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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4

개인적인 폭탄테러 경험담 굳이 일생을 통해서 경험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라는 것이 있다. 아마도 폭탄테러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 이 녀석은 솔직히 TV로 보는 것도 굳이 인생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그런 것이고,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눈다는 것도 그리 지양할 만한 그런 것은 아니다. 카불에서 폭탄 테러가 얼마 전에 일어났고 (그런데 많은 폭탄테러들은 뉴스거리가 잘 안된다) 인터넷에 테러 영상이라고 가짜 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자 그리고 나름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나서야 그제서야 사람들이 거의 찾지는 않는 블로그 한쪽 구석에 개인적인 경험을 적고픈 마음이 일어났다. 이라크 쿠르드였고, 막 점심식사를 마친 시간이었다. 아껴두었던 믹스커피를 탄 머그컵을 들고 여느 때처럼 창가쪽으로 가서 창밖으로 울.. 2021. 9. 3.
-999.25 같은 날들 하는 일 중에 땅속에다가 깊은 구멍을 뚫고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것이 혹시나 있나하고 일종에 센서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있습니다.나름 요사이 센서가 좋아져서 측정을 잘하기는 하지만 가끔 녀석이 이런저런 이유로 측정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런 경우는 녀석이 측정한 수치를 적는 것이 아니라 -999.25라는 숫자를 적어둡니다. 해석을 하려고 측정 수치들을 살펴보다가 -999.25라는 수치를 만나면 '아아, 녀석 이 심도에선 측정을 안하고 있었군'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센서는 그 깊이를 지나가기는 했지만 뭔가 우주적인 이유로 인해서 멍때리다가 했었어야 하는 측정을 하지 않은 것이죠.결국 녀석이 수줍게 -999.25라는 수치를 내민 이유는 "그러니까여 분명히 거길 지나갔기는 했는데 도무.. 2020. 11. 7.
도데체 내 CD 들은 어디로 갔을까 조금 전에 등려군 노래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고 잠시 이전에 추억이랄지 기억이랄지 뭐 그런 시간을 가졌다.(사장님 용서해주세요. 요사이 업무과다라서 감성적이 되서 그래여 T_T) 그러던 중에 문득 든 생각 '도데체 내 CD 들은 다 어디로 갔지?' 물론 백업용으로 2.5인치 외장하드랄지, 아이오메가 집드라이브 등등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내 백업의 핵은 뭐니뭐니해도 CD롬이었다. 그게....그러니까기억을 되살려보면 두바이까지는 가지고 간 것이 확실한데,두바이에서 베트남 올 적에 짐에 어디에다가 넣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도무지 없다.그렇다면... - 우리 집 어딘가에 쳐밖혀 있거나- 아에 녀석들은 두바이에서 쓰레기 신세가 되었거나 그럴 것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 우리 집에 CD들이 어딘가에 굴을 파고 숨어있을 확.. 2018. 3. 13.
그런 일은 없었다 손이 아직까지 땀에 젖어 있다.아무리 술이 취했었다고 하지만 이건 말도 안돼는 치명적인 실수다.아니 뭐랄까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돼는 내 안에 치명적이고 슬픈 상처가 만천하에 공개된 그런 느낌이다.도데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어제의 음주는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고, 스트레스가 평소보다 많이 쌓인 것도 아니었고, 평소보다 아주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 마치 그동안 끝까지 쌓였던 돌무더기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얹어 놓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는 그런 상황처럼 미친듯이 전화를 눌러댄 것이다.떠나간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완전히 뒤집어 버렸고,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말해서는 안돼는 비밀들을 다 까밝려서 연결되었던 아주 작은 끈마져 끊어버렸고,싸구려 술집여자애에게 전화를 걸어서.. 2005.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