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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나는 좀 더 착해질 필요가 있다

by mmgoon 2015. 9. 17.

요사이 밤마다 비가 오고 있는 호치민시입니다.


비가 오는 것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한 태풍 때문인데 (덕분에 호치민은 물난리가) 뭐 이건 자연현상이라 어쩔 수 없지만서도, 술마시러 다니는 저같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분명한 마이너스입니다.


일단,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맥주나 한 잔 할까 하고 밖으로 나가면 비가 죽죽 내리고 있고, 

이미 내 앞에 한 시간 정도 택시를 기다리다 이제 짜증이 얼굴에 가득한 사람들이 10여명 서 있습니다.

그렇다고 베트남 비가 우산 정도 쓰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얼마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우비를 쓰고 바에 가자니 이건 모양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우울하고 (네네 기본적으로 오토바이 타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었지 보행자용이 아니죠)

등등의 이유로 몇 번인가 집에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어느날 저녁 (네네 그저께 저녁이었죠) 직원들을 살살 꼬셔서 비를 뚫고 미국식 크래프트 비어집에 갔습니다.

2층의 조그만 창가에서 비가오는 사이공 거리를 내려다 보면서 맛있는 맥주를 마시니 넘 기분이 좋더군요.

게다가 이 집의 자랑 매운 치킨을 사우어 크림에 찍어서 우물거리자 뭔가 답답했던 마음이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이 날 밤 신나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음주를 했죠. -_-;;;






요사이 한국에서도 크래프트 비어집들이 뜬다고 하던데, 베트남에서도 타이거나 하이네켄도 좋지만 가끔이 이렇게 (열라 비싸지만) 맛있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 여기까지 쓰고 나서 "네네 이 집은 얼마전에 생긴 ㅇㅇ에 있는 ㅇㅇㅇㅇ집이져. 주소는 ㅇㅇㅇ이고...." 라는 식으로 쓸까 하다가 문득


'안그래도 작은 집에 이미 충분히 많은 인간들이 북적거리고 있어' 라든가

'지난 번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마셨자나'


등등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포스팅은 정보 없이 끝내기로 결정했답니다.

네네, 블로그 주인은 좀 더 착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딱 10번만 더 가보고 혹시나 마음이 바뀌면 포스팅을 수정하도록 합지요.

혹시나 이 곳을 아시는 분들도 조용히 우리끼리 마시도록 합시다. 네네, 이미 자리가 좁다는 것은 당신도 느끼자나여.


훗훗후-

간만에 사악한(?) 웃음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