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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2

주말의 통화 저녁에 뭘 해먹을까 하고 티비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저 팀장님""엉? 왜? 현장에 일 있어?""아녀. 그게 아니고여. 뭐 여쭤볼게 있어서염""그래 뭔데?""그게여. 집사람이 한국에 가서 그러는데요 팀장님이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시자나여""일가견은. 훗- 몇몇가지 요리는 자신이 있지""아아, 잘됬네요. 저기요 지금 밥을 하려고 하는데요, 이게 일종에 잡곡인데 밥솥에 잡곡밥 모드가 없네요. 이런 경우에는 뭘 어떻게 하죠?" 순간 멍-하다.뭐랄까 잡곡 모드라니… 녀석은 도데체 무슨 기계를 말하는지. 아무리 쳐다봐도 내 밥솥에는 '취사'와 '보온' 딸랑 2개의 버튼이 있는데… "그냥 취사 누르면 되 (나를 믿어라 -_-;;;)""그런가요? 뭐 밥은 다 같은 밥이니까요 (이 인간 모르는구만 -_-*)""그.. 2015. 3. 15.
그런 일은 없었다 손이 아직까지 땀에 젖어 있다.아무리 술이 취했었다고 하지만 이건 말도 안돼는 치명적인 실수다.아니 뭐랄까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돼는 내 안에 치명적이고 슬픈 상처가 만천하에 공개된 그런 느낌이다.도데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어제의 음주는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고, 스트레스가 평소보다 많이 쌓인 것도 아니었고, 평소보다 아주 많이 마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 마치 그동안 끝까지 쌓였던 돌무더기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얹어 놓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는 그런 상황처럼 미친듯이 전화를 눌러댄 것이다.떠나간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완전히 뒤집어 버렸고,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말해서는 안돼는 비밀들을 다 까밝려서 연결되었던 아주 작은 끈마져 끊어버렸고,싸구려 술집여자애에게 전화를 걸어서.. 2005.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