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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락볼링장을 가보다




올 해도 어김없이 추계 체육행사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조직 축소의 영향으로 수 많은 인간들이 버글거리고 모여있는 우리 처의 특성상

개성이 쩌는 이 수 많은 인간들을 데리고 단일 행사를 치루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경험을 통해 판단하신 님하가


"아아, 올 해 체육행사는 팀별로"


하시면서 팀별로 예산을 주신다고 하셨죠.


뭐 그런가 보다 하고 (체육활동을 싫어하는 1인) 있는데 막내가 옵니다.


"우우웅- 부장님. 체육행사 뭐하져?"

"암거나 해"

"아아아앙. 그런 문제가 아니라구여"

"왜?"


그러니까 막내의 보고에 의하면 행사 비용은 1인당 얼마씩 계산해서 당연하게도 소량이 나왔는데 (아아- 울 회사) 

그것도 현찰이 아니고 온누리 상품권으로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무슨 체육활동을 해여"

"아아- 이 미친 넘들. 중앙 전통시장 가서 줄넘기를 하란 얘기야 뭐야"

"흑흑- 다음 주 까지 체육행사하고 결과보고 하래여"


솔직히 이 정도 예산이면 체육행사는 고사하고 끝나고 저녁도 먹기 간당거리는데다가, 온누리 상품권이라니.... 


결국 막내를 시켜서 여기저기 전화해서 상품권을 받는 곳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저기여 부장님 여기는 상품권을 받아준다네요. 게다가 열라 저렴"

"그래? 일단 예약해"

"넹"

"근데 뭐 하는 곳이야?"

"볼링장여"

"잘했어"


그리고 어제 잽싸게 일을 마치고 볼링장으로 향했습니다.


"근데 얼마라고?"

"한 게임에 1인당 3000원이고여, 신발 빌리는데 1000원여"

"와 그렇게 저렴함?"

"그렇져"

"글고 상품권으로 지불도 가능?"

"물론이져"


왠지 뭐랄까 파격적인 조건에 혀를 내두르면서 볼링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레인이 약간 짧은 것 빼고는 뭐 그다지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군이라는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인 아저씨가 조명과 뮤직을 틉니다.

순식간에 주변은 체육보다는 유후- 하면서 뭔가 몸을 흔들어야 되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우리 무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어린 학생들입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락볼링장인가?"

"몰라염. 저는 부장님 시키는대로 찾았을 뿐이져"

"와- 이거보세여 부장님 볼링공이 형광임"


등등의 대사들을 날리면서 두 팀으로 나눠서 음료수 값 내기 볼링 대회를 했습니다.

분전을 했으나 우리팀은 그러니까 내가 터키까지 쳐줘 가면서 난리를 쳤음에도.... 졌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것들이... -_-*)


경기가 끝나고 상품권으로 게임비를 지불하고 밖으로 나오자.... 엄청 고요합니다.

난생 처음으로 락볼링장 경험이 끝난 것이죠.

뭐 딴은 맥주도 마실 수 있고 등등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발동이 걸린 우리팀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쏘는 것으로 하고 치킨집에 가서 맥주를 마셔댔습니다.


아마도,

락볼링장의 효과인듯 했습니다.

평소에 술 한 잔 하자고 그래도 꿈쩍도 하지 않는 무리들이 이렇게 즐거이 음주를 즐기다녀.

물론, 남의 돈으로 마신다는 즐거움도 컸겠지만서도요.


그나저나 남은 상품권으로는 뭘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장터국밥이나 먹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