 베트남에도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들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크리스마스 케익은 더 좋은 듯 하죠. 가격은 38만동이니까 대충 18000원 정도네요.물론 베트남 케익들에 비해 비싸지만 뭐 크리스마스니까요. 계산을 하니까 "자자, 사은품입니다" 하면서 뭘 챙겨준다. "오오 고맙" 그리고 집으로 와서 풀어보니 왠 초록색 토끼가 한 마리 있더군요.자세히 살펴보니 눈도 없고.... 두 팔은 꼭 팔짱을 낀 채 있습니다. '원래 이 팔에 뭔가 안고 있었나본데, 녀석들이 챙겨주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어 인터넷에 뚜레주르 토끼를 쳐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런..... 이런...... 2014. 12. 24.
12 갈색 토끼의 비밀 어느날인가 유코 녀석이 커다란 상자를 뜯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게 뭐야?""아아 이거 이거 중요한 거라구요""중요한 거?""이건 말이죠 바로 상품구매를 도와주는 갈색토끼라구요""상품구매를 도와주는 갈색토끼?""그렇다구요. 늘 뭔가를 사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들지 않죠?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구입한게 항상 더 옳다는 생각이 들죠?" 그러고 보니 그럴사도 했다. 벌써 몇개째의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지만 뭐랄까 손에 짝 붙는 그런 녀석을 만나지 못했고, 뭐랄까 이걸사고 나면 '아아 저걸 샀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 그건 인정하지. 그런데 구체적으로 갈색토끼는 무슨 일을 하는 거야?""으음 그건 구체적으로는 안에 동봉된 매뉴얼을 읽어봐야되""아아 그렇군. 그런데 왜 토끼라면서.. 2006. 2. 27.
11 토끼들의 우편서비스 "잠깐 하노이 좀 다녀와야 겠어""왜요?""그게 이번에 새로온 기술자 녀석이 우리가 보낸 보고서를 이해 못하겠다고 하네""아아 또 시작인가""뭐 어쨌든지 오후 비행기로 올라가라구" 아침 회의를 마치고 나와서 비서에게 하노이행 비행기표와 호텔 예약을 부탁하고 컴퓨터를 켰다.이런저런 메일들.몇몇은 답장을 하고 몇몇은 못본걸로 하고 저번에 보낸 그 리포트를 뒤적거렸다.큰 문제는 없다. 솔직히 이건 거의 통과의례같은 레포트다. 아마도 새로운 기술자 녀석이 가호를 잡고 싶었거나 아님 그냥 저녁이나 얻어먹으려는 그런 생각인 것 같다. "여기요. 여섯시 비행기에요""오 땡큐. 호텔은?""대우 호텔은 자리가 없다네요. 멜리아로 잡았어요""아아 뭐 난 상관없어. 하노이쪽 기사한테 공항에서 기다려달라고 좀 해줘""벌써 얘.. 2005. 10. 11.
02 Dark Side of the Moon 달은 늘 한쪽면만 보여준다. 예전에 이것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거의 비슷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고등학교때 배운 기억이 난다. 덕분에 아폴로들이 달로 날아가기 전에는 달의 뒷부분을 보기가 불가능 했었다라는 얘기도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어떤 때는 사람들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이 이런 모양인 것을 느낀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내게는 '이런 사람이라고요 나는' 정도만을 계속 보여준다. 나도 처음에는 '뭔가 더 있을 것임이야' 등등의 마음을 먹어보지만 너무 게으른 탓에 곧 잊어버리고 다시 그냥 그대로만 생각을 하게 된다. 달에 살고 있던 토끼들이 다 뒷쪽에 몰려있고 이쪽편에는 뭐랄가 일종에 홍보관 혹은 민속촌 같은 것만 지어서 사람들이 달의 토끼는 떡방아를 찧고 있다라는 식으로만 생각하게 한 것과 마찬가지.. 2005. 6. 4.
토끼를 만나다 어느날 자고 있는데 토끼가 한 마리 내게 다가왔다. "이거봐 일어날 시간이라구" 전날 마신 기네스덕분에 전혀 일어날 기분은 아니었지만 토끼도 토끼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녀석이 이런 아침에 이곳에까지 온 것은 정성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눈을 떴다.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시계를 봤더니 5시30분. "이게 뭐야? 이런시간에?" 당연히 다섯시삼십분은 좋은 소리가 나오는 시간이 아니다 "아니? 화난거야?""아니 화가난 것은 아니지만... 아냐, 화가 났어. 도데체 지금이 몇시인지 알아?" 토끼에게 있어서 시간을 되묻는다는 것은 일종에 수치였다.그 왜 앨리스 얘기에서도 토끼는 시간에 목숨을 걸고 다니지 않는가.아무튼, 녀석은 예의 발끈했겠지만 내가 첫 손님이었고 (나중에 녀석에게 들었다) 일을 시작한지도 얼마되지 않았기.. 200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