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사파 여행기 - 세번째 이야기

by mmgoon 2007. 1. 15.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솔직히 빅토리아 사파 아침은 뭐 보통수준) 오늘의 가이드를 따라서 박하시장으로 갔다.


박하도 사파에서 가까운 줄 알았더니 이건 완전히 다른 도시다. 다시 기차를 내렸던 라오까이까지 가서 다시 거기를 통과해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니까 산을 1000미터 내려와서 다시 그만큼 올라가는 그런 여행이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역시나 사파에는 구름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두터운 구름이 마치 안개처럼 떠돌았다.

그래서 약간 걱정을 했지만 정작 박하는 약간 흐린 정도의 맑은 날씨여서 박하시장을 구경하기 그만이었다.




따라오겠다는 가이드를 물리치고 혼자서 시장을 구경했다.

아직 정식 시장으로 등록도 안했다지만 화몽족 여인네들의 아름다운 옷도 보고, 말, 소, 강아지, 돼지로 비롯해, 

작은 대장간, 야채, 과일, 말린 생선, 푸줏간, 먹을 것 파는 좌판이 널려있는 즐거운 곳이었다.


대장장이 아저씨


놀러나온 화몽족 처녀들


놀러나온 강아지


팔려나온 물고기


팔려나온 망아지 - 쳇 뭐야 하는 인상이다


저 소를 살까나...


강아지들도 팔리고 있었다




화몽족 여인네들이 모여서 뭔가를 보길래 가봤더니 그들 옷을 꾸미는 천과 장신구를 팔고 있었다.
멍- 하고 바라보자, "하나 사실려구?" 하면서 내민다.

문제의 그 치마





결국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역시나 베트남어를 한다) 결국 치마를 하나 샀다. 
이 부족은 이 기본 치마에 앞가리개 뒷가리개, 장신구 쇼울 등등을 붙여서 멋을 낸단다. 
내가 입어보자 아주 좋아 죽는다. 
거의 30명의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서 구경당했다 -_-;;;;
역시나 옥이나 줘야 겠다.



팔려가는 아기 돼지들





시장을 한참 구경하다가 우리나라 호떡이랑 똑같이 생긴 것이 있어서 하나 사먹고, 호빵이랑 똑같이 생긴게 있어서 하나 사먹고, 

순대튀김같은게 있어 하나 먹고, 튀김같은게 있어서 하나들고 가이드한테 갔더니,


"아이고 이 투어에 점심 포함되어 있는데" 


한다.


결국 점심은 그 녀석의 차지가 되었다.


고추파는 아줌마





다음은 차를 몰고 베트남에서 두번째로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족 마을로 갔다.
이 마을은 꼭 우리나라 강원도 두메산골에 있는 마을 같아서 풍경이 정겨웠다. 





동네사람들 사진찍어주고, 할머님한테 잘생겼다고 칭찬도 듣고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타입 -_-)V), 

무화과도 하나 얻어먹고 등등 기분이 좋아져서 나중에 사진 뽑아서 보내주기로 약속도 했다.


생각해보면 이 마을도 나름 관광지인듯 한데 관광객이라곤 나밖에 없었다. 

글고 사람들도 순박하고, 도무지 뭔가 파는게 없다. 관광지 아닌가?




동네 젊은 아줌마


동네 아줌마2


위쪽 아줌마네서 얻어먹은 차




"베트남어 잘하시네요" 

마을을 빠져 나오는데 가이드가 묻는다.

"걍 서바이벌 정도. 다음은 어디지?"
"중국과의 국경이져"


중국 국경은 별거 없었고,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하고 북쪽지방 취업이 어렵다는 얘기와 외국인 회사에 취직하려면 하는식의 얘기를 나눴다.









돌아온 사파는 더더욱 심한 구름이 자리를 잡아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사라져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 전화가 왔다.


"미스터김 아아 ㅊ과 ㅂ이 싸우기 시작했어요. 이럴때 어떻게해요?"

"아아- 휴가중이야"

"흑흑 살려주세요"

"그럼 이러저러 해버리고 걍 니맘대로 처리하면되. 결국 어느 쪽이든 차이가 없어 내가 돌아가서 뒷수습을 할께"

"넹"






아- 돌아갈 이유가 생겼다라는 생각을 했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다가 피리를 하나 샀다. 

구슬픈 가락이 안개로 퍼지는데 꼭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지만... 

난 피리를 불지 못한다. -_-;;;


뭐 여행지에서 산 물건이 그렇지라고 했지만 결국 이 피리가 사파에서 구입하고 소유한 유일한 물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