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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호주 토끼들은 거칠다

by mmgoon 2020. 3. 23.




아침부터 회의였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집에서도 연결할 수 있는 화상회의였지만.... 울 나라 회사란... -_-;;;


암튼 님하들을 모시고 회의에 참석을 했다.


"아아 그러니까 이번 주부터 재택근무라고"

"그 동안 우릴 놀리더니 잘 되었군"

"날로날로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우린 정리상황임"


등등의 이야기가 이어진 다음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 회의는 우리쪽과 호주 토끼 두 마리와 함께 현 시국에 어떻할지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회의였다.

그런데......


갑자기 푸른 토끼녀석이 다른 토끼녀석에게 선빵을 날린다.


퍼억-


전화기 저 넘어로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니 나름 높은 토끼들이 모이는 그런 회의인데 선빵이라니.

그러자 바로


퍼퍼벅-


얻어맞은 토끼 녀석이 푸른 토끼에게 맛빵을 날렸다.

녀석도 질 생각은 도무지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런 식으로 약 30여분간 두 토끼 녀석들은 투다닥 거리면서 조금도 그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두 녀석이 씩씩 거리면서 내게 


"자, 이거봐봐. 너는 우리 둘 중에 누구편이지?'


라고 했다.


사실, 이번 사업으로 오기 전에 미국 토끼녀석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아, 호주 토끼녀석들? 그 넘들 완전 촌놈들이라고"

"촌놈?'
"아아 그래 거칠고 모든걸 고음과 주먹으로 처리하는 넘들이지"

"아아"

"그래 그렇다니까"


뭐 그렇지만 그 동안 살면서 베트남 붉은 토끼, 러시아 토끼, 미국 토끼, 영국 토끼, 중동 토끼들을 상대해 왔기에


"아아,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야. 그저 이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거야"

"아니야. 이런 분위기에 그런 말이라니!!"

"맞아맞아 넌 토끼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상관 없어. 난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고. 내 걱정은 다만...."


뭐 이런 식으로 몇 마디 떠들자 녀석들은 휘리릭 회의를 정리했다.

아마도 두 녀석들이 어제 만나서 모의했던 작전이 잘 먹히지 않았나보다.

뭐 토끼들은 다 그렇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후에 이메일이 하나 왔다.


'오늘 다 못한 이야기 (싸움)를 내일 원함. 암튼 또 만나자구'


라고 쓰여져 있다.

아아 녀석들 아직도 포기를 못했나보다.

지금쯤 어디 모여서 내일의 합을 맞추고 있으려나.


호주 토끼들은 거칠다가 주제.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