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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호치민 우기의 주말 풍경

by mmgoon 2016. 6. 12.



어제 작작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언제나, 항상) 그렇듯이 과다한 맥주를 섭취했답니다. 네네, 안주가 넘 좋았었습니다.


암튼,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도 아프고 속도 쓰리고, 

밤새 이상한 꿈들 한 2-3개 정도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꾸었기 때문에 정신상태도 그리 맑지 못하더군요.

뭔가 해장할 거리를 찾았지만 그런게 집에 있을 이유는 없죠. 쯧- 인생이란....


엄청난 갈등을 하다가 겨울 물만 마시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교회엘 갔습니다.


설교시간에 꾸벅거리면서 (아아- 목사님 죄송해여) 꿈속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아아앙- 하는 소리가 납니다.

설교를 듣던 사람들이 


'이게 뭔 소리야?'


하는 얼굴를 했답니다.


왠지 이게 하나님의 심판이라면 타겟은 나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마음을 (바르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_-;;;;) 

가다듬고 다시 소리를 들어보니 비가 예배당 천장에 내리는데, 

그러니까 일종의 철재인 예배당 지붕을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져서 뭐랄까 기괴한 굉음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일반적으로 이 시기의 비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은 평소에 비해 빨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져.

암튼 몰려온 열대 우림기후 우기의 비는 설교 시간 내내 이어졌고, 뭔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머지 설교시간을 꾸벅이면서 버텼답니다.

뭐랄까 예배를 시작할 때 


'아, 뭔가 이번 주에 내게 하실 말씀을 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뭐 기억나는 말씀은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걱정하지 마라' 였답니다.

으음... 





예배가 끝나고 나오자 비는 거의 멈췄습니다.

하늘을 보니....


'훗- 아직 비가 다 내린 것이 아님'


그런 상황이더군요. 




이런 이유로 택시를 잡아타고 집 근처 일식집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역시나 비오고 전 날 음주한 다음 날은 국물인 것이죠.


우동을 먹고 식당 밖으로 나오니.... 나오니....

비가 죽죽 내리고 있습니다.

뭐랄까 식당에서 집까지 도보로 2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택시도 타지 못하고 비를 그대로 맞아주면서 울 아파트까지 걸어왔습니다.


집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한 잔 하고 있습니다.





우기가 온 호치민을 관광하기에는....


일단 장점은,

시원합니다. 비가 내리고 나면 확실히 시원해지죠. 특히나 해가 지고 나면 시원한 바람까지 슬슬 불어줍니다.

비가 내리면서 길에 있던 더러운 것들을 청소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도시가 깨끗해지고 냄새도 적어집니다. 

베트남 특성상 길거리에 음식점들이 많은데 이곳이 나름 깨끗해진답니다.

쏟아 붓는 비를 바라다보면서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 뭐랄까 '아- 베트남에 왔구나' 하는 마음이 10배 정도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단점은,

비가 내리면 온 시내의 교통이 지옥으로 변합니다. 

이 시간대에 택시도 거의 잡기가 힘듭니다. 특히나 퇴근시간이랑 겹치면 최악이죠.

우산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열대의 비는 우리나라처럼 줄줄 오는 그런 타입은 거의 적고 좍좍 내려붓기 때문에 우산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차들과 오토바이들이 물을 쉭쉭- 튀기면서 지나갑니다.



뭐 이 정도 인가요.

그래도 비가 하루 종일 내리거나 그렇지 않고 앞서 말했듯이 오후에 집중해서 내립니다.

제가 만일 호치민에 관광을 왔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점심 먹고, 카페 등에서 빈둥대다가 

3시경 호텔로 돌아가서 비가 오는 시간동안 휴식을 취하고, 비가 그친 6시부터 다시 나와서 시원한 공기를 즐기면서 맥주를 마실 것 같습니다.


암튼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호치민시는 우기가 찾아왔다는 겁니다.

아아- 여행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