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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소위 베트남에서 전화 주문이란 것에 대하여

by mmgoon 2015. 5. 8.

바로 전 포스팅을 유심히 보신분은 다음과 같이 느끼셨을 겁니다 (설마 누가 그런 관심을.... -_-;;;;;)


'아니, 이 인간은 하루에 물을 몇 리터씩 마시는 거야'


라고 말이죠.


다시 한 번 사진을 보시져.





사진을 보면 갤런 크기의 아쿠아피나 생수병들이 줄을 지어 서있는 것을 보실 수 있답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역시나 교회의 한 권사님입니다.


"아아 권사님 잘 계셨어요?"

"아이고 잘 지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후훗. 내가 정보 하나 줄께. 지금 물은 어떻게 먹어? 생수 사다 먹으면 여기다가 전화를 해서 주문을 하면 배달을 해 준다구. 

무겁게 사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오오. 그렇겠군여"


이런 식으로 전화 번호를 받아들고 집에 와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네. 아쿠아피나 입니당"

"네. 그러니가 1.5리터짜리 16개 (8개가 한 박스)를 보내주세염"

"아아 큰 것 말씀인가여"

"네네. 500 ml 짜리 말고 1.5리터 짜리여"

"그렇져. 알았습니다. 그럼 주소가..."


해서 주문을 마쳤고, 1층 관리실에 돈을 맡기고 혹시나 주문오면 이 돈을 주고 내 방에 배달을 부탁했다.


그리고 한국에 다녀오니 물이 배달되어 있었다.

문/제/는/

이게 1.5리터 16병이 아니라 갤런 16병이라는 것이다.

아아아- 짜증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문득 새로운 의심이 든다.


'아니 도데체 1.5리터 16병 가격에 해당되는 돈만 맡겨놨는데 어떻게 큰 병 16개를 받아놓았단 말이지?'


낑깅 거리면서 물을 놓아둘 곳이 없어서 거실 한쪽 구석에 주욱 늘어 놓으면서 계속 생각을 했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과연 아쿠아피나 인간들은 자신들이 실수로 배달한 물건의 가격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너도 좋고 나도 좋고' 하는 식으로 무마를 시도할 것인가

혹은 다음번에 1.5리터를 주문하면 같은 수의 500 ml 물을 가져다 주는 식으로 셈셈을 만들 것인가.


사람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베트남 전화 주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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