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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by mmgoon 2020. 8. 31.




예전에 영국에서 공부를 할 때 연초가 되자 교수님이 왠 큰 종이 하나를 가져왔다.

자세히 보니 1년 달력이다. (으음 이런 표현이 맞나? -_-a)

암튼 선생님은 그걸 좌아악 펼치더니


"자자, 이 기간이랑 이 기간이 컨퍼런스이고, 나는 이렇게 이렇게 두 번 휴가야"

"넹"

"자네도 자네 휴가와 컨퍼런스 기간을 표시하라고"


하셔서 형광펜으로 표시를 했고, 놀랍게도 그 스케쥴 대로 그 1년이 진행되었다.


이후 학교를 떠나 베트남-한국-이라크-베트남-한국으로 이어지는 삶을 살았고 나름 다이나믹한 스케쥴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뭐랄까 요사이 만큼 예상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은적은 없는 것 같다.

어제부터 정부가 방역 단계를 올리자 울 회사도 바로 메시지를 보내서


"알간? 그냥 집에 있으라고. 속썩이지 말고"


뭐 이런 식의 (실제는 훨 부르러웠죠) 말을 했고, 다시 이래저래 논의 끝에 막연히 집에서 근무가 시작되었다.

아에 처음부터 재택근무를 생각했더라면 이런 정신상태는 아닐 것인데,

대충 직원들만 재택 시키고 나는 사무실에 나오자 하다가 하루 건너 나오자 하다가 이제는 집에서 라는 식으로 발전을 하니 아직 마음이 따라오지 못한 것 같다.

계획했던 일들은 꼬이고, 해야되는 일들은 지연되고 등등


올 해는 그러니까 2020년은 참으로 마음대로 되지 않은 그런 한 해가 될 듯하다.

샐러리맨이 집에 있는 것을 싫어할 날이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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