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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20

공짜 수건을 좋아한다 방금 저녁을 먹고 대충 씻었다. 젖은 수건을 세탁물 통에 던져넣으면서 보니까 두바이 있을 때 다니던 교회에서 준 녀석이다. 어떤 이는 깔끔하게 한 컬러로 호텔식 수건을 구입해서 사용한다고 하지만 나는 뭐랄까 공짜로 얻은 수건들을 즐기는 편이다. 덕분에 우리 집에 있는 수건 중에 1/2은 어디선가 받은 뭔가 사연이 있는 글이 쓰여져 있는 녀석들이다. ㅇㅇ 교회, ㅁㅁ 장로 취임, ㅌㅌ 결혼식, ㅇㅇ 동기회 등등의 글들이 보인다. 두바이, 베트남, 울산에서 다니던 교회 것들도 있고, 얼마 전에 지금 다니는 교회에서 받은 것도 사용중이다. 왠지 이렇게 받은 녀석이 오래가고 마음에도 든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그 동안 속했던 그리고 지금도 속해있던 조직들이 소소하다는 것도 한 몫을 하는 듯하다... 2021. 3. 18.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면 여행, 출장, 업무 등등의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곳을 다닌 것 같습니다.이런 이유에서인지 나름 여행을 즐기고 여행중에 얻은 지식이나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등등을 실생활에 이용하기도 하고,여행중에 받았던 느낌을 사진이나 글로 끄적거리기도 합니다. 이런 싸돌아 다님을 통해서 든 생각 하나는 '아, 그림을 잘 그리면 참 좋겠다' 라는 것이죠. 여행을 다니다가 어느 그늘에 앉아서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을 끄적거리면서 그리고 있는 것은아마도 사진을 찍는 행위와는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직업은 geologist 입니다.학생때 야외지질조사를 나갔을 때 선생님이 스케치를 시키시면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지질구조는 이런 식으로 스케치를 하는 것이야. 사진을 찍으면.. 2018. 12. 19.
문득 은퇴한 이후를 생각해 봤다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은퇴하면 조용한 시골마을에 집 하나 짓고, 텃밭도 가꾸고 뭐 그렇게 살거야” 라는 말을 또 들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은 일종에 고향에 대한 향수같은 것이 있는지, 아니면 도시가 싫은 것인지, 아니면 텃밭에 대한 집착이라도 있는 것 마냥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충 위와 같은 은퇴계획을 얘기한다. 하지만,나는 절대로 아니다.그러니까 지금 다니는 회사를 무사히(?) 마치고 작은 퇴직금을 받아들고 나서라도 시골로 갈 생각도 없고,조용하게 살 생각도 없으며,텃밭고 가꾸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일단,나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자랐고 지금도 도시에도 살고 있기에시골 생활이라고는 모른다.내게 있어서 삶과 생활이란 골목 사이에 있는 것이지 나무나 풀밭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직업상 그.. 2017. 10. 10.
역마살의 냄새 예전에 한국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날 짐을 싸고 있었다.당시는 이라크 사업을 하던 때라서 최소 한 달에 2번 비행기를 타고 실제로는 그 것 보다 더 많이 여기저기 싸다니던 시절이었다.얼추 짐을 다 쌌을 적에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님이 한 마디 하셨다. "너, 정말 많이 돌아다니는구나""네?""무슨 외국에 나가는 짐싸는게 거의 기계적 동작을 보인다""아아" 업무 특성상 짧게도 길게도 출장이라든지 근무라든지 해서 돌아다니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뭐랄까 우리 집은 언제라도 출발이 가능한 상태로 되어있다. 여행용 약주머니 라든지여행용 치솔, 면도기, 치약, 샴푸, 빗, 화장품 등등이 따로 있고,다용도실에는 사이즈별 여행가방이 있고,베트남에 살지만 계절별 옷들이 있고,양복들도 구김이 덜가는 여행전용이 지정되.. 2016. 7. 18.
예전에 한국 살적에 외국에 사는 것이 이런저런 이유로 지칠 때가 있다.대부분 우울한 감정과 같이 오지만 뭐랄까 외국 살이 자체가 지쳤다는 확실한 증거는 '예전에 한국 살 적에' 라는 대사가 마음에서 떠오른다면 내 경우 지쳤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일종의 자기 최면 및 보상 심리 및 방어기재의 작동 같이 뭐랄까 머리속에 계속 예전에 한국 살 때 장면들이 스틸 이미지 처럼 지나간다. 그러니까 봄비가 주척거리는 거리에서 프리지아를 쓸데없이 구입한다든지창 밖으로 내리는 장마비를 바라보면서 만화가게에서 책을 쌓아두고 라면을 먹는다든지종로 뒤쪽 경북집에서 모듬전과 막거리를 마신다든지불광동 시장통을 지나면서 만두와 순대를 사먹는다든지평촌역 앞 곱창집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직원들과 곱창을 굽는다는지산본의 뭐랄까 멋대가리 없는 가을을.. 2016. 7. 14.
재미없는 토끼는 역시나 재미가 없다 친구녀석이랑 채팅을 하고 있는데 (뭐냐. 일요일 오후에 30대 남자들끼리 -_-;;) 녀석이 "야야, 차라리 블로그에다가 밤이야기를 써바바" "밤이야기?" "그 왜 블로그의 히트수를 높히고 나아가 돈도 벌수 있으려면 30대 늙은 남자의 냄새나는 감정의 흐름이나 뭐 그런거 보다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베트남의 일상 보다는 바로 베/트/남/ 아/가/씨/ 들과의 로맨스나 뭐 그런거 약간 18금 같은 걸 써보는 거야" "하아- 넌 도데체 대학교 1학년부터 변한게 없다" 라고는 말했지만.... 막상 맘을 먹고 쓴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쓸 내용이 없다 T_T 만일 내가 '그래서 그 때 연락처를 주고 받은 여자애와 만났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비가 와서... 하는 수 없이 우리집에가서...... 2007. 3. 11.
난 아날로그가 싫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흐음- 요사이 RSS에 빠져있다) 윈도우 비스타에서 사용되는 태블릿에 대한 글을 읽었다 (주소). 뭔가 압력을 감지해서 글도 쓰고 커멘트도 넣고 아이디어 노트처럼 쓸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뭐.... 말하자면.... 난 싫다. 이게 그러니까 점점 노트북이 진짜 공책처럼 변하고, 컴퓨터도 마음대로 손으로 찍찍 그리거나 글씨를 써넣는 그런 세상이 되는 것 같은데, 난 싫다. 왜냐하면 악필이기 때문이다. -_-;;; 가독성은 결단코 떨어지지 않지만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읽는다) 글씨의 모양이 이쁘지 않기도 하거니와 나는 글씨 쓰는 속도가 무지하게 느려서 내 생각을 손이 따라가주지 못한다. 키보드라면 대충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물론 이것도 좀 느리지만) 글을 칠 수 있.. 2007. 3. 9.
다시 기억을 해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내가 누군가를 잊기는 쉬운지. 며칠간 짜증을 내며 생활을 하다가 겨우 내가 누군가를 기억해 냈다. 남들이 인정을 하던지 말던지 나는 exploration geologist다. 개념을 만들어내고 석유와 가스를 찾아다니는. 바보같은 간부들과 행정직들을 믿게 만드는. 앞으로 당분간만이라도 잊지 말자. 2007. 2. 2.
한 맺힌 복숭아 요사이 몸이 장난이 아니다.예전에 나를 아는 인간들은 '어떻게 저 인간이 저리도 고분고분하며 조용조용할 수 있지?' 하는 식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건 인생을 득도해서 초월한 이유가 아니라 바로 2주째 계속되는 열 때문이다.도무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를 않는다. 암튼 이런 이유로 해서 늉한테 "알았지? 꼭 복숭아를 사다놔. 알았지?" 했다.나는 몸이 안좋으면 꼭 복숭아가 땡긴다. 하다 못해 황도 통조림이라도 먹어야 한다. 이렇게 복숭아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 성장과정에서 생겨난 일종에 '한'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말하자면 '평범하게 복숭아를 좋아하는 남자 애' 였다.제 철에 난 복숭아는 얼마나 맛있는지... 문제는 인생을 통해 이 세상 모든 것이 personalize되어야 살고, 이 세상 모든 기계는 알지.. 2006.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