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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어제 비오는 밤의 우리 아파트

by mmgoon 2015. 7. 10.




이전 포스팅에서 몇 번인가 얘기를 했지만 우리 아파트는 나름 연식이 있다.

이런 연식의 증거가 여기저기 있지만 (아아- 하수도 소리 어찌하란 말이야~)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문이다. 

그러니까 대문의 역할을 하는 녀석을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요사이 베트남도 많이) 금속재질로 만들지만 울 아파트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외부세계와 (참고로 울 아파트는 복도가 야외) 쉽사리 연결이 되서 바깥쪽의 습기와 온도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그런 문이다.

또한 나름 연식이 있다가 보니 완벽한 실링 (sealing)이 되지 않는다.


이런 우리 문이 어제 한 건을 했다.


그러니까 회사에서 돌아와서 저녀을 해먹고, 티비를 보다가 자려고 누웠는데, 저녁 11시30분경부터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호치민시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요사이 보기 드문 폭우라서....

그냥 잠을 청했다 (뭘 할 수 있겠어?) -_-;;;;


불을 끄고 잠을 청하는데 어디 멀리서 삐이이이-와 치이이이-의 중간정도 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히 들어오면 꼭 누가 우는 것 같이 들려서 거실에 나가보니

엄청난 바람 때문에 생긴 풍압을 완벽하게 막지 못한 문 틈으로 바람이 새면서 기괴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무 문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은은하면서 진한 여운이 있는 관계로 꼭 귀신소리 같았다.


그러나 나는 뭐랄까 영적이랄까 귀신쪽이랄까 이런쪽에 거의 무심한 사람이며, 

이과대학을 나온 과학도로서 비이성적인 것을 무시하고, 

게다가 원인이 파악된 상황에 대해 이성적인 평가가 끝났으므로

그냥 푹- 잠을 잤다 -_-a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엘 가는데 옆집 일본 아줌마를 만났다.


"아아 김상 어제 그 소리 들었나요?"

"무슨?"

"이상하게 누가 우는듯한"

"아아- 그거 바람때문에 문에서 난 소리에요"

"아아아아아- 알지만서도 무서워서 제대로 잠을 못잤다구요"


하기사 생각을 해보면 밤에 게다가 비가 오는 밤에 꼭 목 쉰 여자가 우는 소리가 문에서 나면 무서울수도 있을 것 같다.

뭐 나는 별로 개의치 않으니...

인터넷 속도나 올려줬으면 좋겠다가 이 글의 주제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