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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영어는 어려워

by mmgoon 2016. 9. 25.




주말은 맞이하여 빈둥대면서 페이스북을 보는데 페친 하나가 이런 글을 올렸져


My lover get married with my best friend... How lovely they are!!!


단순히 해석을 해보자면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내 젤 친한 친구와 결혼을 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아무리 몇 번이고 생각을 해봐도 내 사랑이 내 친구와 그것도 젤 친한 친구와 결혼을 한다면 소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라는 표현은 누가 봐도 반어법적인 표현인 셈인 것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하노이 출신인 이 여자애가 뭐랄까 호치민에서 일하면서 왠 남자녀석을 사귀었는데,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젤로 친한 친구한테 이 넘을 빼앗기고는 

뭐랄까 마음 속으로는 칼을 갈면서 복수를 예고하기 위해서 이런 글을 남겼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하노이 여자애들이 더 무섭습니다 -_-a


뭐 포스팅이 이런 분위기이니 그녀의 수 많은 페친들도 선듯 답글을 달지 못하고 있었죠.

하기사 이런 글에 도데체 어떤 답글을 달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런 상황에 적절한 답글도 달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그 동안 그리 완성도가 높지 못한 인생을 살았구나 자책을 하고 있는데 채팅이 옵니다.


"아아- 미스터 킴. ㅇㅇ네 결혼식 갈거져?"

"응"

"글면 저랑, ㅋ랑, ㅁ이랑 같이 미스터 킴 차로 가면 안되여?"

"그래. 내가 떠날 때 전화함"

"넹"


"근데 말이야"

"네"

"그 뭐랄까 니가 페북에 쓴 글"

"뭐여?"

"My lover get married with my best friend... How lovely they are!!!"

"근데여?"

"여기서 my love는 누구고 my best friend는 누군지?"


결국 이야기를 들어보니

my lover는 '내가 사랑하는 친구 (여자애)' 라는 뜻이었고, 

my best friend는 '내 제일 친한 친구 (남자애)' 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녀석이 쓰고 싶었던 말을 의역하자면


'와아- 내 사랑하는 친구랑 내 젤로 친한 친구 녀석이랑 결혼해여'


였던 것이었습니다.

네네,

살인의 욕구는 없었던 것이었죠.

물론 무기나 뭐 그런 것도 없었고요.

생각을 해 보니 저도 그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고, '내 사랑'과 '내 젤로 친한 친구'가 누군지도 알고 있었던 것이죠.



결국, 나이든 늙은이마냥


"ㄹ아, 그러니까 너의 의도는 알겠으나 니가 쓴 영어 표현이 뭐랄까...."

"그런가여?"

"아아, 그렇다구. 일부 녀석들은 답글도 못달고 전전긍긍 중이니 제대로 고쳐줘"

"넹"


하면서 채팅을 마쳤습니다.



지난 10 몇년간을 여기저기 다른 나라들에 살면서 주로 영어로 일들을 해오고 있지만 

늘 항상 느끼는 것은 '영어는 참 어렵다' 입니다.

솔직히 자기 나라말이 아닌 외국어는 특히나 감정을 담아내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에궁-

간만에 영어 공부나 할 까 하다가 포기하는 주일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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