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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휴가의 마지막 날

by mmgoon 2020. 8. 23.




그러니까 놀랍게도 휴가의 마지막 날입니다.

주변 분위기와 티비에서 정부 발표 등등으로 인해서 문득문득 나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면서 이틀째 집에만 업드려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약간 떫은 맛이 나게 커피를 뽑고, 토스트를 굽고 카야잼과 버터를 발라서 우물거렸습니다.

조금이나마 베트남과 싱가폴의 냄새가 납니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과

앞으로 진행될 경제상황이 내 재정에 미칠 영향과

맑디 맑은 하늘이 주는 마음과

지지리도 재미없는 티비 프로그램들을 보고있자

마음이 우울합니다.


이제는 익숙하게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고,

꽁치 김치찌개를 만들어 점심을 먹고

청소를 조금 하다가

낮잠을 정말 짧게 자고 일어났습니다.


이제부터 뭘 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은 하루에 어색한 조각이 남았습니다.


만일 여기가 사이공에 익숙한 내 아파트이고, 코로나 바이러스 따위는 이 세상에 없었다면,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저녁은 슥슥 걸어서 갈 수 있는 일식집이나 볶음밥집에서 먹고,

슬슬 걸어서 바에서 맥주를 홀짝이다가 내일 출근을 생각하고 쿨쿨 잠에 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이공의 주말 이야기가 이어졌겠지요.


이젠 나이도 있으니까 정신줄을 잘 부여잡고 이번 주를 시작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그런 주말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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