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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들/호흡짧은글7

This side toward enemy "이게 그러니까 일할때 얼굴인 셈이지""으음. 내가 보기에는 별로 차이가 없는데""있다구""이런 얼굴을 하고 있으면 뭔가 성취도 같은게 다른거야?""당연하지. 이렇게 하고 뭔가를 말하면 상대방이 그동안 몰랐던 취약점을 발견해내고 또 그걸 위해 반드시 컨설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구""호오" 늦은 오후에 문득 지나가다가 전화를 했다는 k 를 만나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당연히 k가 전화를 할거라는 것을 모른 나는 이미 점심을 마친 이후였지만 k 녀석이 이런식으로 정확하게 '점심을 먹고프니 만나자' 라는 식으로 전화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간단한 두 번째 점심을 먹어야 했다. 지금은 모모 잘나가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k를 처음 만난 것은 우리 동네 한 모퉁이에서 열린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인 야생.. 2005. 12. 22.
그런 일은 없었다 손이 아직까지 땀에 젖어 있다.아무리 술이 취했었다고 하지만 이건 말도 안돼는 치명적인 실수다.아니 뭐랄까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돼는 내 안에 치명적이고 슬픈 상처가 만천하에 공개된 그런 느낌이다.도데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어제의 음주는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고, 스트레스가 평소보다 많이 쌓인 것도 아니었고, 평소보다 아주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 마치 그동안 끝까지 쌓였던 돌무더기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얹어 놓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는 그런 상황처럼 미친듯이 전화를 눌러댄 것이다.떠나간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완전히 뒤집어 버렸고,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말해서는 안돼는 비밀들을 다 까밝려서 연결되었던 아주 작은 끈마져 끊어버렸고,싸구려 술집여자애에게 전화를 걸어서.. 2005. 11. 4.
술집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한다.실수의 문제는 그걸 범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범했다는 사실을 오랜기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나서 생각을 하는 것은 나는 참 영향을 받기 쉬운 그런 인간이라는 것이다.얼마전에 sex and the city 디비디 전집을 구입하고 그걸 심심하지 않게 보고 있노라니 뭔가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타타탁 하면서 맥 노트에서 위와 같은 식으로 글을 써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암튼 지금 나는 조용한 호텔방에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이제 약 한시간 반 이후가 되면 이번 47차 모모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들이닥칠 예정이다.어떤사람은 트윈을 쉐어할 것이고, 님들은 알아서 free upgrade를 해드려야하고, 어떤 사람들은 음식.. 2005. 9. 26.
어느 비슷한 오후 중 하나에 일어난 일 그것은 어느 비슷비슷한 오후중 하나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바쁜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후 2시나 3시쯤 되면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을 만큼 바쁘게 된다.뭐 성격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듯이 도무지 다른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날도 그런 상황이었는데 적어 논 글이 맘에 들지 않아서 화면을 한참동안이나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 손 위에 앉아있는 나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 뭐 나비 그 자체야 보통크기의 평범한 나비였지만 그게 꼼짝도 하지 않고 콘크리트로 사방이 막혀있는 내게 다가와서 손위에 덩그마니 앉은 모습에 마음이 쿵쿵거릴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녀석은 내 놀람을 눈치 챘는지 내손에서 떠올라 슬슬 날개를 퍼덕이면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반사적으로 나는 머리를.. 2005. 6. 9.
토끼를 만나다 어느날 자고 있는데 토끼가 한 마리 내게 다가왔다. "이거봐 일어날 시간이라구" 전날 마신 기네스덕분에 전혀 일어날 기분은 아니었지만 토끼도 토끼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녀석이 이런 아침에 이곳에까지 온 것은 정성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눈을 떴다.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시계를 봤더니 5시30분. "이게 뭐야? 이런시간에?" 당연히 다섯시삼십분은 좋은 소리가 나오는 시간이 아니다 "아니? 화난거야?""아니 화가난 것은 아니지만... 아냐, 화가 났어. 도데체 지금이 몇시인지 알아?" 토끼에게 있어서 시간을 되묻는다는 것은 일종에 수치였다.그 왜 앨리스 얘기에서도 토끼는 시간에 목숨을 걸고 다니지 않는가.아무튼, 녀석은 예의 발끈했겠지만 내가 첫 손님이었고 (나중에 녀석에게 들었다) 일을 시작한지도 얼마되지 않았기.. 2005. 6. 1.
소주의 복수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지하실이었다.도무지 여기가 어디쯤인지는 알 수 없었고 게다가 나는 의자에 앉혀진채로 두손마져 뒤로 묶여있는 상태였다.게다가 머리는 깨어질듯이 아파왔다. "이런...제길....이게 뭐야" 말이 끊기면서 입밖으로 새나왔다. 주변은 어두웠고 어디선가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듯도 했지만 주변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했다.연신 고개를 흔들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묶인 팔은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발밑으로 작은 병 하나가 굴러왔다.주변에 아무 소리도 없었기 때문에 병이 구르는 소리는 마치 큰 바위가 구르는 것 마냥 크게 들려왔다.발끝에 병이 부딧히자 나는 아래를 내려다 봤다. Sminoff....보드카의 빈 병이었다. 상표는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지만 병 자체에 각인된 .. 2005. 6. 1.
휴대폰에 게임이 들어가게 된 이유 화장실에서 휴대폰으로 스네이크바이트를 하다가 생각이 난건데 휴대폰 그러니까 공업용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의 탄생 배경에는 무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제 산업용으로만 사용되던 휴태폰을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민간에게까지 확대를 하자"라고 사뭇 근엄한 회의실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80년대 어느 날 이야기이다. 일본에 굴지 휴대폰 메이커인 나카미치 전자 신제품 개발실에 다시는 우치다 타무라씨는 한마디로 게임광이다. 그는 물론 집에서야 패미컴과 MSX2를 가지고 충분한 오락을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딱딱한 일본회사에서 보내는 하루종일에 시간이 너무 지루했다. 목구멍에 풀칠을 위해 회사엘 다니지만 하루종일 그 전자오락의 세계와 떨어져 사는 .. 200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