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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호주

호주 출장에서 적은 글

by mmgoon 2022. 5. 27.

2022.5.23 

 

09:07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간만에 공항이다. 
어제 짐을 꾸리면서 전혀 익숙하지 못했고, 오늘 체크인도, 시큐리티 체크도, 이미그레이션도 약간은 뻘줌하게 진행을 했다.
장장 2년 몇 개월만에 해외 나들이인 셈이다. 
물론 출장이고 2박4일의 언듯 봐도 그리 새로운 곳을 즐긴만한 그런 여행은 아니지만 (출장이다 -_-;;;) 그래도 예전에는 익숙했지만 한 동안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할 수 없었던 것을 한다는 자체가 마음을 설례게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공항 버스는 언제 부활하나) 공항에 왔다.
아침 공항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체크인 카운터에 있다. 
아직 많은 비행편들이 부활하지 않았다는데 아마도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하게 외국으로 향했나보다.
흠. 왠지 나 빼고 다들 놀러가는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공항으로 들어와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아아 얼마만인가.
이제 곧 싱가폴 창이 공항을 경우해서 호주 퍼스까지 하루 종일 날아가는 그런 비행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뭔가 이런저런 복잡한 방역 신고라든지 사전 비자 발급이라든지 현지 PCR 검사 예약이라든지 하는 일들이 추가되었지만 결국 출장은 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사이도 비행기에서 영화 틀어주나?'
'아 호주는 무슨 다 때려치고 호치민이나 가서 빈둥대고 싶다'

와 같은 실업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52 싱가폴행 비행기 안

 

뭐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그리 변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자리를 찾아 앉았고, 

안전벨트를 매고, 간만에 봤기에 집중해서 안전 비디오를 즐겼고 (내가 놀러다녔던 싱가폴 관광지들이 나왔다), 

이륙을 해서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고 다시 노트북을 켰다.

잠깐 회사일을 해주고 (착한 샐러리맨이 되는 것이란) 영화나 봐야겠다.
예전에 빨빨거리면서 비행기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던 때에는 대충 영화를 비행기에서 다 봤었다.
이런 이유로 작은 화면의 OTT 영화에 적응이 쉬웠다고나 할까.
간만에 시끄러운 비행기 소리를 들으면서 작은 화면에서 보는 영화는 어떨지....

이륙을 하자마자 비행기가 흔들린다. 으음... 재미있는 비행이 되겠는 걸.
승무원이 나눠준 샴페인을 홀짝거리면서 기내식은 뭘 주려나 궁금해하고 있다. 
왠지 기내식은 늦게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를 풍기면서 사떼 (아마도 말레이시아식 꼬치구이)를 먼저 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녀석은 보기와 달리 너무 달다. 같이 준 양파와 오이와 함께 먹으니 나름 괜찮은듯.
사떼를 먹으면서도 미팅자료를 보는 샐러리맨. 흑흑- 

오늘은 터뷸런스가 나름 있는 날이다.
결국 점심도 늦게 나오게 되었고, 중간중간 심심하지 말라고 이리저리 흔들어준 덕에 술이 다 깨었다.
하는 수 없이 와인을 몇 잔 더 마셨고. 음흠흠.

 

16:34 싱가폴 창이공항

 

뭐랄까 시차가 달랑 한 시간 나는 것은 나름 위험하다. 
아에 시차가 크면 비행기를 놓칠 일이 별로 없는데, 싱가폴과 우리나라 처럼 1시간 시차가 나면 도데체 지금 몇시인지 가물하다.
암튼, 간만에 기내식을 먹고 (면을 먹었다) 와인 몇 잔을 마시고 영화 2편을 보자 싱가폴에 도착을 했다. 

로로나 덕분인지 비행편이 줄어서 대기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덕분에 휘리릭 밀린 회사일들을 처리하면서 커피를 한 잔 하는데 아직도 도무지 외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간만에 먹은 제대로 된 커리가 약간은 외국이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는데... 

그 동안 한국에 너무 있었는 까닭인지 아직 시동이 안걸린 그런 느낌이다.

 

20:17 퍼스행 비행기안

 

싱가폴에서 마지막까지 회사일로 통화를 하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싱가폴 항공은 보딩 하나는 빨리해서 좋은듯.
그리고 인천-싱가폴 노선의 한국인 스튜어디스 보다 싱가폴-퍼스 구간의 아마도 중국계 싱가폴인 스튜어디스가 훨씬 친절하고 밝다. 
아까 한국 언니는 어딘지 피로에 젖은 그런 느낌의 응대였다면, 이 쪽 언니는 맑고 고음에 신이나는 듯한 응대다.
덕분에 또 가져다 주는 사떼를 또 먹고 있다. 왜 거절이 힘든 그런 타입이랄까.

저 멀리 번개가 번쩍거리고, 빗방울이 창을 때리는 날씨에 비행기가 택싱을 시작한다.
해가 뉘엇뉘엇 지는 열대의 모습이 이래저래 예전 생각을 나게한다. 

이륙한 비행기는 남쪽으로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내려간 가장 남쪽보다 먼 남쪽으로 향한다.
으음. 생각을 해보니 남반구엘 처음으로 가보는 거다.
그 동안 캥거루도 안보고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캥거루 고기는 먹어봤던 것 같은데 이걸로 대신할 수는 없고 말이다.
이런 생각 속에서 4시간 30분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밤 11:55분 랜딩해서 호텔로 이동하고 체크인하면 새벽이고 9시부터 일이 있다는 것은 뭐랄까 잊어버리고 영화나 봐야겠다.
과연 첫 호주 방문은 내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내 옆쪽에는 인도 할머니가 앉아 있는데, 역시나 사전에 채식메뉴를 주문하지 않고 스튜어디스를 못살게 굴고 있다. 
이 장면은 뭐랄까 인도 사람들과 비행기 여행을 하면 종종 보는 장면이다. 
결국 할머니는 화를 냈고, 스튜어디스는 사과를 했다. 진정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다.


 

5.24(화)

 

08:28 호텔방

 

어제 밤 늦게 퍼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택시를 타고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한 밤중에 보는 호주 퍼스의 느낌은.... 비가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왠지 런던 외곽같은 느낌이었다.

이 호텔은 공짜 생수도 안주는 관계로 물과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평소에 하지 않는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의외로 군인들이 잔뜩 식사를 하고 있다. 뭔가 군인들의 모임이라고 있는 건지.
음식은 평범에서 약간 낮은 수준. 평소 아침을 안먹은 나는 커피로 만족했다.

방에 돌아와서 메일을 정리하고, 돌아갈 비행기 사전 체크인을 하고, PCR 검사를 받으러 나갈 준비를 한다.
왠지 오자마자 돌아갈 준비를 한다. 


 

 

5.26(목)

 

07:03 싱가폴 창이공항

 

호주에 도착하고나서의 일들이란 새벽 체크인, PCR 검사, 현지 사무소 방문, 회의 1, 회의 2, 공식 저녁1, 회의 3, 회의 4, 회의 5,

공식저녁2, 체크아웃, 공항행 이었다. 
그러니까 퍼스 거리를 돌아다닌다든지 하는 일 따위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식사가 비지니스 스타일이었고 등등... 흑흑흑

어제 밤에 택시를 타고 얼마 전에 내렸던 퍼스 공항에 도착했다.
으음... 퍼스 공항은 베트남 소도시 공항같은 느낌이다.

체크인을 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싱가폴에 내렸더니 새벽6시.
서울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커피를 한 잔 하고 있다.
머리도 잘 돌지 않고, 컨디션도 그럭저럭이다. 빨리 비행기에 올라서 쿨쿨거리고 싶다.

 

 

08:35 인천행 비행기안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자 긴장이 풀린 것인지 피로감이 몰려온다.
택싱하는 동안 꾸벅거리고 있다가 아침 준다고 하기에 정신을 차린다. 기내식은 먹어야 하지 않겠어?
역시나 싱가폴-인천 노선 객실 승무원들의 친절도는 퍼스-싱기폴에 비해 떨어진다. 
친절하게 말을 하는데 왠지 피곤한 느낌이랄까.

김치볶음밥과 국수 중에서 국수를 선택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고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