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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간만에 친구 만난 이야기

by mmgoon 2016. 9. 21.




요사이는 이런 저런 회의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 하루 종일 회의자료만 만들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팀 스탭들이 더 힘들겠지만 얼마전에 다른 팀도 같이 관리하라는 회사의 명을 받고 2개팀을 어찌어찌 끌고가는 상황입니다. 아아- 월급을 더 주던지.


한참 정신없이 작업을 하는데 휴대폰이 울립니다.


"누구?"

"아아- 나야 나. 베트남에 왔다고"

"어? 웬일이야?"

"어 지난 번에 보낸 공문 안봤어? 오늘 프레젠테이션 있어서 왔지"


간만에 베트남에 놀러온 ㅈ녀석입니다.

생각을 해보니 일주일 전에 ㅈ녀석이 일하는 ㅅ사 녀석들이 ㅋ사를 인수해서 그 기념으로 기술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ㅋ사는 내가 하는 일들과는 직접 관계도 없고, 게다가 저녁시간에 잘 알지도 못하는 기술발표를 듣기가 싫어서 무시를 했던 것이었죠. 하아- 내 일로도 충분히 바쁘다구.


"바빠? 지금 이리로 오라구. 간만에 얼굴이나 보자"

"알았어"


대충 일을 정리하고 퇴근을 하면서 ㅅ사가 발표하는 호텔에 도착을 했더니 아직도 기술 발표중입니다.

솔직히 내 전공이 아니라서 ㅋ사가 뭔가 발표하는 내용이 화성인들의 시트콤을 보고 있는 느낌인데, 

이 회사를 인수한 ㅅ사 녀석들도 잘 모르는 관계로 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듣고 있더군요.


이 와중에 맨 뒤에 앉아있는 나를 발견한 ㅈ 녀석이 다가와서 간만이라고 포옹도 하고, 

이번에 새로 부임한 지사장인 박하씨도 (성이 민트씨죠) 소개하고 

뭐랄까 지겨운 기술회의 보다는 이쪽이 더 좋다는 식의 액션을 발표장 뒤쪽에서 취하고 있자 발표하는 ㅋ사 녀석이


'아아- 저런 회사에 울 회사가 먹혔단 말인가'


하는 눈으로 우리를 보더군요.



암튼 발표는 끝나고 간단한 음료와 식사(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안주)를 즐기면서 간만에 만난 ㅈ녀석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KL은 어때?"

"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요사이 처럼 위험한 시기에 납짝 업드려 있기에는 좋지. 사이공 분위기는"

"이쪽도 납짝 업드렸지"


등등의 이야기가 오가는데 이번에 베트남 지사장으로 부임한 박하씨가 다가옵니다.


"둘이 친한가봐여"

"아아- 만난지 10년도 넘었져"

"근데 우리 이거 끝나고 간만에 맥주나 한 잔 하러 가는데 박하씨도 갈건가요?"

"아아, 술은 잘 못하지만 기꺼이"


일단은 각자의 포지션과 종교적인 문제가 있어서 (ㅈ녀석은 종교적으로 술을 금하고 있고, 박하씨는 나름 높은 이유져) 각자 쿠울하게 차를 타고 숙소들로 돌아가서 (퇴근 코스프레져) 옷을 갈아입고 모처에 모여서 맥주와 수다를 다시떨었습니다.


간만에 친구를 만나서 떠들고 노니...


- 사람은 특히나 남자들은 나이를 먹을 뿐이지 내면을 별로 변하지 않는다

- 양복을 벋고 만나면 대충 다 친해진다

- 박하씨가 베트남 스타일 바로 이끈 ㅅ사의 3번재 지사장이다

- 사람은 어느 나라 출신이냐가 중요하지 않고 그 넘이 어떤 인간인가가 더 중요하다 

- 월급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흑흑-


뭐 이런 것들을 느꼈습니다.


포스팅의 주제는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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