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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양배추 반통과 수퍼 이야기

by mmgoon 2016. 4. 4.





가끔식 포스팅에다가


'아아, 그러니까 시장에서 식재료들을 구한다져'


라고 쓰기는 하지만 시장에 가는 것은 1-2주에 한 번 정도로 나름 큰 마음을 먹고 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식재료는 몇 번인가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울 아파트 1층에 있는 작은 수퍼에서 합니다.

물론,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지만 워낙 나 같이 조금씩 식재료가 필요한 인간들을 다루다 보니, 

사과 2개라든지, 아줌마가 손수 껍질을 깍은 망고랄지 (수퍼 한쪽 구석에서 하시져), 잭푸룻 이랄지를 구할 수 있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라면이랄지, 원래 일본계 체인이라서 일식 재료 등등도 있는 그런 곳입니다.


나름 이렇게 말을 하면 괜찮은 곳인데 뭐 이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는 것 처럼 이 수퍼도 사소한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반통씩 포장해서 파는 양배추 같은 것이죠.




그러니까 지난주였나요, 식재료를 사려는데 새로 양배추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게다가 반통씩 포장이 되어 있어서, 냉큼 사다가 야채볶음이랄지, 볶음 국수랄지, 샐러드 등등을 만들어서 먹어줬습니다.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일주일이나 지난 어제 간만에 한국수퍼에 갔다가 불고기거리를 구입했고 왠지 스키야키가 해먹고 싶어서 (네네, 사케를 마시기위한 수단이었죠 -_-;;;) 1층 수퍼에 가서 양배추를 사려는데 터억하니 반 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양배추 반통은 1주일 전에 구입해서 신나게 먹어댄 녀석의 분신(?)인 것이었죠.


덕분에 녀석은 이제 싱싱한 느낌은 전/혀/ 없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만지작 거린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물론 이 수퍼에 녀석을 제외하고는 다른 양배추 따윈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가게에 가기에는 너무 귀찮은 시간이었죠.


하는 수 없이 녀석을 들고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하는데 


'아아, 결국 녀석이 양배추를 모두 사가는 결과가 된 것이군' 


이라든지


'녀석이 사가고 나면 새 양배추를 꺼내야지'


하는 느낌의 눈초리로 야채 및 과일담당 아줌마가 저를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약간 늙은 잎들을 띄어내고 물로 씻고, 슥슥 썰어서 스키야키를 얼마전 입수한 사케와 먹어줬습니다.

으음...

나름 맛있네요.


그나저나 지난 주에 양배추와 같이 들어온 배추는 도무지 누가 사갈 기미가 안보입니다.

빨랑 누군가 구입을 해줘야 싱싱한 배추를 먹을 수 있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