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이거봐봐. 그 동안 너무 만남이 없었다구”
“지난 번에 술 마셨자나”
“아아 그게 언젠데. 이번에 내가 호주 갈 일이 있는데 한 번 보자니까”
“응응. 여기로 오면 난 언제나 환영임”
아침부터 호주 시골에 사는 토끼와 전화 통화중이다.
녀석들 막상 만나보면 친절하고 이거저거 잘 알려주고 등등인데 도무지 찌르기 전에는 미리 나서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뭐랄까 저쪽에 살고 있는 호주 도시 토끼들과는 다른 반응이랄지 삶이랄지 그런 느낌이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너네는 소수이고 그쪽으로 날아가야 하는 무리들이 훨 많으니까 호주 도시에서 보면 안될까나?”
“엇 어디라고? 아아 그게 말이야… 으음…“
”얌마 너네는 3시간 비행기 타면 되지만 우리는 16시간 걸린다고!! 그냥 한 도시에서 보자고”
“아아 니들이 그렇다면 일단 생각을 해봄”
그러니까 어차피 호주 도시에서 7개의 회의가 있어 날아가야 하니까 시골에 있는 토끼들을 도시로 불러서 회의를 하려는 것이었는데,
회사 돈으로 도시에 나오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미국 시골 토끼들과는 달리 호주 시골 토끼들은 무슨 지박령이라고 된 것 처럼
‘아아, 이 대륙의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무리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며칠 후
“그게 말이야 이런 식으로 우리는 결정했어”
“그니까 니들이 그쪽 호주 도심지에 모여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뭐 니들 자유니까 어쩔 수 없고, 암튼 우리는 여기서 화상회의로 참석하려고 함”
“아아- 그럴거면 서울에서 화상회의 하는 것과 뭐가 달라!!“ (참고로 녀석들은 화상회의에 익숙하지 않아서 정작 회의중에 발표만 휘리릭 해버리고 질문 씹는다 -_-;;;;)
”흥- 모름. 우린 이 곳을 안떠날 거임“
그렇게 녀석들의 고집대로 대충 호주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로의 출장이 결정되어 간다.
녀석들의 주장대로라면 나는 주일과 휴일을 모두 날리는 그런 출장을 (아아 광복절을 돌려다오 흑흑흑-) 가야할 것 같다.
어이고 이 촌스러운 것들을 데리고 사업을 하다니 하는 마음이 든다.
이번에 가면 녀석들에게 와인이나 사라고 해야겠다.
내 휴일 따위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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