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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우리 나라

미리 쓰는 여행기랄까

by mmgoon 2015. 8. 25.





(어제 저녁에 쓴 글입니다요)


한국엘 갑니다.


네네 주말에 잠도 못자고 부시시하게 보내다 보니 오늘 아침이더군요.

출근하는 인간들이


‘아, 저 인간은 어떤 인생을 살기에 몰골이’


하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도무지 커피를 마셔도 돌아오지 않는 정신을 부여잡고 iCal을 쳐다봤더니 낼 모레가 되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는군요.


의외로 한국행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정신을 부여잡고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몇 번인가 신호가 가고…. …. 가고…. 가고… 

어머님은 전화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_-;;;


점심을 먹고 와서 (도데체 난 오전에 뭘 한 것일까요?)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줄기차게 신호가 간 다음에야 의심에 가득찬 목소리가 전화 넘어로 들립니다.


“여보세요?”

“어머니. 저에여. 왜 전화를 안받으세여?”

“왠 모르는 번호가 떠서 무시했단다”

“아아, 암튼 제가 이번 수요일에 한국엘 가는데여, 혹시나 금요일 밤에 집에서 (정확히는 내 방에서 당연히) 잘 수 있나해서여”

“안/된/다/”


단호하게 어머니는 거부 의사를 날리시더군요.

그러니까 뭔가 활동을 하시는 울 어머니는 뭔가 모임을 주도하시는데 지방에서 온 사람들을 울 집에서 묵게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넹. 알겠습니다”

“담부터는 한 달 전에는 전화를 주렴”

“넹 (흑흑- 내 방이란 말이에여)”


결국 멍-한 정신으로 평소에 놀러갈때 사용하던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서울에 있는 저렴한 호텔들을 찾아봤습니다. 

으음- 나름 가격이…. -_-;;; 

참고로 울 회사 출장비로는 서울에서 여관을 몇 시간 정도 빌릴 수 있었습니다. 하아-


결국 유럽 여행시 가끔 투숙하는 모모 프랑스 체인 호텔에 특가를 이용하여 예약을 완료했습니다.


호텔 바우쳐를 프린트해서 자리로 돌아왔더니, 직원이 항공티켓을 내밉니다.


“저 부장님. 여기 항공권이여. 그나저나 모닝캄 회원이시져?”

“아니. 난 에미레이트 항공 골드”


왠 중동 항공사 이름을 대는거야 하는 눈으로 항공권을 책상에 놓고 가버립니다. 


슬적 항공일정을 보니 대충, 호치민에서 한 밤에 출발해서 인천에 새벽에 도착하고, 김포 가서 울산 가고, 회사 가서 인사드리고, 예약은 받지 않으니 와서 네고하라는 모텔에 숙박을 하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서 회사가서 아침부터 발표하고, 다시 울산에서 김포로 다시 인천으로 그리고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그런 스케쥴이었죠.


이번 여행을 통해서 대충 


- 간만에 대한항공 국내선을 탈 예정이고

- 이사간 울 회사에 처음으로 가보고

- 그 곳에서 적대적인 분위기에서 발표를 하고 (얘들아 같은 회사야!!)

- 유럽 여행시 이용했던 저가 체인 호텔은 한국에서 이용해보고

-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자보고 (우리집은 서울 변두리)

- 운이 좋다면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이것들아 전화를 받아!!)


를 할 것 같습니다.


이 즈음에서 왜 이 포스팅을 그것도 정작 출장을 가기 전부터 올리냐고 물으신다면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머엉한 정신으로 살펴봐도 도무지 느긋하게 사진을 찍거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스케쥴이 아닙니다. 

이번 출장은 말이죠.


이런 이유로 인해서 포스팅을 올리기 힘들 것 같아서 미리 쓰고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아-

아직도 한국은 덥겠죠. 에어컨도 약할테니 땀 깨나 흘리고 올 것 같습니다. 피스-


뭐랄까 진정 귀찮은 출장이 하나 계획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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