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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92

다시 시작되는 날개 밑 바람 잠깐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나의 영광의 가을 날은 다 지나갔다고.그래서 더 이상은 날개 밑에 바람이 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는 익숙한 길들을 그냥 걸으면 된다고,뭐 이런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바람이라는 존재는 물과는 달리 변화스럽고 가끔은 장난꾸러기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어느 순간 다시 시작되는 날개 밑의 바람을 느낀 것 같습니다. 물론 핑계는 있었습니다.아니 많았습니다.자신이 누구보다 게으르다는 것을 잘 알았고, 왠지 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겼고,우리나라에서 핑계로 삼기 가장 좋은 나이라는 것도 생겼습니다. 늘 생각하지만 20대에 이런 바람이 불었다면 어떠했을까 합니다.하지만 바람은 그 10여년 뒤부터 불기 시작했고,몇 번이나 계획과 상관없이 불어대서 현재.. 2019. 11. 21.
흐린 주일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이 흐립니다.교회에 다녀와서 추수감사주일이라서 얻은 떡을 우물거리면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습니다.어딘가 나가볼까 생각을 했지만 왠지 날씨에 이기지 못하고 집안에서 낮인데도 불을 켜고 머엉하니 티비를 보고 있습니다.뭐랄까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있으면 이런 상황은 쿠울하게 지나갈 것도 같은데 실상은 그리 정신적으로 자라지 못한 그런 상황입니다. 흐린 날에 대한 느낌이 한국은 확실히 베트남과 다르네요.뭐랄까 우리나라가 천 배 정도 더 우울합니다.물론 영국의 우울함에는 당할 수 없지만서도요. 그러니까 영국과 베트남 중간 정도의 우울한 상황에 앉아있는 것이군요. 뭔가 벌어질 일이 많은 관계로 이 번 주말은 이렇게 빈둥대도 좋다는 아이디어로 이리저리 마음을 달래는 중입니다. 2019. 11. 17.
여권을 새로 만들다 지난 번에 베트남 출장을 가려고 보니 여권 기한이 6개월도 남지 않았더군요.다행히 베트남은 관용여권의 경우 6개월 미만이라도 입국이 가능해서 다녀왔지만 다른 나라들이었으면 문제가 있었을 뻔 했죠.그래서 새로운 여권을 만들기로 했는데,생각을 해보니 관용여권을 만들어봐야 3년이나 5년짜리를 주고 (아아- 갱신하기 귀찮아)이걸 만드려면 내부결재로 공문도 만들어야 하고,그렇게 만들어봐야 일반여권에 비해서 좋은 점도 거의 없고 (오히려 태국 같은 곳에 놀러가면 왜 왔느냐고 자꾸 물어본다죠)등등 해서 10년짜리 일반여권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일단 동네 사진관에서 여권 사진을 찍어줬습니다.오오사진을 찍고 포샵하는 과정을 (실제로는 라이트룸을 사용 했져) 모니터로 보여주네요.신기하더이다. 이렇게 구한 사진으로 신청.. 2019. 11. 15.
사무실 커피 사정 언젠가 말을 했듯이 우리 팀은 개성이 강하디 강하다.다른 팀은 막내가 대충 아침에 커피 메이커에 커피를 내려놓으면 이걸 마시는 분위기인데,우리 침은 원두를 가는 사람, 자기 드리퍼에서 내리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 등등 개인적 취향을 존중해준다. 베트남에서는 아줌마가 커피를 타다가 줬고, 이전 팀에서는 막내가 내린 커피를 간단히 먹으면 되었는데,이 팀에 와서는 아침마다 일회용 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다. 이러던 중에 팀 막내가 새로 왔고,몇 달 적응을 하더니 어느 날 "부장님 이걸 봐보세요""뭔데요?""후훗- 그 동안 우리팀 공동 간식비, 벌금, 운영비들을 절약해서 이걸 샀어염" 하면서 내미는 것을 보니 네스프레소 머신이다. "아아- 이걸로 커피 내리면 향기가 좋다구여""그렇군. 근데 이거 정작 기계값보.. 2019. 11. 15.
햇반으로 사는 세상 뭐 이제사 그러니까 이 나이에 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대충 쌀을 씻어서 전기밥솥에 넣어주면 따뜻한 밥이 알아서 되고, 요사인 시간도 빠르다.그리고 이 일을 한지 나름 연식이 있는 관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밥 정도는 휘휘휙 할 수 있다. 그렇지만서도 어쩐지 요사이 햇반을 먹는 빈도수가 증가를 하고 있다. 오늘도 퇴근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 주말에 사다 둔 라오 무엉(rau muống, 공심채)가 있다.꺼내서 적당히 씻어서 라오 무엉 싸오 또이(rau muống xào tỏi, 공심채 마늘 볶음)을 했다. 스팸을 잘라서 굽고, 젖갈과 김치와 함께 상을 차리고,자연스럽게 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저녁을 먹었다. 생각을 해보면 요리를 하는 사이에 충분히 밥이 지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햇.. 2019. 11. 12.
머리를 깎는 이야기 언제나 새로운 곳에 오면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적절하게 이발을 할 장소를 찾는 것이다.회사에 다니는 특성상 적어도 3-4주에 한 번은 머리를 정리해야 하고,머리카락의 저주로 (흑흑-) 일정 기간마다 정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왠지 요사이 이발소들은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가위로 사각거리면서 머리를 깍아주는 것이 내게는 최선이지만 이발소는 완전 시골식 아니면 찾기가 어렵다.그래서 몇 번인가 미용실에서 이발을 했다.우리 동네는 이상하리만치 미용실이 많은 관계로 그리고 마음에 드는 머리가 되지 않은 관계로 여기저기 다녀봤다.문제는...이게 완전 동네 미용실이라서 아줌마들이 몇몇 모여계시고, 뭐랄까 남자 혼자 머리를 깎고 있기에 마음이 편한 환경들이 아.. 2019. 11. 11.
혼자 다니는 출장에 대하여 뭐 회사생활을 하면서 출장이냐 늘 달고 사는 것이지만 국내 출장을 그리고 기차를 타고 다니는 출장은 이번에 귀국해서 경험을 하고 있다.편한 옷을 입고 기분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어느 정도는 격식을 차리는 옷과 구두를 착용하고, 가방속에는 놀거리들이 아니라 발표를 하거나 할 자료들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니.예전 같았으면 짜증도 내고 그랬겠지만 뭐 이제는..... 오늘 아침에 짐을 꾸리고 옷을 입고 시계를 봤더니 역시나 ktx 역으로 가는 버스는 타기 글렀다.결국 회사에서 주지 않는 돈을 내고 담배냄새 나고 가는 길 내내 대답을 해줘야 하는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도넛을 2개 사고, 커피를 들고 기차에 올라 우물거리고,오늘 발표할 자료를 좀 보고, 잠시 졸았더니 서울이다. 기차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내.. 2019. 11. 5.
다이어리 속지를 샀습니다 주말에 숙직을 한 관계로 그리고 이제는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져서 집에 오자마자 쿨쿨거리고 잠을 자버린 관계로지난 주말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_-;;; 이렇게 맞이한 월요일날 지난 번 정기건강검진 할 때 의사선생님이 "아아, 안압이 높다구요. 안과병원엘 가봐야" 하신 관계로 오후에 안과엘 다녀왔습니다. 네네 이제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는 생각을 하니 우울하더이다.결국 "네, 안압에는 별 문제 없구여. 정상이세여""그래염?" 뭐 이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울함은 계속 남아있네요. 집에 돌아와서 삼각김밥을 우물거리고 있는데 택배가 옵니다.열어보니 며칠 전에 주문한 2020년도 다이어리 속지가 도착을 했습니다. 어짜피 다이어리는 회사에 있지만 속지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내년의 나를 떠올려봤습.. 2019. 11. 4.
락볼링장을 가보다 올 해도 어김없이 추계 체육행사의 날이 다가왔습니다.조직 축소의 영향으로 수 많은 인간들이 버글거리고 모여있는 우리 처의 특성상개성이 쩌는 이 수 많은 인간들을 데리고 단일 행사를 치루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경험을 통해 판단하신 님하가 "아아, 올 해 체육행사는 팀별로" 하시면서 팀별로 예산을 주신다고 하셨죠. 뭐 그런가 보다 하고 (체육활동을 싫어하는 1인) 있는데 막내가 옵니다. "우우웅- 부장님. 체육행사 뭐하져?""암거나 해""아아아앙. 그런 문제가 아니라구여""왜?" 그러니까 막내의 보고에 의하면 행사 비용은 1인당 얼마씩 계산해서 당연하게도 소량이 나왔는데 (아아- 울 회사) 그것도 현찰이 아니고 온누리 상품권으로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무슨 체육활동을 해여""아아- 이 미친.. 2019.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