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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우기가 찾아온 호치민시

by mmgoon 2016. 5. 28.


아마도 긴 가뭄 끝에 호치민시에도 우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어제도 뭔가 하다가 퇴근을 하려고 1층에 내려왔더니 비가 좍좍 내리고 있었답니다.

결국 걸어서 집으로 오는 것을 포기하고 비굴하게 퇴근하는 다른 부장님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걸어오면서 바게트를 사다가 오늘 아침으로 먹는 것이었는데 (바게트 빵에 햄과 치즈를 넣어서 녹여먹는데 빠져있답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1층 수퍼에서 대충 식빵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머엉하고 비를 바라보다가 결국 저녁으로는 피자를 시켜서 맥주와 함께 먹어주었답니다.

배달을 온 피자집 청년이


'아, 이 비오는데 배달시키고 -_-*'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뭐 간만에 비오는 밤이되었기에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답니다. 인생이 그런 것이져.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주일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배가 고파서 식빵의 상태를 보아하니, 

처음 만들어졌을 적의 폭신함은 사라지고 게다가 녀석은 화이트 브레드가 아니고 갈색 (뭐랄까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브레드였습니다. 


결국 샌드위치는 포기하고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서 커피와 함께 아침을 했습니다.

얼마전에 프렌치 토스트에 시나몬 가루를 첨가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프렌치 토스트에 신세계가 열렸다죠.

여기에 메이플 시럽을 사악 뿌려서 먹으면 최고랍니다. 다이어트란.... 잊었죠.


아침을 먹고 빨래 돌리고, 다림질을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창밖을 보니 다시 검은 구름들이 슬슬 몰려오고 있네요.






우리나라 살 적에보다 베트남 처럼 열대 우림기후에 살거나 두바이 처럼 사막기후에 살게되면서 

인간의 삶의 형태가 자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도 비가 언제 얼마나 내리느냐에 따라서 저녁 스케쥴(?)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슬슬 우기에 적응하는 삶의 형태로 바뀌어가야 겠다고 생각하는 토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