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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그리하여 주말은

by mmgoon 2016. 9. 18.



뭐랄까 한국에서라면


'아아- 한가위 연휴가 다 지나갔다구'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겠지만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정상적으로 퇴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미워-) 금요일 저녁에 무리하게 음주로 달려버렸답니다.


어제 그러니까 토요일에 일어났더니


'내가 이제 술 안끊으면 사람이 아니다'

'아아- 나이는 어쩔 수 없나봐'


라는 생각들이 이어졌습니다.

겨우 몸을 추스려서 Pho Phuong에 가서 국물로 속을 달랬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쇼핑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힘이 없어서 (흑흑흑) 인터넷으로 한국 추석 특집 프로그램을 보다가 볶음밥을 해먹고 다시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술 먹고 겔겔거리면서 하루를 탕진했다는 얘깁니다. -_-;;;;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교회를 갔죠.

네네, 지은 죄가 많아서 회개가 꼭 필요했답니다. 하아-


교회 끝나고 점심으로 간만에 푸미흥에 가서 냉면을 먹어주고 머리도 깍고 집으로 오는데 문득 집에 먹을 것들이 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결국 수퍼에 들려서 이것저것 구입을 하고 나오다가 그 동안 집구석 맥주란 맥주를 다 마셔버렸고, 

냉동고에 소시지도 떨어졌다는 생각에 우리나라로 치면 수입품 전문점에 들려서 영국식 소시지, 에일들, 치즈류, 햄류 등등을 구입을 해줬죠. 

역시나 이 집은 너무 비쌉니다. 하아-


그리하여 저녁은 간만에 바짝 구운 영국식 소시지와 매쉬포테이토에 그레이비 소스를 얹은 뱅어 앤 마쉬(Banger and Mash)를 

방울토마토 샐러드와 빈즈 온 토스트(beans on toast)와 먹으면서 오늘 사온 에일을 한 잔 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는데 창밖에는 열대 우림 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엄청난 비가 내리고, 

집안에는 빗물이 하수도로 내려가는 소리와 한국 음악이 들려오고, 

식사 중간에 정전도 되서 어둠속에 식사가 진행되고,

밥상에는 영국식 음식이 한 가득합니다.

나름 풍성한 추석 저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꾸만 내일 월차를 쓰고 싶은 그러나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그런 마음이 지나가는 저녁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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