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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호치민 물가를 체험한 토요일

by mmgoon 2015. 7. 11.





그 동안 귀찮아서 버티고 버텼으나 어제 저녁을 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상태가 심각했다.

일단은 식용류가 떨어졌다. 

그리고 계란도 없고,

쌀도 달랑거리,

통조림들도 거의 없고,

마실 것들도 없고,

각종 채소들은 이제 초기의 모습들을 버리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거나 2단계 진화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커피 필터도 없고,

라면들도 없고,

심지어 와인 한 병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저녁으로는 피자와 와인을 시켜먹으면서 (제길 생일이었다) 정말 내일은 수퍼엘 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귀찮아서 샤워는 포기한 다음 대충 빨래를 돌리고, 어제 받은 생일 케익으로 아침을 때웠다.

커피 생각이 간절했지만 케이크에 맹물을 마셔주면서 다시 귀찮음이 발현하지 않도록 마음을 굳게 하고 더워보이는 거리로 나섰다.


어제의 음주를 생각하면서 (생일 기념 와인이었다구) 걸어서 가기로 결정을 하고 일단 한국수퍼로 향했다.


도착해서 눈에 불을 켜고

카레가루, 꽁치 및 고등어 통조림, 비빔면, 국물용 멸치 등등 그 동안 구입을 미뤄왔던 한식 재료를 구입했다.

너무나 전투적으로 구입을 했더니, 계산해주는 언니가 


'뭐야? 저거? 한국음식 한 3개월 못먹었나?'


하는 얼굴로 계산을 해준다.


비닐 봉지를 들고 인근 수퍼로 향했다.

다시 전투력을 강화해서 (왜 그랬는지 도무지 지금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동안 필요했으나 무시하고 있었던 물건들 그러니까

멀티탭, 남성용 클렌징 (이제 샴푸로 세안은 그만), 각종 과일들, 베이컨 과 소세지류, 계란, 한국 및 베트남 라면, 식용류, 탄산수 (요사이 중독), 라임, 생선, 고기, 이런 저런 야채를 사들고 나오는데,

가성비 좋은 와인이 눈에 띄어 2개 사고, 얼마전부터 마시고 싶었던 드라이진도 하나 샀다.


이랬더니 어헉- 100만동이 넘게 나왔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식재로를 사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아끼고 아껴서 샀는데 깜놀했다.


'요사이 호치민 물가가 장난이 아니군'


하는 생각으로 집에 와서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앴는데 문득 와인 2병과 드라이진 1병의 효과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흠-

아무튼-

글의 주제는 왜 수퍼만 가면 예정에 없던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있까 하는 것....

암튼 다음주 식탁은 풍성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