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던날 쓴 글입니다)
아침에 회사에 나오는데 눈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내려옵니다.
일기예보를 봤더니 아마도 올 해 첫 눈으로 추정이 되는군요.
회사에 도착했더니 사무실이 텅 비어있습니다. 아마도 추위와 눈과 등등을 고려해서 재택근무들을 많이 선택한 것 같습니다.
커피를 뽑아들고, 조끼를 입고 메일을 검사하니 정말 겨울의 사무실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사평가와 관련된 면담을 하고, 자리로 돌아왔더니 훗훗거리면서 한 녀석이 다가옵니다.
“아아 팀장님. 겨울인 것 같아여”
“정말 그렇네”
“겨울에는 왠지 귤차의 향기를 맡아야 할 것 같다고요”
“그런가? 왜 귤껍질이라도 까서 말려보게?”
결국 녀석은 나를 꼬셔서 점심으로 굴국밥을 얻어먹는 것이 목적이었고, 요사이 맛이 별로가 되어버린 구내식당을 생각한 나는 녀석의 꼬임에 빠진 척 하면서 굴국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맛이 어떠세염?”
“맛있는데”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귤차를 생각해봤는데여 저어기에 (비록 가격이 쌔기는 하지만) 괜찮은 영귤차를 파는 곳을 제가 안답니다”
그렇게 녀석의 두번째 꼬임에 그러니까 내가 귤차를 마시고 시청한다는 핑계에 빠져서는 추운 날 허위허위 영귤차를 파는 곳에서 올 겨울 첫 귤차를 마셨다.
그러니까 굴국밥과 귤차를 점심에 먹고 자리에 돌아오니 왠지 어제까지의 가을 날이 다 떠나가 버리고,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 겨울에 대한 준비가 하나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나저나 겨울 준비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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