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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페인트와 소파

by mmgoon 2016. 12. 2.


월요일에 퇴근을 하는데 복도부터 엄청난 신나 냄새가 납니다.

집안에 들어왔는데도 냄새가 심합니다.

관리실에 전화를 걸었죠.


"아아, 이게 뭔 냄새냐고요"

"앗, 미스터 킴. 그러니까 킴네 옆집이 이사를 나가서 이번에 새로 페인트를 칠한 냄새에여"

"도데체 어떤 페인트를 칠했는데 이런 지독한 냄새가 나느거야. 머리가 아프다고"

"옆집인데 그렇게 심해여?"

"어 넘 심하다고"


뭐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해도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그냥 참고 자야만 했습니다.

(이미 익숙해진 베트남 스타일)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면서 관리 사무실에 들려서


"뭔가 조치를 취해줘"


라고 말을 했죠.


"알았다구요 미스터 킴. 그런데요. 혹시나 출장이나 여행가실 일이 없으신가여?"

"아, 오늘 오후에 하노이엘 가지"

"잘되었어여"

"뭐가? 나 출장간 사이에 우리집에서 놀게?"

"그건 아니구여 그러니까 미스터 킴네 소파 있자나요"

"엉"


그러니까 두바이에서 사용하던 소파가 낡아서 베트남으로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소파를 사용하고 있는데 뭐 공짜로 빌려주는 녀석이니까 그러려니 참고 사용하는 녀석이다.


"그게 너무 낡았다구요"

"그렇지. 10년은 되보임"

"그래서 이번에 소파천을 갈아드리려는데, 이게 워낙 먼지가 나는 일이라서 어디 가실 때 하려구여"

"그러니까 페인트 냄새에 먼지까지?"

"그래서 출장 가신 동안 해결을 하려고 한다니까여"

"그럼 부탁해"


이런 말을 남기고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다가 오후가 되서 하노이로 날아갔습니다.


뭐랄까... 

하노이는 시원했습니다.

간만에 코끝에 시원한 바람을 느끼다가 호치민으로 돌아왔죠.

네....

호치민은 역시나 덥고 습하고 뭐 떠나기 전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아래와 같은 장면이 펼쳐져 있습니다.




뭐랄까 보통 이런 화면은 집 안에 있는 사람을 독가스로 죽일때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그런 씬에서 나오는데....

아마도 복도에 가득한 페인트 냄새가 우리 집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울 아파트의 노력으로 보입니다.

물론 집안으로 들어서자 페인트 냄새가 납니다. 

네네 독가스는 몰라도 페인트는 이런 시스템으로는 막지 못하나 봅니다. 

그래도 아파트에서 뭔가를 해줬다는 노력이 가상하네요.


집으로 들어와서 페인트 냄새와 함께 출장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소파를 봤더니...

아래와 같이 색이 바뀌었네요.



으음,

이전 소파는 베이지색이었는데 거의 갈색으로 변했었고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새로 청회색으로 바뀐 소파는 비록 천만 갈았지만 최소한 더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색이 마음에 든 것은 딱히 아니지만서도요. 

참고로 쿠션들은 제가 구입한 녀석들이져. 아아 색이 튀네요.


그래도 이제는 뭔가 깨끗한 마음으로 소파에서 뒹굴거릴 수 있다,

그리고 아직도 집에서는 페인트 냄새가 난다

뭐 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