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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막 시작된 3월의 일상

by mmgoon 2015. 3. 5.






"자자, 전체회의를 한 번 하자고"


하면서 팀원들을 불러모았다.


"그러니까 새로 워크스테이션 사줬으니 열라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고. 알간?"

"요사이 상황이 별로여서 이번 여성의 날 여자들에게만 지급되는 상품권을 확 줄어서 지급될 예정이야"

"올 해 교육은.... 없는 줄 알고 있어"

"하늘이 두 쪽 나도 이 일은 3월 말에 끝이 나야해"

"글고 아직까지도 해양비상탈출훈련 안한 인간들은.... 알아서 해라 -_-*"

"암튼 공용 컴퓨터에 개인 프로그램 까는 인간들 잡히면.... 죽는다..."


등등의 이야기를 했더니 당연한듯이 분위기가 푹- 하고 가라앉는다.

뭔가 분위기를 올려주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자자, 힘들 내고. 그나저나 지난번에 깔끔하게 취소되었던 팀빌딩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단다"

"와아-"

"물론. 예산은 1/2이 되었단다"


울 회사에는 1년에 한 번 달랑 일종의 체육대회+단합대회+그 나머지 정도의 의미로 각 팀별로 예산이 편성되어 팀빌딩을 가는 제도가 있다. (지난번 포스팅)

생각해보면 작년에도 비용이 모잘라서 개인돈을 내가 무슨 죄라고 꼴아박은 기억이 나는데, 올 해는 그나마도 예산이 1/2이 되었으니.... 당분간 술을 끊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든다.


암튼,

즐거운 소식이 회의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전해지자 울 팀 녀석들이 흥분하며 토론을 시작한다.


"아아, 이 돈으로 비행기는 불가야"

"제길 미스터 킴한테 엄청난 찬조를 받아야 할 것 같아"

"신난다. 신난다"


등등의 대화가 이어지다가 대충 비용을 고려해서 버스를 타고 남부 베트남 어디메를 골라서 다녀오기로 했다.

장소와 자세한 계획은 언뉘들이 다 알아서 하기로했다. (역시나 베트남은 모계사회)


흥분한 무리들을 돌려보내고, 영사관엘 갔다.


"네네 어떻게 오셨는지요?"

"네, 이번에 여권이 거의 만료되서 새로 만들려고염"

"아 그렇군염. 서류 주세여"

"여기"


담당하시는 언뉘가 슥슥 내 서류를 보더니....


"저기여, 여기 요청공문에 날짜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이러면 여권발급이 거부되기도 하거든여"


해서 자세히 보니, 명백한 오타가 있다 -_-;;;;;

아아- 본사 담당자 이 인간을....


하는 수 없이 역시나 관공서에 약하다는 마음을 굳히면서 터덜거리면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멍-하고 있다가 3월 일정을 다시 정리했다.

진정 바쁘게 지나갈 한 달이 눈앞에 펼쳐진다.

으음..

이 번 달은 무슨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보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