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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팀 빌딩 진행상황

by mmgoon 2015. 3. 11.






얼마전 포스팅에서 우리팀 애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고자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무리해서라도 팀빌딩(team building)을 가기로 했다고 올렸었죠.


일단, 장소는… 베트남 남부 도시인 판티엣(Phan Thiet)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판티엣 출신인 봄양이


"흑흑- 왜 우리집으로 놀러가야해염"


이라고 했지만, 

일단, 이 예산으로 갈만한 곳이 베트남에는 거의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을 했기 때문에


"아아, 너네 집으로 가는 것도 아닌데 걍 판티엣으로 가자고"


라는 의견이 분분해서 막내인 봄양은 결국 포기를 했습니다. 

뭐랄까 막내의 설움이라고 할까요. -_-;;;


일단 장소가 정해졌으니, 한 아줌마와 봄양은 인터넷을 뒤지고 전화를 해대면서 이런저런 계획을 작성했답니다. 

늘 얘기하지만 베트남은 모계사회라서 언뉘들이 결정하면 남자녀석들은 따라가는 것이죠.



그리고 오늘, 

점심을 먹고와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한 아줌마가 방으로 휙- 하고 들어오더군요. 

(아아- 노크를 하라고. 부장으로서의 체통이 -_-)a


"자자, 일단 이렇게 계획을 잡아봤어요"

"아아 그래요. 어디 봅시다"


꼼곰한 한 아줌마는 거의 시간 단위로 자세한 계획을 만들어 놨네요.


"그러니까 차를 한 대 빌려서 가는거지요"

"오오"

"판티엣으로 가는 길에 봄이네 집에 들려서 점심을 먹죠"

"뭐? 괜찮을까? 부담스러워 하시지 않을까?"

"봄이가 나서서 초대하던데요"


아아, 뭐랄까 선물이라도 사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뭘 사간다나...


"암튼 그리고 나서 숙소로 가는 것이죠"

"숙소가 여기야?"

"그렇죠 새로 생긴 곳이라네요."

"아아, 그 다음 날은…"


뭐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뭐랄까 아줌마는 인터넷과 주변을 수소문해서 본인이 한 번 가보고 싶은 곳들을 리스트에 좌아악- 넣었고, 

이 결과


- 와이너리에가서 와인 맛 보기

- 진흙 목욕과 스파

- 고즈넉한 등대 방문

- 사막 투어

- 해안가 식당에서 저녁


등등이 계획되었답니다. 뭐랄까 여성스러운 계획이라고나 할까 사심이 가득한 계획이라고나 할까. 암튼



이렇게 말하고 나면 나름 완벽한데, 하나하나 바라보면 뭐랄까 약간식 빠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그러니까 샴페인 성에 가서 와인을 먹는데, 명색이 와이너리라는데 왜 나파 밸리산 와인을 즐겨야 하는 것인지.

저녁을 '사이공 푸 꿕' 식당에서 먹기로 했지만 이 곳은 사이공도 아니고 푸꿕섬도 아니고,

등대 하나 그러니까 외로운 등대 하나 보겠다고 그 먼 길을 빙빙 돌아서 간다든지.


뭐 일단은 분위기상 계획에 서명을 해주기는 했으나…


그나저나 명색이 팀빌딩인데 가서 뭔가 팀웍을 위한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프로그램을 준비할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뭐 3월말에 놀러갈 일이 생겨서 좋다는 얘기가 이 글에 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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