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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우리에게 익숙한 베트남 향채소들

by mmgoon 2023. 12. 2.

이전에 베트남에서 만날 수 있는 향채소들을 소개했었습니다.
네네, 모쪼록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번 포스팅은 베트남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향채소들을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듯 하면서도 약간 다른 향채소들입니다.

 

 

파 (한라 hành lá)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향채소인 파는 베트남에서도 널리 사용됩니다.
네네 파도 향채소(허브)랍니다. 우리가 넘 익숙해서 느낌이 나지 않을 뿐이죠.
베트남 파는 우리로 치면 쪽파에 가까운 쪽입니다.

 

 

베트남에서는 파를 고명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볶음 요리에서는 손가락 길이 정도로 썰어서 재료로 혹은 얇게 썰어서 올리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우리처럼 희 부분은 요리의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사용되고, 녹색부분은 나중에 올리는 가니쉬의 역할을 합니다
깐(canh)이라고 불리는 국물요리, 몬싸오(món xào)라고 불리는 볶음요리, 게나 새우요리들에 많이 사용됩니다.

 

죽 위에 올라간 파

 

 

 


부추 (헤 hẹ)

 

베트남도 부추를 먹습니다. 
주로 베트남 남부지역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중부지방의 부추는 더 얇은 스타일이라 가니쉬로 주로 사용되지만 남쪽에서는 볶아먹는 용도로 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베트남은 부추의 꽃도 요리 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부추/숙주 선지 볶음인 지아 헤 싸오 후엣(giá hẹ xào huyết)이 있습니다. 

 

지아 헤 싸오 후엣(giá hẹ xào huyết)

 

쌀국수에 올라간 부추

 

 

 

마늘 (또이 tỏi)

 

당연히 베트남도 마늘을 먹습니다. 네네 우리만큼은 아니죠. 울 나라 마늘 사랑이야 뭐 -_-a

베트남 마늘은 우리나라 마늘 보다 작은 편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마늘이 있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말하는 최고의 마늘은 베트남 중부 화산섬인 리선(Lý Sơn)산으로 가장 비싸다고 합니다. 

이 마늘은 향이 더 진하고 매운 맛이 난다고 하는데, 화산 토양으로 미네랄이 많고, 산호 모래로 흙이 수분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또이 꼬 돈(tỏi cô đơn)이라고 불리는 한쪽 마늘입니다. 네네 제가 베트남 살 적에 주로 사용하던 녀석이었죠.

 

리선(Lý Sơn)산 마늘

 

 

또이 꼬 돈(tỏi cô đơn). 한 쪽 마늘입니다.

 

 

 

베트남 요리에서도 대부분의 볶음요리들에 마늘이 들어갑니다.
볶음밥(껌찌엔, cơm chiên), 볶음국수(미싸오, mì xào), 야채볶음(라우싸오, rau xào) 등등에 마늘이 들어갑니다. 
잘게 다진 신선한 마늘을 잘게 썬 고추와 함께 피시 소스나 간장에 넣어서 소스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베트남식 마늘절임을 만들기도 하고요. 

또한 민간요법에도 사용되는데 베트남에서는 기침이 날 때 마늘과 꿀을 섞어서 먹는다고 합니다.

 

 

 

샬롯 (꾸 한 띰, củ hành tím)

 

요사이 울 나라에서도 사용되는 샬롯은 베트남에서 더 많이 사용됩니다. 
울 나라에선 비싼 양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암튼 베트남 샬롯을 그리 비싼 향채가 아닙니다.

 

 

샬롯은 마늘보다 부드러운 맛을 내서 마늘 대신 혹은 같이 사용합니다.
고기 요리에 다진 마늘과 샬롯을 섰어서 향을 더하기도 하고, 튀긴 샬롯을 샐러드나 반꾸온(bánh cuốn), 쌀죽(차오 cháo)에 고명처럼 올라갑니다.
북쪽 지방에서는 샬롯을 마늘절임처럼 저림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반꾸온 위에 올라간 샬롯

 



생강 (궁 gừng)

 

네네 베트남에도 생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각보다 향은 진하지 않은 편이죠.

 

베트남 생강인 궁(gừng)



생강은 베트남 대부분에서 사용되는 편이지만 남부지방에서 더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볶음 요리들에도 들어가고 집에서 생강을 넣은 닭고기/오리/생선 국인 (가/빗/까 코 궁, gà/vịt/cá kho gừng)이라는 요리를 할 때도 사용되는 기본 재료 입니다.

 

생강이 들어간 닭요리인 가코궁 (gà kho gừng)

 


우리나라처럼 생강은 민간요법이나 음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감기나 목이 아플 때 꿀을 넣은 생강차를 마시죠. 생강과 파인애플로 음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강황 (녜 nghệ)

 

강황은 아마도 참파왕국의 영향인지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강황을 넣은 생선 스튜(까코녜 cá kho nghệ), 강황을 넣은 돼지 내장 볶음(룽사오녜 lòng xào nghệ), 

강황을 넣은 장어 볶음(루온싸오녜 lươn xào nghệ) 등등은 중부 지방에서 잘 알려진 강황이 들어간 요리들입니다. 

 

강황을 넣은 돼지 내장 볶음(룽사오녜 lòng xào nghệ)

 

 


가랑갈 (리엥 riềng)

 

우리나라에서 가랑갈은 그리 알려진 향채소는 아니지만 앞에 생강을 설명했기 때문에 설명을 추가합니다.

그러니까 생강이 남부에서, 강황이 중부에서 더 인기가 있다면 갈랑갈은 북부의 향신료입니다. 

네네 베트남은 남부/중부/북부가 서로 다른 음식문화가 있는 나라랍니다.

 

 

개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한 가짜 개고기 요리인 띳 지아 카이(Thịt giả cầy)는 생강과 다른 향신료와 함께 가랑갈이 주요 향신료로 사용되는 전형적인 북부 요리입니다. 
가랑갈을 곁들인 잉어 조림인 까쩸코리에(Cá chẽm kho riềng)과 가랑갈을 곁들인 메기 조림인 까쩨코리엥(cá trê kho riềng)도 역시 북부 지방 요리입니다.

 

띳 지아 카이(Thịt giả cầy)

 

 

 

레몬그라스 (사 sả)

 

베트남도 동남아 국가이니만큼 레몬그라스도 요리에 많이 사용됩니다.

 

 

 

보통 레몬그라스와 고추를 같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레몬그라스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요리로는 레몬그라스와 고추를 넣은 닭고기 스튜인 가코싸옷(gà kho sả ớt,), 레몬그라스와 고추를 넣은 소고기 볶음인 보싸오싸옷(bò xào sả ớt,), 레몬그라스와 고추를 넣은 개구리 볶음인 에싸오싸옷(ếch xào sả ớt,)이 고추와 같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요리들입니다. 

 

보싸오싸옷(bò xào sả ớt)



가장 유명한 베트남 국수 중 하나인 분보후에(bún bò Huế)에도 레몬글라스가 필수인데, 국물에도 레몬그라스가 들어가고, 고추기름과 레몬그라스를 섞은 소스인 사떼싸(sa tế sả)가 들어가서 얼큰함을 냅니다.

 

사떼싸(sa tế sả)

 

 

식재료 이외에도 레몬그라스 잎을 말려서 차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허브잎들과 함께 훈증 목욕에도 사용됩니다.

네네 마사지 샵에 가면 레몬그라스 냄새가 나기도 하죠.

 

 

고추 (옷 ớt)

 

우리나라도 고추를 좋아라 하지만 베트남도 못지 않게 고추를 좋아합니다.
요사이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핫소스가 유행하는데 핫소스 없는 베트남은 상상할 수 없죠.

 

 

베트남에서 유명한 핫소스들

 

 

베트남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추가 있으며, 요리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중부지방에서는 요리에 고추를 생으로 먹거나 말려서 기름과 섞어 먹거나 칠리 소스에 넣는 등 고추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네네 중부지방 요리는 매워요.
베트남 친구들은 아마도 참족 문화의 유산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중부지방의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심한 날씨 덕분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고추를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중부지방에 생선과 해산물들이 많이 나기 때문에 비린 맛을 없애고 발효시켜 보존을 위해 고추와 마늘을 많이 사용한다고도 합니다.

물론 남부 사람들도 고추를 많이 사용하지만 설탕을 같이 넣어서 매운 맛을 줄이는 편입니다.

북부에서는 중부와 남부에 비해 고추를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네네 전체적으로 맛이 부드럽다고 해야하나요.

베트남 현지 식당에 가시면 얇게 썬 생고추(옷숭, ớt sừng) 또는 통째로 썬 생고추(옷히엠 ớt hiểm 또는 옷씨에 ớt xiêm)와 칠리 소스 및 칠리 오일 등등이 테이블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작은 품종의 고추가 좋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최로로 치는 품종은 야생 채취하는 옷침라(ớt chim ỉa) 또는 옷씨엠룽(ớt xiêm rừng)이라고 불리는 고추인데 ‘새가 떨어지는 고추'라는 뜻의 이 고추는 베트남에서 가장 매운 고추입니다. 
이 고추 끝 한 입만 먹어도 한 끼 식사에 충분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며, 붉은 고추보다 녹색 고추가 더 많습니다.
붉은색은 보통 절임이나 절임을 해서 보존합니다.

 

옷침라(ớt chim ỉa) / 옷씨엠룽(ớt xiêm rừng)

 

 

네 뭐 이 정도인가요.

음식의 세계는 이래저래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