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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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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다녀온 붕타우 정말로 간만에 붕타우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니까 네네 7년만이군요. 얼마전에 호치민에서 붕타우를 운행하는 고속선에 불이 나는 바람에 (게다가 베트남 친구들 아직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서) 차를 이용해서 붕타우로 내려갔습니다.덕분에 그 동안 별로 친해지지 못했던 기사 아저씨인 비엣 아저씨와 나름 오랜 시간동안 드라이브(?)를 했네요. (참고로 저는 걸어서 출퇴근을... ^^;;;) 호치민은 이런 저런 변화가 조금 있었는데, 새로 생긴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바리아(Ba Ria)를 지나 붕타우(Vung Tau)로 가는 길은 뭐랄까...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장장 2시간 30분을 달려 붕타우에 도착해 지금도 그대로인 그랜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울 회사 붕타우 보급기지로 향했습니다. 보급기지는 지난 ..
붕타우에 도착했습니다 짜잔, 드디어 붕타우에 도착을 해서 지금은 맥주 한 잔을 하는 중입니다. 혹시나 ‘뭐야 저거 겨우 2박3일 바다에 다녀온 것 아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뭐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흠흠- 어짜피 (비록 밤새고 일을 해댔지만) 이번 경우는 휴가였고 (사장님 용서해주세요) 게다가 바다에서 열라게 오래 일할 생각이었으면 걍 시니어 되지 않고 빈둥대면서 주니어로 살수도 있었습니다. 훗훗 다 열심히 공부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암튼 암튼 헬기를 탁 하고 내려서 일부는 여친에게 전화해서 만나기도 하고 회사로 들어가는 독한 넘들도 있지만 저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맥주’를 선택해서 아침부터 마셔대고 있습니다. 솔직히, 시추선의 음식..... 열라 잘 나옵니다. 맨날 스테이크에 새우에 등등 열라 잘먹고..
해가 떴네요 아침 먹으러 갑니다 시추선에서의 이틀째 날이 밝는군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제 자정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하다가 (흑흑 갑판에서 열라...) 해 뜨는 것 다 보고 겨우 이제 사무실 들어와서 이메일 체크하고 있는 겁니다. 물건 좀 들었더니 어이구 허리가... 흑흑흑- 이 글 쓰고 바로 아침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아침먹고 아침 회의 하고 꿈나라로 갈 생각인데 과연 뜻대로 될지는 흠흠.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 다행히 작업중에 비도 오지 않아서 깔끔하게 마무리기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울 회사 좋은 얘기고, 나는 놀러왔는데 딸꾹 밤새고 감시감독한답시고 내내서있다가 또 하는 수 없이 힘도 쓰고 했다는 겁니다. 이게 뭔지 -_-;;; 휴가 갔지 않는군요. 정작 내일부터는 진짜로 빈둥댈 수..
시추선에 놀러왔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번에 작업하는 코어링을 감독하려 보냈겠지만 언제나 늘 항상 그렇듯이 '놀러' 바다에 나왔습니다. 솔직히 코어링 포인트는 어제 회사에 있으면서 정해줬고,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드릴플로어로 뛰어가서 공던지고 (공을 시추공 안에 던져넣으면 코어링이 시작됩니다. 믿거나 말거나)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해서 27미터의 코어를 채취하고 시추쟁이들한테 살살 빼라고 말한 다음에 점심을 먹고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중입니다. 아마도 오늘 밤새 코어 꺼내고 절단하고 등등의 작업을 하겠지요. 어제 저녁에 붕타우에 내려와서 늘 언제나 항상 그렇듯이 이 바와 저 바를 전전하고 아침에 헬기를 타고 내렸습니다. 의외로 날씨가 좋네요. 있다가 헬리덱에나 놀러나갈 예정입니다. 느릿한 인터넷과 조용한 사무실이 '아 시추선..
하노이 여행기 2 아침에 일어났더니 역시나 정신이 없다.대충 커피만 마시고 회의장으로 갔다. 회의장에 들어서자....허억- 생판 처음보는 붉은 토끼들만 모여있는 것이다.한 눈에도 소위 극소수의 '머리쓰는 토끼들'은 보이지 않고, 뭐랄까 공산주의 국영회사의 전형적인 붉은 토끼들만이 앉아 있는 것이다. 결국 녀석들은 우리와 얘기하기를 싫어했다는 결론이다.이후로 2시간동안 내용을 발표했고, 녀석들의 질문에 모든 대답을 해댔지만 결국 녀석들은 미리 준비해논 칼로 배를 좌아악 째버렸다. 일단 점심시간이되서 회의가 쉬는 동안 오늘 참석하지 않은 '머리쓰는 붉은 토끼' 녀석에게 비밀 전화를 했다. "뭐야? 어쩌자는거야?""아아- 이거봐 내가 요사이 바빠서""너도 이런 식으로 가면 안됀다는거 알자나. 오늘 나온 토끼들은 뭐야?""야, ..
사파 여행기 - 마지막 이야기 하노이에 도착했지만 아직도 아침은 한 시간이 남았다. 길거리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고 내친김에 아침 운동 삼아서 항베거리까지 걸었다. 바케트와 계란 후라이로 아침을 하고, 홍차를 한 잔 마시고, 택시와 흥정을 해서 밧짱 마을에 갔다. 그렇지만 이제 밧짱은 너무 잘 살아서 아주 일부만 석탄을 개서 가마에 불을 넣고, 일부만이 아직도 작업장을 가지고 있다. 다음번에는 아마도 이런 모습 조차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당연히 짜까. 역시나 짜까는 하노이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코스를 밟아서 호치민으로 왔다.문득 긴팔옷에 후끈하게 감기는 31도의 온기. "welcome home" 혼자말로 중얼거리자 기사아저씨가 쳐다본다.또 하나의 여행..
사파 여행기 - 네번째 이야기 다음 날은 그리 급한게 없었다.느즈막히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역시나 별로-),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관광에 나섰다. 어제 그 가이드가 또 왔다. "아아 미스터김""잘 잤어?""오늘은 많이 걸어야 되는 날이에요. 게다가 날씨도 이래서 장화를 신고 가는 것이""아니. 그냥 이 신발로""왜요? 호텔에서 장화를 빌려준다구요. 우리가 가는 마을은 진흙이라서""아니. 난 그냥 갈거야" 녀석은 '아마 후회하게 될걸' 하는 얼굴로 나를 몽족이 사는 마을로 데리고 간다. 오늘 코스는 산 위에 차를 세우고 걸어 내려가면서 마을들을 둘러보는 것이란다. 정작 녀석의 말과는 달리 길의 상태는 최악이 아니었고, 오히려 장화를 신고 왔더라면 무거워서 고생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몽족은 자오족들보다 ..
사파 여행기 - 세번째 이야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솔직히 빅토리아 사파 아침은 뭐 보통수준) 오늘의 가이드를 따라서 박하시장으로 갔다. 박하도 사파에서 가까운 줄 알았더니 이건 완전히 다른 도시다. 다시 기차를 내렸던 라오까이까지 가서 다시 거기를 통과해 산으로 올라갔다.그러니까 산을 1000미터 내려와서 다시 그만큼 올라가는 그런 여행이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역시나 사파에는 구름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두터운 구름이 마치 안개처럼 떠돌았다.그래서 약간 걱정을 했지만 정작 박하는 약간 흐린 정도의 맑은 날씨여서 박하시장을 구경하기 그만이었다. 따라오겠다는 가이드를 물리치고 혼자서 시장을 구경했다.아직 정식 시장으로 등록도 안했다지만 화몽족 여인네들의 아름다운 옷도 보고, 말, 소, 강아지, 돼지로 비롯해, 작은..
사파 여행기 - 두번째 이야기 아침 5시30분에 눈이 떠졌고 세수를 하고 오는데 캐빈 매니져 녀석이 "아아, 한 시간 정도 연착될 것 같은데 커피라도 한 잔 하시죠?" 하길래, 식당칸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라오까이 역에는 결국 한 시간이 지체된 7시나 되서 도착을 했다. 라오까이 역에서 다시 밴에 올라타고 해발 600미터에서 1600미터에 있는 사파까지 장장 1000미터 상향이동을 했다.높고 가파른 석회암 산들이 간만에 마음을 탁 트여준다. 도착한 사파는 완전히 구름에 쌓여서 안개가 낀 것처럼 고즈넉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짐을 풀고 리셉션으로 내려가서 투어를 문의하기로 했다. "저기 투어를 좀 문의하려고요""아아 미스터김 걱정하지 마세요. 완벽하게 예약이 다 되어있습니다""넹?""그러니까 미스 헬렌양이 조금 전에도 확인하셨다시피..
사파 여행기 - 첫번째 이야기 대부분의 내 여행이 그렇지만 이번에도 즉흥적이면서 순전히 남에게 그러니까 옥이에게 의지한 여행이었다. 이런저런 일들로 지난 추석부터 지금까지 계속 밤을 새거나 투혼을 불사르거나 하는 일들이 이어졌고, 또 다시 내게 미안한 일을 하게된 윗분들이 '이대로 두었다가는 큰 일 나겠다' 하는 생각에서 갑자기 "야야 김과장에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당장 휴가를 다녀와" 하셨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훗- 물론 그 전에 옥이한테 가서 "자자, 난 머리 쓰기 싫고, 아주 멀리멀리 떠나고 싶어. 나 간데 다 알지? 한 번도 안간데 갈거야" 하자"알았어요. 그럼 사파를 가셔요" 해서 사파로 떠났다. -_-;; 옥이와 옥이친구 헬렌양(모모 리죠트 근무)의 도움으로 일사천리로 예약이 진행되었다. "알았..
시추선에 놀러가다 - 세째날 아침에 뭔가 삑삑 거리길래 일어났더니 알람이었다. 판다군이 알람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순간이었다. 대충 씻고, 사무실에 나가서 밤새 진행상황 보고, 아침을 먹었다.예전에 처음 입사해서는 막내라고 늘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생활을 했었는데 이제는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흠흠 입사 10년째인데 뭐 하는게 있는지 -_-;;; 7시 아침 회의. “자자, 새로운 geologist 입니다요” 하면서 시추감독 녀석이 우리 wellsite geologist를 소개했다. “그리고 여기도 geologist 이고요” 하면서 나를 소개한다. 솔직히 시추쟁이녀석들 우리 geologist를 싫어한다.녀석들은 우리가 지정해준 위치에서 우리가 지정해준 깊이만큼 파내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
시추선에 놀러가다 - 둘째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쓰러지기가 무섭게 모닝콜이 때리는 것이다. “뭔일인가요?”“저기 손님 모닝콜입니다”“그럴리가요. 저는 5시에 깨워 달라고...”“네. 지금 5시인데요” 아침도 못 먹고 후다닥 챙겨가지고 어제 충분한 잠을 자서 얼굴이 보오얀 ㅅ씨와 공항으로 왔다. 아아 속이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그/러/나/사감 선생님 분위기에 울 미스만이 떠억하니 차트를 들고 서 있다가 “자자 미스터김 장난치지 말고 빨랑 체크인해여” 하는 바람에 바로 체크인하고, 무게재고 (몸무게가 늘었다 흑흑), 비됴 보고, 구명조끼 입고 헬기에 올랐다. 로터가 돌기 시작하고 에어컨이 나오자마자 잠에 빠져버렸다 (당연하지 않은가. 체력이 바닥이다). 두 시간이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고 시추선에 도착을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