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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육아 휴직의 중요성

 

 

그러니까 그게 저번 달이었다.

 

"뭐라고? 언제부터 회사엘 안나온다고?"

"지난 번에 말씀드렸자나여. 10월초까지만 나온다고"

"아아- 보통 10월초라고 하면 10월1일까지만 나오다는 뜻은 아니지 않아?"

"흥- 10월1일도 엄연히 10월초랍니다. 훗훗- 글고 업무 인수인계도 다 했다져"

"야 막내 얼굴을 봐봐. 저게 업무를 다 전달받은 표정이야?"

 

그러니까 장장 예정일을 한 달도 넘게 남겨두고 하나밖에 없는 시니어 기술자 녀석이 육아휴직을 떠난다는 선언이었다.

일주일만 더 있어달라고 애원을 하고 싶었지만 (흑흑흑-) 쿠울한척 하면서 

 

"알았어. 그러니까 내일 모레까지 나오는 건가?"

"그렇져"

"응응. 이 회사 망하면 다 니 책임인줄 아시고, 저번에 찾아놓으라고 한 애기 선물은 알아봤어?"

"이걸 사주시져"

 

뭐 이렇게 직원 하나를 출산휴가를 떠나보냈다.

녀석 완전 들떠서 예상보다 빨리 떠나갔지만, 나는 막내 녀석을 다독이면서 어찌어찌 팀을 꾸려가고 있다.

물론 막내는 요사이 이상하게 살이 오르면서 퀭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늘 퇴근을 하는데 카톡이 온다

 

'이거보세요. 공주님을 낳았답니다. 후훗'

'아니? 벌써? 수고 많았어!~!!"

'어찌어찌 빨랑 낳았져. 훗- 저는 뒤쳐지는 것이 딱 싫다니까요'

 

이윽고 수 많은 축하 메시지들과 아이콘들이 단톡방을 메웠다.

 

으음....

공연히 일주일 더 일을 시켰으면 장난 아닐뻔 했다는 느낌이 온다. 역시나 난 운이 좋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앞으로 육아휴직한다고 하면 일찌감치 보내야 하겠다는 반성도 했다.

역시나

사람이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은 신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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