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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선15

봄양의 첫 해상 나들이(?) (지난 주에 우리 회사 막내인 봄양이 난생 처음으로 해상근무를 마치고 왔습니다. 봄양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면서 써봤습니다.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안녕하세요. 현재 쥬니어 지올로지스트인 봄입니다.그러니까 그게 올 해 봄이져. 우리 팀장인 미스터 킴이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자자, 봄아 너도 해상 근무를 할 수 있으니 HUET (헬리콥터해저탈출훈련)이랑 BOSIET (해상기본안전훈련)을 받아야 한단다” 이 덕분에 붕타우 훈련소에서 3일 동안 방독면 쓰고, 불끄고, 물에 빠지고,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헬기 모형에서 탈출하고 등등 죽을 고생을 했답니다. 겨우겨우 자격증을 따서 돌아왔더니 정작 미스터킴은 암 얘기도 없이 일만 죽어라 시키더군요. 흑흑흑-다른 오빠들이 돌아가면서 (심지어 미스터.. 2015. 9. 26.
해가 떴네요 아침 먹으러 갑니다 시추선에서의 이틀째 날이 밝는군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제 자정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하다가 (흑흑 갑판에서 열라...) 해 뜨는 것 다 보고 겨우 이제 사무실 들어와서 이메일 체크하고 있는 겁니다. 물건 좀 들었더니 어이구 허리가... 흑흑흑- 이 글 쓰고 바로 아침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아침먹고 아침 회의 하고 꿈나라로 갈 생각인데 과연 뜻대로 될지는 흠흠.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 다행히 작업중에 비도 오지 않아서 깔끔하게 마무리기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울 회사 좋은 얘기고, 나는 놀러왔는데 딸꾹 밤새고 감시감독한답시고 내내서있다가 또 하는 수 없이 힘도 쓰고 했다는 겁니다. 이게 뭔지 -_-;;; 휴가 갔지 않는군요. 정작 내일부터는 진짜로 빈둥댈 수.. 2007. 6. 8.
시추선에 놀러왔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번에 작업하는 코어링을 감독하려 보냈겠지만 언제나 늘 항상 그렇듯이 '놀러' 바다에 나왔습니다. 솔직히 코어링 포인트는 어제 회사에 있으면서 정해줬고,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드릴플로어로 뛰어가서 공던지고 (공을 시추공 안에 던져넣으면 코어링이 시작됩니다. 믿거나 말거나)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해서 27미터의 코어를 채취하고 시추쟁이들한테 살살 빼라고 말한 다음에 점심을 먹고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중입니다. 아마도 오늘 밤새 코어 꺼내고 절단하고 등등의 작업을 하겠지요. 어제 저녁에 붕타우에 내려와서 늘 언제나 항상 그렇듯이 이 바와 저 바를 전전하고 아침에 헬기를 타고 내렸습니다. 의외로 날씨가 좋네요. 있다가 헬리덱에나 놀러나갈 예정입니다. 느릿한 인터넷과 조용한 사무실이 '아 시추선.. 2007. 6. 7.
잠깐 다녀온 시추선 지금까지 베트남와서 이런저런 시추공들을 뚫어댔고, 게다가 이번에는 생산정을 뚫는 관계로 방송국, 신문사에서 기자(놈)들이라든지, 장관(놈)들이라든지, 뭐랄까 공무원들쪽에 높은(놈)들이 바글거리고 몰려와서는 모두들 시추선에서 생산성 확인을 위해 불꽃을 내뿜은 그런 장면들을 헬기를 타고 올라가서 구경들을 해댔다. 그런데, 직업이 geologist이다 보니까 정작 나는 가스나 원유를 '찾아만' 놓고 막상 이런 flaring을 하는 경우에는 reservoir engineer에게 자리를 넘기고 육지로 내려온다. 결국 그 웅장하다는 장면을 티비나 동영상으로 밖에 못본 것이다. 흑흑- 그러다가 그저께 전화가 왔다. "흑흑- 장비가 안돼염- 알았다구여 (내 성격을 잘 안다) 걍 여기서 죽어버릴께여. 죄송해여" "아냐... 2007. 4. 6.
시추선에 또 놀러가다 - 첫째날 내일 시추선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오늘 붕타우엘 가서 대기를 해야한다.그런데 어제 저녁에 신나게 술을 마시는 바람에 (뭐 항상 그렇지 -_-) 짐도 하나 못싸고 회사엘 나왔다. “그니가여, 좀 일직 나가서 짐도 싸고 그러려구요”“어제 술마셨냐?”“아우- 부장님... 까칠하게 그런걸...” 그러고 있는데 비가 미친 듯이 내려붓는다. 이런 상황에서 배를타고 붕타우에를 가야 한단 말인가. 암튼 비를 뚫고 집에와서 개인보호장구 챙기고, 속옷챙기고, 잽싸게 한국식품점 뛰어가서 선물챙기고 바로 항구로 향했다. 다행히 비는 멈췄고 나름 편한 분위기에서 붕타우로 배를 타고 갈 수 있었다.물론 타고 가는 동안 몇 번인가 배가 점프를 했지만 뭐 이정도는 애교로 받아줄 수 있는 정도였다.붕타우 항구에 도착하자 붕타우 사무소 .. 2006. 10. 12.
바다 싸나이의 얘기.... 는 아니고 걍 시추선 얘기 -_-;; 저번에 교육을 하다가 보니까 신입사원들은 뭐랄까 시추선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았다.그러니까 건장한 인간들이 땀을 흘리면서 치열한 그런 작업을 하는 그런 그리고 현장의 긴장과 위험을 무릅쓰는 그런 뭐랄까 영화같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항상 현실을 다르다. 21세기 해상작업의 기본 원칙은 ‘안전-건강-환경’ 이다.덕분에 실제로는 대단히 안전한 환경에서 대부분의 작업이 이루어지며,그 팔뚝 굵고 문신하신 아저씨들은 이제 나이가 드셔서 다 매니져들이 되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이거봐 이거 뭐야?” 하고 물어보시고 (지금도 옆에 있다) 실제 현장에서 몸을 쓰는 일은 인건비가 싼 동남아 아저씨들이 한다. 물론 나보다 작고 문신도 없다.나만해도 에어컨 빵빵 나오는 사무실.. 2006. 10. 2.
시추선에 놀러가다 - 세째날 아침에 뭔가 삑삑 거리길래 일어났더니 알람이었다. 판다군이 알람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순간이었다. 대충 씻고, 사무실에 나가서 밤새 진행상황 보고, 아침을 먹었다.예전에 처음 입사해서는 막내라고 늘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생활을 했었는데 이제는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흠흠 입사 10년째인데 뭐 하는게 있는지 -_-;;; 7시 아침 회의. “자자, 새로운 geologist 입니다요” 하면서 시추감독 녀석이 우리 wellsite geologist를 소개했다. “그리고 여기도 geologist 이고요” 하면서 나를 소개한다. 솔직히 시추쟁이녀석들 우리 geologist를 싫어한다.녀석들은 우리가 지정해준 위치에서 우리가 지정해준 깊이만큼 파내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 2006. 9. 23.
시추선에 놀러가다 - 둘째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쓰러지기가 무섭게 모닝콜이 때리는 것이다. “뭔일인가요?”“저기 손님 모닝콜입니다”“그럴리가요. 저는 5시에 깨워 달라고...”“네. 지금 5시인데요” 아침도 못 먹고 후다닥 챙겨가지고 어제 충분한 잠을 자서 얼굴이 보오얀 ㅅ씨와 공항으로 왔다. 아아 속이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그/러/나/사감 선생님 분위기에 울 미스만이 떠억하니 차트를 들고 서 있다가 “자자 미스터김 장난치지 말고 빨랑 체크인해여” 하는 바람에 바로 체크인하고, 무게재고 (몸무게가 늘었다 흑흑), 비됴 보고, 구명조끼 입고 헬기에 올랐다. 로터가 돌기 시작하고 에어컨이 나오자마자 잠에 빠져버렸다 (당연하지 않은가. 체력이 바닥이다). 두 시간이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고 시추선에 도착을 해버렸다.. 2006. 9. 22.
시추선에 놀러가다 - 첫째날 2006년 9월 20일 오전 10시에 뭐 별거 아닌 여행이 시작되었다.보통 때라면 내가 시추선에 올라간다는 얘기는 뭐랄까 머리 아프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번에는 뭐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그러니까 ‘그리 중요한 일은 없지만 누군가는 가야한다’ 하는 식의 결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솔직히 마음은 일이라기보다는 여행이다 (부장님 용서하세요―). 붕타우에 온 김에 자재창고를 확인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을 했다.뭐 자재창고에 가면 도무지 일이 언제 끝이 날지 가늠하기가 힘들고, 무엇보다 요 며칠간 준비한 일에 이제는 지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절대로 능력없는 인간들하고 같이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암튼암튼아침에 호치민에서 배를 타고 붕타우에 도착을 했다.같이 온 ㅅ씨와 점심을 .. 2006.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