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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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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주말의 게요리 어제부터 일기예보대로 추워졌다. 추운데 주말이겠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게으른 나로서는 충분히 예상되는 계획을 세우고는 실천에 들어갔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을 정리하고, 잉글리쉬 머핀을 구워서 아점을 먹었다. 창문 밖에는 윙윙 온 세상이 냉각되는 소리가 들렸고, 책을 조금 보다가 동영상도 조금 보다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 짧은 약속이 생겨버렸고, 결국 집을 나섰다.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려서 뭔가 따뜻한 국물 같은 재료를 찾고 있는데 게를 상자에 담아 세일을 한다. 조금 많은 듯 하지만 사들고 집으로 왔다. 의외로 녀석들은 살아 있었고, 낑낑거리면서 약간의 상처와 함께 소분되었다. 그리고 왠지 따뜻한 싱가폴을 그리면서 페퍼크랩을 해서 와인과 함께 먹었다. ..
참치는 무리를 짓는다 이상하리만큼 약속이 많았던 한 주 였다. "아아 요사이 분위기가 그러니 점심을 하지" "그래도 간단하게 저녁을 먹을까나" "그래요 점심 한 번 어렌지 해봐요" "제가 꼭 한 번 저녁을 산다니까여" 등등의 대화 결과로 일주일 내내 식사 약속들이 잡혔다. 특히나 저녁은 내가 먹을 것들의 종류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었는데.... 문제는.... 서로 다른 3그룹의 인간들이 모두 '참차'를 고른 것이었다. 2번은 얻어먹고 1번을 냈으니 괜찮은 거래였다고 (응?) 할 수 있겠지만 3일 연속 참치는 뭐랄까 너무 과분했던 것 같다. 아니 보통은 삼겹살을 먹거나 그렇지 않아? 주방장이 직접 스페셜 부위를 주는 참치집부터, 무한리필 참치집까지 다양한 경험속에서 느낀 것은 나는 아무 참치나 다 잘 먹는다는 것이다. 결국..
노는 월요일은 즐거워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네, 월요일인데 휴일이군요. 직장인들이라면 노는 월요일이 주는 기쁨을 잘 알 것 같습니다. 커피를 내려서 정신을 차리고 공휴일 아침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문득 명동에 나갈 계획을 세우고는 밖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명동교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역시나 국물이 실망시키질 않는군요. 가격만 빼면 좋은 집이죠. 그리고는 프리스비 명동점에서 아이패드를 구경했습니다. 지난 번 지름신이 강림한 다음 (포스팅) 미친듯이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검색을 하던 도중에 결국 아이패드 에어4와 가격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오늘 실물들을 보면서 비교를 해보려고 간 것 입니다. 일단 아이패드 미니 6는 10월말이나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니 5세대와 비교를 해봤습니다. 으음.....
노란 사과를 먹다 교회에서 돌아와서 볶음 국수로 점심을 먹고, 카다몬을 넣은 커피를 내리고, 어제 택배로 온 사과를 꺼냈습니다. 정말로 간만에 보는 노란 사과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과는... "아, 형님?" "엇 왠일이야?" "이번에 아버님이 기르신 사과가 출하를 앞두고 있는데 관심 있으신가요?" 지난 번에 같은 아버님이 기르신 옥수수가 맛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고, 같은 아버님이라면 신뢰도가 올랐기에 "아 그럼 하나 살께" "알았습니다" "얼만데?" "일단 받으시고 연락주세염" 해서 사과를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노란 사과였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그 동안 노란 사과를 상당 기간 동안 먹은 적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 노란 사과들이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후배 아버님이 기르고 계셨네요. 맛은.... 단단한 느낌이고,..
공간에 익숙해진다는 것에 대해 가을이 다가오는 것은 날씨이기에 창문을 열어놓고 재택근무 중입니다. 문득 창밖을 보니.... 윗집 아줌마가 이불을 툴툴 털고 계십니다. 생각을 해보면 원래 이 공간은 베란다였을 것이니까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득 집 그러니까 너무나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아파트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예전 호치민시에 있던 아파트도 떠올렸죠. 공간의 효율성, 인테리어, 시설물, 편의성 모두 완벽한 지금 아파트의 승리입니다. 오래되고, 소음에, 불안불안한 시설물이 가득했던 호치민시의 아파트는 무엇보다도 쓸데없는 혹은 처음부터 이걸 왜 만들었는지 모르는 공간들이 가득했습니다. 현관은 쓸데 없이 크고, 부엌 뒤에는 어떤 용도에도 사용하기 어려운 공간이 있고, 베란다는 넓었으며, 세탁실은 광활 했습니다. 그 ..
삶은 배움의 연속인 건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추석 아침이군요.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리고 커피를 내리고 머엉하고 앉아있다가 사발면을 끓여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네, 추석엔 사발면이죠. 다시 머엉하고 있다가 왠지 추석인데 의관정제(응?)를 해야할 것 같아서 우선 샤워를 하기로 했습니다. 샴푸를 하고, 얼마 전에 주변 인간들의 강력한 권유를 받아서 구입한 트리트먼트를 (예전엔 린스라고 하지 않았던가?) 바르고 다시 씻어냈습니다. 그 동안 출근이고 뭐고 해서 후다닥 하는 마음이었지만 오늘은 뭐 할 일도 없어서 (있다가 만두만 하면 된다) 여유롭게 씻어내고 있었습니다. '엇?' 뭐랄까, 예전에 처음 이 트리트먼트를 사용하면서의 느낌은 그러니까 샴푸로 손상을 받은 머릿결을 유분이 채워주면서 매끈거리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오늘 시간..
맑고 하늘이 멋진 날 어제 오후에 중국, 그리고 중국과 미국 뭐 이런 내용의 화상회의를 마치고, 메일을 한 편 쓰면서 오늘까지 주기로 한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화가 옵니다. "아아아- 부장님 흑흑흑- 제가 오늘 밤을 새서라도 오늘 중에는 만들어보렵니다" "결국 아직 안된건가?" "아아 흑흑흑" "뭐 어짜피 추석 연휴니까 그냥 끝나고 보고드리자구. 어짜피 오늘 보고하기에 늦었으니. 연휴 잘 보내" 이렇게 따뜻한 통화를 마치자 (마음 착한 부장이져) 추석 연휴 전야가 시작되었습니다. 추석 연휴 전날이니만큼 보쌈을 시켜서 소주와 함께 즐겨주고,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하늘이 맑습니다. 뭐를 할까 생각을 하는데 며칠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예약했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맑은 날 박물..
이 세상에 전문가들이 많다는 이야기 요사이 분위기상 그리고 회사에서 밀려서 CCU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냥 하는 것은 아니고 평생 해왔던 일들을 조금 다른 마음으로 먹으면 되는 그렇게 관련된 전공이라서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쫓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뭐 회사에서 원하면 직원은 하는 것이져 -_-;;;; 그런데 요사이 이 분야가 사회적으로 인기가 많은가 봅니다. 어제 누군가가 "아아 유튜브에서 봤는데 그렇다면서요?" "그럴리가요 (웃음) 만일 그렇다면 큰일 납니다" 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넘기려고 했는데, "아니라구. 그 사람 이 분야 전부가라니까" 라고 하면서 유튜브 링크 하나를 내밉니다. 그리고 궁금하기에 그 비디오를 보는데, 울컥하고 화가 치밀러 오릅니다. 으음. 이건 얇팍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모르거나 알아보..
필름 카메라의 시간 필름 카메라를 몇 개 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녀석들은 보관장에서 쿨쿨거리고 있고, 실제로 사용하는 필름 카메라는 로모 4호기 정도이다. 주말에 갑자기 로모를 만지작 거리다가 문득 필름을 끼운지 꽤 지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 피사체에 대고 마치 열심히 남은 필름을 소진시킨다는 순수한 목적이 있는 것 마냥 로모그래피를 찍었다. 그리고 새로운 필름을 로모에 집어 넣고, 나름 연식이 있는 로모그래퍼 마냥 최대한 앞쪽에 필름부터 그러니까 반 정도만 나올 수 있는 바로 그 부분부터 첫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아무리 노력을 해봐야 36장인 필름 한 롤에서 37-38장 정도 건지는 것이다. 요사이 디지털 카메라의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되게 적은 숫자인 것이다. 그러니까 한 번 놀러가..
간만에 만난 친구와 낙타 생각 비록 방역 4단계이기는 했으나 친구를 한 명 만났습니다. 그러니까 회사에 같이 입사했던 친구인데, 녀석도 나와 같이 현장을 뛰는 기술자여서 얼마 전에 영국에서 귀국해서 바로 부산 임시 사무소에 근무하다가 2주 전에 울산으로 다시 발령받았고, 이제 겨우 서울에 올 시간이 나서 얼굴을 한 번 본 것이죠. 예전 베트남에서 새벽까지 술 마시고 난리를 치던 두 인간이 조용히 갈비살을 구워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차로는 놀랍게도 스타벅스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셨죠. 물론 코로나 상황도 있었지만 정말 예전의 우리들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만나서 맘편히 이야기를 하니 좋은 시간이었죠.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오기 위해서 전철을 탔습니다. 시간을 보내느라고 휴대폰을 보는데 이런 ..
개인적인 폭탄테러 경험담 굳이 일생을 통해서 경험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라는 것이 있다. 아마도 폭탄테러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 이 녀석은 솔직히 TV로 보는 것도 굳이 인생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그런 것이고,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눈다는 것도 그리 지양할 만한 그런 것은 아니다. 카불에서 폭탄 테러가 얼마 전에 일어났고 (그런데 많은 폭탄테러들은 뉴스거리가 잘 안된다) 인터넷에 테러 영상이라고 가짜 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자 그리고 나름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나서야 그제서야 사람들이 거의 찾지는 않는 블로그 한쪽 구석에 개인적인 경험을 적고픈 마음이 일어났다. 이라크 쿠르드였고, 막 점심식사를 마친 시간이었다. 아껴두었던 믹스커피를 탄 머그컵을 들고 여느 때처럼 창가쪽으로 가서 창밖으로 울..
출장을 간다아 어제 마신 와인 때문인지 속이 약간 별로입니다. 네네, 이런 상황이야말로 출장을 다녀오기 최고의 조건이죠. 급하게 회의를 잡고, 게다가 시간도 오전에서 오후로 옮기는 상황을 맞이하면 쿠울하게 "다음에 하지?" 뭐 이런 멘트 정도 날려야 할 것 같지만 네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닌 것이죠. 그리고 인생 특성상, 출장을 간다고 하니 갑자기 없었던 상황이 2개나 터지고 말이죠. 네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고로 이런 날이 출장을 떠나는 그런 날인 것이죠. 평소에 출근할 때 타지 않는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 왔더니 으음... 너무 빨리 왔습니다. 그렇군요.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 것이네요. 코로나 상황이라서 뭘 먹거나 마시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기차를 기다려 올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