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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정전이 일상에서 멀어짐

by mmgoon 2020. 4. 11.




지난 베트남과 이라크에 생활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정전이라는 일상을 잘 견뎌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일하다가 전기가 나가도 대충 노트북으로 시간을 벌었고, 가정용 발전기 시동을 걸기도 했고,충전식 전등도 켜곤 했다.

그러나 사람이란 것은 얼마나 편한 쪽으로 적응을 잘하는 존재인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나서는 이 정전이라는 상황이 일상에서 멀어진 것을 도무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아파트에서 무슨무슨 장비를 점검한다고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정전이 될 예정이라는 공고를 봤다.


'아 그런가?'


라고 느꼈었지만 이제는 정전이라는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혹은 준비가 전혀 없다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나는 출근해서 회사에 있었기에 전/혀 문제는 되지 못하는 그런 이벤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날은 자택근무의 날이었고, 아침에 화상회의가 있었다.


'뭐 노트북인데 문제가 있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얼마 있지 않자 전기가 나갔다.

어짜피 노트북은 돌아가고, 맑은 날이었고 등등해서 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허억-

전/기/가/ 나/가/면/ 인/터/넷/ 라/우/터/가 작동하지 않는다. 녀석이 전원이 필요하단 사실을 완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인터넷이 끊어지자 바로 회사와의 버츄얼 콘넥션이 끊어지고, 화상회의 시스템이 에러를 낸다.

허둥지둥 휴대폰 핫스폿을 켜고, 연결하고 다시 회사 시스템과 화상화의 시스템에 연결을 했다.


결국 약 5분 정도의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아주 예측된 정전이라는 상황에 제대로 당해버린 것이었다.


조금 있다가 전기는 돌아왔고 (단순한 점검이었던 듯) 상황도 다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베트남이나 이라크였다면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정전이 일상에서 멀어진 그런 것이 현실이다.

으음.... 변화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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