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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요사이 국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by mmgoon 2016. 2. 21.





그러니까 여행 금지국가인 이라크에서 몇 년이나 일을 했었다.

비록 경호팀과 같이 이동을 하곤 했지만 나름 위험한 상황에서 일을 했어야 했다.

덕분에 나름 국가에서 관리하는 '멸종 가능한 생물군'으로 분류가 되어서 외무부의 특별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솔직히 요사이 부쩍 그러니까 이라크에 일하던 당시보다도 훨씬 국가의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니까 오늘 같이 어제 과다 음주로 인해 늦잠을 시도하는 그런 날에도 상관없이 아침 7시30분이 되면 나의 안위를 신경쓰다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된 외교부가 땡땡-하면서 메시지를 하나씩 보내준다.


설마,

하는 마음에 오늘도 살펴보면 매일매일 같은 내용


'[외교부]국외 테러 피해 예방 및 대응 요령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게재. 확인  요망'


이 펼쳐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슬슬 이제는 궁금함이 생긴다.


- 왜 외교부는 갑자기 나의 안위에 관심이 생겼는가?

- 이제 슬슬 한 번 정도는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가봐야 하나?

- 그렇다면 인터넷 주소는 왜 안보내줄까? (있기는 한건가?)

- 도데체 테러 피해 예방은 어떤 방법으로 할까?

- 베트남이 테러 대상국이었던가?

- 왜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내용을 보내는 것인가?

- 왜 '확인'과 '요망' 사이에 스페이스는 2개를 넣었는가?

- 이 집요함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문득,

여기까지 생각이 펼쳐졌을 때 이게 단순히 외국에 있는 모든 대한국민을 대상으로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라 뭔가 내게 그러니까 그 동안은 별 신경을 쓰지 않던 조국이 내게 어떤 암호문 같은 것으로 지령을 보내는데, 멍청한 (당연한 것 아닌가?) 내가 이해를 하지 못하자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외교부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비밀 기관에서 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저녁에는 스파게티나 해 먹어야 겠다. (뭔가 이 급작한 마무리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