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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999.25 같은 날들

by mmgoon 2020. 11. 7.




하는 일 중에 땅속에다가 깊은 구멍을 뚫고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것이 혹시나 있나하고 일종에 센서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나름 요사이 센서가 좋아져서 측정을 잘하기는 하지만 가끔 녀석이 이런저런 이유로 측정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녀석이 측정한 수치를 적는 것이 아니라 -999.25라는 숫자를 적어둡니다.


해석을 하려고 측정 수치들을 살펴보다가 -999.25라는 수치를 만나면 


'아아, 녀석 이 심도에선 측정을 안하고 있었군'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센서는 그 깊이를 지나가기는 했지만 뭔가 우주적인 이유로 인해서 멍때리다가 했었어야 하는 측정을 하지 않은 것이죠.

결국 녀석이 수줍게 -999.25라는 수치를 내민 이유는


"그러니까여 분명히 거길 지나갔기는 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라는 변명인셈입니다.



이번 주는 바빴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밤을 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이젠 매일 밤을 샐 수 있는 체력이 없어여 T_T)

정말로 뒤돌아서면 다른 일들이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삶이 계속된 까닭에 주말인 오늘 아침에도 출근 시간에 맞춰 기상을 했다죠 -_-;;;;


그렇게 머엉하고 앉아있다가 커피를 끓어 홀짝거리면서 지난 주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뭐랄까 정확하게 시간선을 끊을 수 없이 뒤죽박죽입니다.

마치 5일을 살면서 일도 했는데 기억 속에는 -999.25 만 잔뜩 나타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면, 

올 해 전체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코로나니 자택근무니 뭐 이런 이유인듯 합니다.


2020 = -999.25 


뭐 이런 공식이 하나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에궁 다음 주부터는 정신을 챙기고 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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