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잘들 들어보라고"
"넹"
"그러니까 내가 다 용서해 줄테니 춤바람을 못 이기고 이태원에서 자신을 놓아버린 기억이 있는 인간들은 자수를 하라고"
코로나 국면을 맞이해서 나름 팀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했죠.
"아닛 팀장님 왜 그런 눈으로 저를 보세여?"
"난 니가 젤로 의심이 가"
"무슨 말씀을!!! 저는 집순이라고여. 히키코모리라고 불러주세욧!"
"그럼 너는 괜찮겠지?"
"헉- 저를 의심하시다니여. 결혼도 했고 애도 있다니까여"
"애 맡기고 집사람이랑 놀러갈 수 있자나"
"저희는 애 맡기고 음주를 하지 춤을 추지는 않는다구염"
등등의 시간이 지나고 간단히 보고서를 쓰고 담당 부서에 전화를 한 통 했습니다.
"아아, 우리 팀 애들은 워낙 집돌이 집순이에다가 공처가들만 있어서 이번 사태와는 상관이 없네. 메일로 보고서를 보냈으니 확인 부탁"
"아아- 흑흑흑-"
"왜?"
"어쩌다가 코로나 시국에 안전환경팀에 발령받아서.... 흑흑- 암튼 조금 있다가 문자와 메일이 가겠지만 또 새로운 상황이 터졌어여. 냉큼 직원들 조사해서 알려주세여."
라고 하기에 휴대폰을 봤더니 울 회사 건물 1층 은행에 아직 확진자는 아니나 문제의 클럽에 다녀온 어떤 인간이 왔다가 갔다고 한다.
결국 또 다시 애들을 불렀다.
"자자, 여기를 봐봐봐."
"왜염? 팀장님 한 턱 쏘시는 건가여?"
"시끄럿. 넌 이런 상황에 회식을 하자는 거야?"
"우리끼리만 모여서 먹으면 되져. 아아- 고기가 땡겨여"
"시끄럽고, 코로나 시국과 관련해서 대답을 해봐봐"
"뭔데여?"
"그러니까 어제 근무시간이메도 불구하고 1층 은행에 다녀온 사람 있어?"
"아녀"
"야, 쉽게 대답하지 말고 잘 생각을 해봐봐. 지금 안전환경팀 난리가 났다고."
"어짜피 통장 다 집사람한테 빼앗겨서 은행을 가본 기억이...."
"저도여..."
그러니까 다행이도 우리 팀원들은 아주 가깝게 다가왔던 감염의 위험에 노출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확인을 하고 애들에게 오늘은 회식이 없으니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일 좀 하라고 이야기를 한 다음, 다시 우리 팀은 무탈하다는 보고서를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이언제까지 계속될지 슬슬 피곤해온다.
그나저나 이 인간들 언제 삽겹살이라도 사줘야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데 정말 회식을 해도 되나 걱정이된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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