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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17

연말 우울이라는 주제에 대해 왜 매년 연말이 되면 우울해지는가? 오늘 문득 이러한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생각으로 해보면 지난 몇 년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연말이 되면 우울해졌다. 이게 무슨 어린 시절에 강아지들과 놀이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 마냥 전혀라고 좋을만큼 일년 내내 인식되지 않고 있다가 문득 이 시간 정도가 되면 (년도마저 차이가 있다) 우울함이 스르륵 밀고들어오는 것이다. 자, 생각을 해보면 나름 아주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실패는 아닌 그런 회사생활을 보냈고 (윗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지 -_-a) 나름 맛집들이 몇개 정도 찾았고, 건강검진 결과도 이미 알고 있는 지병 이외에 새로운 문제는 없고 (아아- 건강을 생각하는 나이) 50% 정도 타의이기는 하지만 연말 계획도 잡혀있고.. 2022. 12. 10.
마지막 날 아마도 이 집에서 마지막으로 커피를 내렸습니다. 원두와 카다몬을 넣고 분쇄를 하고 커피메이커를 켰습니다. 부글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포스팅을 합니다. 이사를 아주 귀찮아하면서도 나름 이리저리 이사를 많이 다니는 편입니다만, 이번 이사는 넘 귀찮군요. 매번 이러나요? -_-;;;; 주인 아줌마 미워~ 회사에는 오늘 하루 휴가를 냈고 (물론 이메일 답장이라든가 오후 2시 회의는 참석합니다만 T_T) 커피를 마시고, 중요한 짐들을 정리하고, 일부는 차에다 옮겨두고, 정수기 끊고, 새로운 아파트에 가서 청소를 하고, 그쪽에 등록을 하고, 은행일도 보고 뭐 이런 일들을 할 예정입니다. 수평거리로 보자면 큰 이동은 아닌데, 새로운 집과 새로운 동네와 새로운 구조와 등등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게다가 오늘 내일은 .. 2021. 12. 17.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데에는 역시 그러니까 뭐랄까 특별히 나쁜 일은 없다. 윗분들은 내가 하는 일을 모르시고, 일들은 적당한 수준에서 진행이 되고, 직원들은 존경도 안하지만 미워하지도 않는 것 같고 (그렇지 얘들아?), 주말이 오면 좋지만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은 없는... 뭐 그런 수준이다. 그러니까 중간 정도의 나이에 (중년이라니 -_-;;;;), 중간 정도의 생활수준으로, 무난한 삶의 방식으로 등등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의 영향인지 2년째 울 나라에만 박혀있었던 영향인지 마음이 우울했다. 오늘 세번째 회의를 마치고, 팀원과 수다를 떨고, 어두운 거리를 통해서 집으로 돌아와서, 스팸을 구워서 저녁을 먹고, 티비를 틀었음에도, 금요일의 저녁시간임에도 주말이 도무지 두근거리지 않았다. 책을 볼까 하다가 문.. 2021. 12. 10.
코로나 블루스 아침에 눈을 뜨니 피곤합니다 네 목요일이맘때 즈음이면 느껴지는 피로죠. 후다닥 준비를 하고 회사로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아파트를 나서니 달콤한 봄 내음이 납니다. 네 봄이군요. 뭐랄까 우디한 느낌의 겨울의 냄새와는 확연히 다른 내음입니다. 이렇게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느끼면서 탁탁탁 하면서 걸어갔죠. 응? 순간 코끝에 스치는 봄의 달콤한 향기를 차갑게 만드는 이성이 스칩니다. 그렇죠. 이런 식으로 봄내음을 맡는다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도 멍청하게 마스크 쓰는 것을 까먹고 집을 나선 것이었습니다. 바로 편의점에 달려가 마스크를 사서 끼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물론 봄의 내음 따윈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코로나가 주는 우울함은 언제나 끝이 날까요? 2021. 4. 1.
연말 근무 풍경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도 뜨지 않은 우중충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커피를 내리고 시스템에 접속해서 이메일들을 확인하고, 몇 개는 답장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 친구들은 이미 성탄절과 연말로 이어지는 휴가들을 떠났으니 별 내용은 없습니다. 뭔가 내년도 준비를 해볼까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는데 결재들이 올라옵니다. "아아 부장님 이 건 바로 처리 부탁합니다""아아 그래. (미리 올릴 생각은 없었던 것이냐 -_-*)""글구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염""네. 감사감사" 그리고 채팅들이 이어집니다. "아아 부장님 휴가 아니셨군여. 잘되었어여""왜?""그러니까 일종에 전기계정을 오늘까지만 하고 닫을까하는데요""(낼부터 휴가인가?) 그러시져""넹. 새해 복 많이여" 상황판을 봤더니 대충 다 휴가이고 오늘 근무인원은 .. 2020. 12. 29.
여행이 그리워진 흐린 하늘 교회에 갔더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만들어졌더군요.오늘은 흐리고 스산하고 길거리에 사람들도 없어서 차도 막히지 않는 그런 날이었습니다.집에 와서 근처 순대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낮잠을 잤습니다.오후에 일어났지만 몸만 더 안좋아진 그런 잠이었습니다. 그래서 불굴의 의지로 이사와서 던져두었던 성탄장식들을 모두 꺼내서 낑낑거리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비롯해서 장식을 했습니다. 불을 꺼놓고 성탄장식들을 바라보다가결국 계획했던 여행을 포기했습니다.방역 2단계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왠지 기대한 여행의 장면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전 사진들을 봤더니 의외로 여행을 많이 다녔던 그런 삶이었습니다. 올 해는 아주 오래간만에 비행기를 타지 않은 한 해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포기하자 마음속에 여.. 2020. 11. 22.
아 그러니까 오늘 같이 우울한 날은 앞쪽에다 '가을 채비를 했다' 뭐 이런 식으로 포스팅을 올렸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뭔가 구름이 낀 그런 날이었습니다.어찌어찌 오늘은 일찍 일어난 관계로 (어제 9시에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겠지 -_-;;;) 커피를 내리고 아침으로 카야 토스트를 먹었습니다.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들을 버리고 유튜브를 보다가 점심으로 사이공식 볶음국수를 해먹었습니다.하늘은 더욱 흐려지고 있었고 스믈스믈 추운 느낌이 올라옵니다.차라도 마실까 하다가 연휴라는 생각을 하고는 바로 침대로 가서 낮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일어났더니 주변이 컴컴합니다. '뭐야 도데체 낮잠을 얼마나 잔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의 후회도 했죠 -_-a) 시계를 봤더니 1시반입니다. 문득 이런 느낌을 주는 화면과 온도와 우울한 마음이 떠올랐습니다.네.. 2020. 10. 2.
우울한 동네 꽃집 이야기 얼마 전에 프리지아 한 다발과 천리향 한 다발을 사서 집에 꽂아 두었다.이렇게 쓰면 '아 길을 걷는데 근처 꽃집에서 프리지아 향기를 맡고....' 뭐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전혀 아니며, 실제로 꽃은 지하철 옆 노점에서 구입을 했다. 그럼 근처 꽃집에 문제가 있냐고?그렇다.뭐랄까 그 집은 문제가 있다. 내가 모르지만 그 집은 무슨무슨 장인의 집일 수 있고, 우리나라 화훼산업에 브레인 같은 곳일 수 있겠지만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 이 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그러니까 일단 어둡다.덕분에 아주 우울해 보인다.모름지기 꽃집이라고 하면 바깥에 이쁜 꽃들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꽃다발을 기다리는 꽃들과 그 향기가 있으며,약간 높은 톤의 주인장이 있기 마련인데이 집은 그저 .. 2020. 4. 8.
올 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예상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의 위상이 추락을 했습니다.베트남이라면 모든 핑계를 내세워서 하루 저녁 (으로부터 새벽) 정도의 시간은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이신 패트릭씨에게 헌납을 했었는데,울 나라 들어와서 살던 U Town은 이 중요한 성인의 날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분위기 였습니다.네네, 생각해보면 그 동네는 불교와 샤머니즘이 꽉 잡고 있는 곳이었죠. -_-;;; 그리고 이런저런 부푼 꿈 그러니까 'S Town은 큰 도시이니까 한 구석에서 이 성인을 기릴 수 있겠지' 와 같은 마음을 먹었었는데.... .... .... 전 국가적 아니 전 세계적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상황을 맞이하여 아무래도 올 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는 그리 전형적인 (밤새 술먹고 난리치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