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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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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역시 고기지 (그러니까 금요일에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 어제 새벽까지 그러니까 3일 연속으로 음주가 이어졌다. 나는 왜 이리 모든 것들이 몰려대는지. 흑흑흑. 아침에 출근을 했더니 몸이 뭐랄까 3일 연속으로 술을 마신 그런 상태였다. 으음. 어제의 용사들이 모여서 무용담을 나누면서 회의를 마치고 나오니 문득 오늘 점심약속이 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네네, 음주는 기억력을 나쁘게 하는군요. "막내야" "왜염?" "너 오늘 점심에 약속 있어?" "없습니다요" "글면 나랑 점심 먹으러 가자고" 이렇게 해서 막내를 데리고 떨어진 체력을 느끼면서 뭐랄까 비지니스 런치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 저희를 도와주셔서....." 라든가 "아이구 이쪽이 부탁드려야져....." 등등의 비지니스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가 이어졌다. 나름 ..
겨울의 시작 (첫눈 오던날 쓴 글입니다) 아침에 회사에 나오는데 눈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내려옵니다. 일기예보를 봤더니 아마도 올 해 첫 눈으로 추정이 되는군요. 회사에 도착했더니 사무실이 텅 비어있습니다. 아마도 추위와 눈과 등등을 고려해서 재택근무들을 많이 선택한 것 같습니다. 커피를 뽑아들고, 조끼를 입고 메일을 검사하니 정말 겨울의 사무실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사평가와 관련된 면담을 하고, 자리로 돌아왔더니 훗훗거리면서 한 녀석이 다가옵니다. “아아 팀장님. 겨울인 것 같아여” “정말 그렇네” “겨울에는 왠지 귤차의 향기를 맡아야 할 것 같다고요” “그런가? 왜 귤껍질이라도 까서 말려보게?” 결국 녀석은 나를 꼬셔서 점심으로 굴국밥을 얻어먹는 것이 목적이었고, 요사이 맛이 별로가 되어버린 구내식당을 생각한 ..
지난 번 사온 꽃들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 주에 신나게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것은 좋았는데 아침에 깨보니 발목이 아팠다. 한 번 든 술버릇은 안고쳐지는구나 -_-;;;;; 그렇다고 출근을 안할 수 없으니 출근을 했고, 일에 밀려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보니 발목이 부어있다. 그런데 통증은 오히려 줄어들어서 대충 파스를 붙이고 잠을 청했다 (네네 이런 식으로 병을 키우는 편이죠). 금요일은 면접이 있었다. 면접을 본게 아니라 면접관이 되어 신입사원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네네, 미숙한 인간에게 면접을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_-;;;; 굽신굽신 면접 결과를 님하에게 브리핑하고, 다른 님하가 급하게 물어본 알라스카와 백곰과의 관련성을 정리해서 보고한 다음 (실제로는 뭐랄까 과학적인 혹은 기술적인 내용이었죠) 한 주를 정리했다..
가을 여행과 고구마 사장님께서 말씀을 하셨죠. "올 해 너무 수고 많았어요. 이번에 창립기념일을 맞이해서 휴가를 쓰셔서 충전의 기회로 삼으세요" 말을 잘 듣는 김부장은 냉큼 휴가를 내고는 아랫 것들에게 "나 여행간다. 연락하지 마라" 라는 말을 남기고 (어쩐지 쿨한데?) 냉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가을이라는 시간을 만났고, 드디어 로모 한 롤을 다 찍었고, 역시 아무 계획 없이 떠나서 빈둥거리는 여행이 체질에 맞는다는 것을 알아냈고, 전라도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이 없이 인생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숨이 쉬어지네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교회로 차를 몰았습니다. 오늘은 울 교회 추수감사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집에 있는 노란 사과 중에 제일 좋은 것을 들고 갔..
착한 팀장의 일기 "막내야 이리 좀 와바바" "왜염?" "이거 봐봐. 니 휴가 사용률이 너무 낮다구" "그게... 뭐... 여친도 없고, 그냥 회사 나오는게 좋다구여" "시끄럿!!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문제가 된다구. 당장 휴가를 가란말야!!!" "휴가에 뭘 하구여" "-_-* 소개팅을 하던 술마시고 자던 암튼 회사엘 나오지 말라구" "넹" 막내를 내일부터 휴가 보내고 화상회의를 하나 끝내자 전화가 온다. "앗 교수님. 오래간만입니다" "어. 잘 지냈어?" "넹. 형님도 잘 지내시져?" "아 나야 뭐. 그나저나 아까 회의 시간에 니 얼굴이 보여서 전화를 했지" "넹" "그나저나 너네 요사이 신입사원 뽑지?" "엇 어떻게 아세여?" "울 아들이 지원했다가 떨어져서 알지" "아아 -_-;;;;" "너네 회사는 전공만 보면 ..
고구마 고구마 고구마 앞선 포스팅에서 주말에 소소하게 물건들을 샀다라고 했습니다. 그 중에는 고구마 한 상자도 있었지요. 그러니까 이 고구마는 이번 바자회를 위해서 울 교회 사람들이 고구마 밭에 나아가서 수확을 한 것입니다.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그러니까 고구마를 수확하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합니다" 하시고는 "하하 일당은 따로 없고, 고구마 한 상자를 드립니다" 하자,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서 고구마들을 캐냈다죠. 으음... 울 교회 -_-;;;; 이런 까닭에 예상을 웃도는 양의 고구마들이 생겼고, 결국 목사님은 "그러닊 왠만하시면 고구마는 필수로 구매를 해주세요" 하셨고, 나도 고구마 한 상자를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뭐 고구마 좋아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상자를 열어보자 다양한 크기의 고구마가 아주 빽빽하..
소소한 쇼핑들 간만에 동대문쪽에서 약속이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조금 걷고 예정했던 장소에서 약 1시간 정도 예정된 약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맑은 가을 날이었습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걸어다니다가 종로쪽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서 익숙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걷지 않았던 길들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종로5가 정도에 이르렀을 때 한쪽 골목으로 시선이 갔습니다. 그 곳에는 약 10개 정도의 노점에서 꽃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례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흥정을 하면서 꽃들을 사가고 있었습니다. 나도 자연스럽게 쭈그리고 앉아서 꽃들을 구경했고, 아저씨의 추천으로 3종류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옆집 정도에서 팔고 있는 화분도 3개를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태리에서 만들었네요. 그렇게 버스를 타고..
호주산 MZ 토끼는 다르다 간만에 재택근무라서 시간 감각이 없어진 관계로 너무 일찍 일을 시작해버렸다죠. 덕분에 이제야 커피를 뽑는 시간이 되었고, 얼추 한 차례 일들을 마쳐버렸습니다. (아아- 더 잘걸) 메일을 체크하는데 어제 왔어야 하는 일일 보고서가 오늘 것과 같이 2개가 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혀있네요. "아아 한 밤중에 보내서 미안해요. 오늘 홀라당 까먹었다구요. 웁스. 제스는 늘 이런다죠. 즐건 저녁되세여" 아마도 어제 보고서를 까먹고 밤 12시가 되기 직전에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자 보고서에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일찍 보내져. 딜버트와 함께 즐건하루를" 라고 하면서 하루가 즐거우라고 아마도 신문에서 오려온듯한 아래 만화를 보냅니다. 그러니까 현장 일일 보고란.... 나때는 말이야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
육아 휴직의 중요성 그러니까 그게 저번 달이었다. "뭐라고? 언제부터 회사엘 안나온다고?" "지난 번에 말씀드렸자나여. 10월초까지만 나온다고" "아아- 보통 10월초라고 하면 10월1일까지만 나오다는 뜻은 아니지 않아?" "흥- 10월1일도 엄연히 10월초랍니다. 훗훗- 글고 업무 인수인계도 다 했다져" "야 막내 얼굴을 봐봐. 저게 업무를 다 전달받은 표정이야?" 그러니까 장장 예정일을 한 달도 넘게 남겨두고 하나밖에 없는 시니어 기술자 녀석이 육아휴직을 떠난다는 선언이었다. 일주일만 더 있어달라고 애원을 하고 싶었지만 (흑흑흑-) 쿠울한척 하면서 "알았어. 그러니까 내일 모레까지 나오는 건가?" "그렇져" "응응. 이 회사 망하면 다 니 책임인줄 아시고, 저번에 찾아놓으라고 한 애기 선물은 알아봤어?" "이걸 사주시져..
몸과 마음의 와인 이야기 와인장을 들여다 봤더니 얼마 전에 충분히 사다두었다고 생각했던 와인들이 거의 비어있습니다. 요사이 부쩍 저녁에 와인을 홀짝이면서 음악을 듣는 시간을 즐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와인 요정이 훔쳐가지 않고서야 이런식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믿기지 않겠지만 이 세상에는 와인을 훔쳐가는 요정따윈 없는 것을 알기에 그저 자신에게서 이유를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이 한 권 있어서 주문을 하고, 거실 테이블을 봤습니다. 거기에는 뭐랄까 신난다고 구입하였지만 아직도 읽지 않은 책들이 나름 높이를 유지하면서 존재하고 있더군요. 네, 아직 며칠 전에 도착한 '믿는 인간에 대하여'도 읽지 못했는데 오늘 또 '조선의 은밀한 취향'을 주문한 것입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
추운 주말의 게요리 어제부터 일기예보대로 추워졌다. 추운데 주말이겠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게으른 나로서는 충분히 예상되는 계획을 세우고는 실천에 들어갔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을 정리하고, 잉글리쉬 머핀을 구워서 아점을 먹었다. 창문 밖에는 윙윙 온 세상이 냉각되는 소리가 들렸고, 책을 조금 보다가 동영상도 조금 보다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 짧은 약속이 생겨버렸고, 결국 집을 나섰다.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려서 뭔가 따뜻한 국물 같은 재료를 찾고 있는데 게를 상자에 담아 세일을 한다. 조금 많은 듯 하지만 사들고 집으로 왔다. 의외로 녀석들은 살아 있었고, 낑낑거리면서 약간의 상처와 함께 소분되었다. 그리고 왠지 따뜻한 싱가폴을 그리면서 페퍼크랩을 해서 와인과 함께 먹었다. ..
참치는 무리를 짓는다 이상하리만큼 약속이 많았던 한 주 였다. "아아 요사이 분위기가 그러니 점심을 하지" "그래도 간단하게 저녁을 먹을까나" "그래요 점심 한 번 어렌지 해봐요" "제가 꼭 한 번 저녁을 산다니까여" 등등의 대화 결과로 일주일 내내 식사 약속들이 잡혔다. 특히나 저녁은 내가 먹을 것들의 종류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었는데.... 문제는.... 서로 다른 3그룹의 인간들이 모두 '참차'를 고른 것이었다. 2번은 얻어먹고 1번을 냈으니 괜찮은 거래였다고 (응?) 할 수 있겠지만 3일 연속 참치는 뭐랄까 너무 과분했던 것 같다. 아니 보통은 삼겹살을 먹거나 그렇지 않아? 주방장이 직접 스페셜 부위를 주는 참치집부터, 무한리필 참치집까지 다양한 경험속에서 느낀 것은 나는 아무 참치나 다 잘 먹는다는 것이다.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