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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121

연말은 태국 - 후아힌 다음 날 작은 차에 (녀석은 충분하다고 했다) 6명을 끼어 앉아서 시암 뮤지엄을 들렸다가, 강가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자자, 앞쪽을 보면 새벽사원이고 뒤쪽을 보면 왓포와 왕궁이 보이지. 사진을 찍자고” “실제로 저 곳에는 안가는 건가? 뭐랄까 방콕의 유명 관광지라고 알려져 있던데” “어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 곳에서 팟타이를 먹고,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차에 올라 후아힌으로 향했다. 일부 맨 뒤쪽에 앉은 녀석들은 자리가 비좁다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내 자리는 만족스러웠다. 흠. “자자 스포티파이 플레이 리스트를 공유해봐봐” “응? 난 스포티파이 안들음. 음악이야 자고로 다운로드지” “아아 늙은이랑 아니고 있어요” 등등의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녀석이 차를 세운다. “여긴 왠 동굴이야?” “아.. 2023. 1. 6.
연말은 태국 - 방콕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쉬고 있자, 뒤따라서 착착 친구들이 도착했다. 첫날 저녁은 주최자 녀석의 계획에 따라 (물론 이후에도 녀석이 하란대로 했다) 호텔 부페에서 럭셔리하에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차를 몰고 방콕에서 처음 찾아간 곳은 MOCA 그러니까 방콕 현대미술 박물관이었다. “미술관?” “아아 내가 뱅크시 좋아한다고 얘기 안했나? 특별전을 한다고" 뭐 나름 멋진 곳이었다. 점심을 먹고 각자 방콕을 쏘다니다가 (가고픈 곳들이 달랐다) 저녁에 모여서 디너 크루즈를 갔다. 뭐랄까 동남아스러운 그런 시간이었다. 크리스마스 날 밤의 차오프라야강은 아름다웠고, 음악은 시끄러웠고 등등. 그리고 다음 날 “아아, 니 남들이 짐을 너무나 많이 가져왔다고” “무슨 소리야 애초에 혼다 CRV에 6명을 .. 2023. 1. 6.
연말은 태국 - 여행의 계획과 시작 솔직히 오래부터 계획된 여행이었다. 대충 이 나이 정도되면 이런저런 일들이 엮여있고, 이걸 휘리릭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좋은 아이디어만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는 마음으로 준비가 진행되었다. 뭐 이렇게 쓰면 대단히 정교화된 그런 여행이었을 것 같지만 실제는 절/대로/ 그런 여행은 아니었다. 일단 나는 지쳤고 (샐러리맨이란 -_-;;;) 이번 여행의 성격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시작은 이메일이었다. “이 이메일을 받는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자자 내가 태국으로 복귀(?)했고, 이제 코로나도 잠잠한 것 같으니 연말에 이리로 오라구.누나가 다 계획이 있음" “콜" “간만에 모이는구만” 그래서 모든 것을 녀석에게 맡겼고 (나는 그리 생갹했었다) 녀석이 보내라는 돈을 송금하.. 2023. 1. 6.
[처음 가본 도시] 시드니 왠지 시드니는 한 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익숙한 듯한 착각이 들어서 잘 아느 그런 느낌이었다. 이번에 비행기 시간 때문에 낮과 밤 두 버젼의 시드니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선 낮의 시드니는 의외로 고즈넉했고, 걸어다니기 좋은 곳이었다. 그리 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물론 시내 중심 관광지역을 말하면 말이다). 오페라 하우스를 구경하고 인근 항구지역과 하버 브릿지를 걸어다녔다. 길거리에서 샌드위치를 우물거리고 있자 정말로 외국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에 밤의 시드니는 뭐랄까 나름 활기차다고나 할까 그런 분위기였다. 음식점들도 불을 밝히고,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들이 멋진 색을 띄고 사람들을 맞이했다. 뭐 8시가 지나면서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아버리는 경향도 있지만. 2022. 10. 9.
호주 출장에서 적은 글 2022.5.23 09:07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간만에 공항이다. 어제 짐을 꾸리면서 전혀 익숙하지 못했고, 오늘 체크인도, 시큐리티 체크도, 이미그레이션도 약간은 뻘줌하게 진행을 했다. 장장 2년 몇 개월만에 해외 나들이인 셈이다. 물론 출장이고 2박4일의 언듯 봐도 그리 새로운 곳을 즐긴만한 그런 여행은 아니지만 (출장이다 -_-;;;) 그래도 예전에는 익숙했지만 한 동안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할 수 없었던 것을 한다는 자체가 마음을 설례게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공항 버스는 언제 부활하나) 공항에 왔다. 아침 공항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체크인 카운터에 있다. 아직 많은 비행편들이 부활하지 않았다는데 아마도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하게 외국으로 향했나보다. 흠. 왠지 나 빼고 다.. 2022. 5. 27.
정신없는 출장이 시작되었다. 뒤돌아 보면 이런 상황은 처음은 아니다.그러니까 아무런 준비라든지 뭐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조차 없는 그런 상태에서 모든 일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시작되는 그런 상황 말이다. 원래 예상대로라면 조용한 추석을 보내고, 또 다시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그런 회사생활이 이어질 예정이었다.이제 슬슬 가을을 맞이해서 침구류도 바꾸고 간만에 영국음식이나 해볼까 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부산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나름 급한 상황이어서 하루 월차를 내야했다.뭐 그래봤자 부산은 ktx로 20분 걸리는 곳이고 하루 정도면 해결할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주말에 서울에 갈 일이 생겼다.뭐 서울은 고향이기도 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을 깡그리 날려먹는 그런 상황이지만 이 나이 정도라면 해야할 일은 해야하기 때.. 2019. 9. 22.
여행중 - 빼먹고 떠난 여행 여행중입니다.갑자기 연휴가 생겼고, 정말로 급하게 일정을 짰습니다.대충 차를 몰고 2-3시간 정도 움직여서 도착을 하고,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보온병에 근처 편이점에서 산 커피를 채우고 샌드위치와 가방에 넣고,도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괜찮은 장소를 발견하면 커피를 홀짝거리고,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우물거리고,호텔(이라고 쓰고 모텔이라고 읽는다)에 체크인을 하고,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호텔로 돌아오면서 맥주 2-3캔을 사고, 호텔방에서 홀짝이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네, 지난 버 여행과 그리 차이는 없지만 이번 여행은 뭐랄까 머리가 거의 돌지 않는 상태에서 계획된 만큼로모를 가져와야한다는 것을 완전히 잊었습니다. 덕분에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히 별 것 아닌 .. 2019. 3. 1.
[남해안 여행] 거제 거제 Geoje 巨濟 여행의 첫 날이었고, 아직도 나는 여행 모드가 되지 못했었다.아침의 일들을 처리하고 나서야 차에 시동을 걸 수 있었고마치 회사일을 하는 것처럼 딱딱하게 운전을 해서 거제도 바닷가 마을에 도착을 했다. 마을은 마치 난개발이 막 끝나서 쇄락의 길로 진입한 것과 같은 모양으로골목에는 작은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이 두런거리고 있고예약한 배는 출항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들렸고바닷가는 철 지난 그런 느낌이었다. 별로 맛이 없는 점심을 먹고 배에 오르고 나서야 마음은 여행을 시작했고,흔들리는 배를 타고 사진을 찍고 드디어 외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작된 꿈과 같은 시간들나는 간만에 사진들을 찍어댔고작은 보온병에 커피를 감사하게 마셨으며'남쪽에 있다' 라는 마음이 가득해졌다. 섬을 둘러보고 내려.. 2018. 11. 19.
[남해안 여행] 통영 통영 Tongyeong 統營 솔직히 별 기대를 안했었다.첫 날 거제도보다 작은 도시였고, 마지막 날에 갈 여수보다 인지도도 낮은 곳이었다.하지만 이번 여행 내내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였냐고 물어본다면 바로 이 곳 통영이었다고 말을 할 것이다. 강구안 바닷가 공영주차장에 차를 사우고 나오자부두에 배를 댄 어부님은 묵묵히 잡아온 생선을 꺼내고한쪽에서는 비들비들 생선들이 말라가는 그런 풍경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져다 줬고 삼도수군 통제영에서는세병관의 웅장함과 그 규모에 감동을 받았으며툇마루에 앉아서 따뜻한 11월의 햇살을 즐길 수 있었고 동피랑 벽화마을에서는 요사이 너도 나도 만드는 벽화 마을들의 그런 느낌 이상의 무엇이 있다고 생각했고 조용한 서피랑에 올라서는 고즈넉한 바다와 정자와 시내를 구경할 수 있었.. 2018.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