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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소위 저장이라는 일에 대하여

by mmgoon 2016. 2. 29.




언젠가 어디선가 (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아아, 책 사는 것은 망설일 일이 아니라고. 

왜냐하면 책을 '사는' 것과 '읽는' 것은 뭐랄까 의무감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책을 사는 것은 집에다 와인을 사두는 것과 비슷하다고. 와인을 산다고 해서 바로 마셔버려야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뭐 대충 이런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_-;;;;


사실, 맘에드는 티폿이나 머그컵과 마찬가지로 맘에 드는 책도 눈에 띌 때 바로 구입을 하는 것이 좋죠.

더더욱이나 저 처럼 외국에 사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그 동안 와인이나 책 등등을 사서 모아두고 있었는데,

요사이 출장이다 여행이다 하는 일들이 겹치면서 비행기를 이러저러 타게 되고, 이 결과로 어제 저녁에...


'아, 와인이나 홀짝 거리면서 책이나 봐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 모든 분위기를 잡고 책을 찾아보는데 아아- 김형석 교수님의 '예수' 라는 책 밖에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뭐랄까 엄청나게 훌륭한 책이고 - 1/2 정도 읽었는데 참으로 좋은 책입니다 - 그렇지만 뭐랄까 주말 저녁에 와인 홀짝 거리면서 읽기에는 아아- 왠지 '술 취하지 마라' 라는 성경말씀도 있고 해서 -_-;;;;;;


황당한 마음으로 와인장을 뒤져보니 꼴라다 리즐링 화이트 와인만 덜렁 있는 겁니다.


결/국/

파자 시키고 맥주 마시면서 티비를 봐야 했습니다.

뭐, 이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긴 한데 어제 마음은 '와인을 홀짝이면서 책을 읽자' 뭐 이쪽에 가까왔습니다.


도데체 그 동안 어찌 살았기에 집구석에 읽을만한 책도 마실만한 와인도 남지 못한 것일까요?


요사이 우리 업계가 어렵습니다.

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인지 마음도 심란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이렇게 말라가는 식으로 사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치 적절한 저장을 마치지 못한 다람쥐가 첫 눈을 바라보면서 한탄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네.


이런 이유로 오늘은 (월급도 얼마전에 받았겠다) 와인 쇼핑하러 나갈 예정입니다.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인터넷으로 책도 함 찾아보고요.


네네, 월요병을 이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방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