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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유니짜장과 고양이 두마리

by mmgoon 2016. 6. 5.



오늘도 허위허위 일어나서 교회엘 갔습니다.

늘 앉던 자리에 앉아서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데 왠일인지 유니짜장이 먹고싶어졌답니다.

아니 이 무슨 성령의 은혜인지 역사이신지 단순하게 짜장이 아니라 정/확/히/ 유니짜장이 지명되듯이 마음속에 팍- 하고 꽂혀졌다져.


예배가 끝나고 바로 택시를 타고 푸미흥으로 갔습니다.

머리를 깎고 중국집에 가서 유니짜장을 시켜서 물만두와 같이 먹어줬습니다.

한참 정신없이 짜장을 흡입하다가 문득 아래를 바라보니 고양이 2마리가 보입니다.

한 녀석은 검은 녀석이고, 나머지 한 녀석은 내가 좋아하는 바둑이 스타일이었습니다.

녀석들은 아마도 한 살 정도 되보이는데, 중국집 앞에 그늘지고 슬쩍 가려진 곳에서 뭐랄까 햇볓을 피해 시원하고 나름 안전한 곳에서 즐겁게 마음을 놓고 쿨쿨거리고 있었습니다.





문득 녀석들을 바라다보니 몇 주째 마음을 졸이면서 허둥대면 살았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네네, 여유가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죠.

이런 생각을 이어가고 있는데, 한 녀석 그러니까 바둑이 녀석이 스윽 일어나더니 검은 녀석에게 다가가서 슥슥하면서 얼굴을 핥아주기 시작합니다.

검은 녀석은 너무나 당연한듯이 몸을 주우욱 펼치면서 만족한듯 바둑이 녀석의 핥아줌을 경험하고 있었다죠.




녀석들은 뭐랄까 털의 상태를 봐도 그렇고, 영양상태를 봐도 그렇고 중국집 직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녀석들이었습니다.

실제로 물만두를 먹고 있는데 지원 중에 하나가 나가서 이쁘다고 쓰담쓰담 해주더군요.


이렇게 고양이 2마리를 바라다보면서 설교시간부터 땡겼던 유니짜장을 먹고는 한국 수퍼에서 떨어졌던 고추장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 뭐랄까 지독히도 단조로운 주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뭐 해먹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