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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10

늘 겸손해야 하는데 말이지 토요일에 교회에 식사 준비를 다녀왔답니다. 그러니까 소그룹들이 돌아가면서 주일날 식사를 봉사하는데 이번에는 우리 그룹 차례인 것이었죠. 엉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저기여 그러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건가요?” “아아, 우리는 알 필요 없다구. 그냥 자매님들이 시키는 것들만 말없이 소처럼 하면 돼” “아아 글쿤여” “글고 후다닥 식사준비 마치고 바로 바베큐 할 예정이니까 너는 이쪽에 더 신경을 써” “넹” 더운 토요일이었죠. 가게에서 수박을 한 통 사고, 바베큐용 소시지를 사서 차에 올랐습니다. 교회에 도착을 하자 이미 뭔가 식사준비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아 왔어? 이거 좀 나르자고” “넹” 물건을 몇 개 나르자 별로 할 일이 없었습니다. 어슬렁 거리면서 부엌을 돌아다니는데 왠 슬픈 얼굴의 자매님이 양파를 .. 2023. 6. 26.
추운 주말의 게요리 어제부터 일기예보대로 추워졌다. 추운데 주말이겠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게으른 나로서는 충분히 예상되는 계획을 세우고는 실천에 들어갔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을 정리하고, 잉글리쉬 머핀을 구워서 아점을 먹었다. 창문 밖에는 윙윙 온 세상이 냉각되는 소리가 들렸고, 책을 조금 보다가 동영상도 조금 보다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 짧은 약속이 생겨버렸고, 결국 집을 나섰다.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려서 뭔가 따뜻한 국물 같은 재료를 찾고 있는데 게를 상자에 담아 세일을 한다. 조금 많은 듯 하지만 사들고 집으로 왔다. 의외로 녀석들은 살아 있었고, 낑낑거리면서 약간의 상처와 함께 소분되었다. 그리고 왠지 따뜻한 싱가폴을 그리면서 페퍼크랩을 해서 와인과 함께 먹었다. .. 2021. 10. 17.
붕타우 원숭이와 베트남 친구들 요리 시작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요사이 코로나가 문제로 인해서 뉴스를 보면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네요. 그러던 중에 오늘 재미있어 보이는 베트남 소식 2가지가 있어서 전해드립니다. 일단, 붕타우 거리에 원숭이들이 출몰한다는 소식. (출처) 그러니까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공원등에서 하는 운동이 줄어들자 산에 살던 원숭이들이 내려와서 서성거린다는 그런 이야기네요. 으음, 붕타우에 그렇게 많이 갔었는데, 원숭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하기사 석유산업용 항구, 호텔, 바들만 서성였으니 야생동물을 볼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니가 야생동물들을 먹기는 했지만 (네네 베트남 친구들이 몸에 좋다고 이거저거 먹였져)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지 못했죠. 으음, 원숭이 사진 찍으러 붕타우 한.. 2021. 7. 17.
요리하는 주말 그러니까 어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하는 재택근무였다. 창밖으로 비바람이 치는 정면을 보면서 근무를 마치자마자 바로 퇴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재택근무의 장점은 이런 것인가 보다. 약 한 시간정도 결론적으로 일찍 퇴근한 셈이 된 기회를 이용해서 가게에 가서 돼지고기를 사왔다. 슥슥 양념을 해서 뭐랄까 바싹 불고기 느낌으로 구워서 상추에 싸서 먹었다. 간만에 간이 잘 밴 관계로 화요 칵테일과 신나게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토스트를 먹고 빈둥대다가 겨어우 몸을 일으켜서 마트엘 갔다. 이거저거 떨어진 물건들을 구입하는데 이스트가 눈에 띈다. 결국, 최근에 먹은 난(naan) 빵들을 떠올리면서 이스트를 손에 들었다. 솔직히 두바이 살면서 수 많은 난을 먹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난을 .. 2021. 5. 29.
어쩌면 정교한 내 미각 베트남 생활을 통해 배운 요리에 팁 하나는 '그러니까 왠지 맛이 깊지 못한 느낌이 들면 느억맘 (베트남식 액젓)을 넣으면 해결된다' 라는 것입니다. 정말 각종 찌개, 불고기, 국, 파스타 등 뭔가 맛을 제대로 내지 못한 느낌이 날때마다 느억맘을 조금 넣어주면 훌륭한 맛으로 변합니다.어쩌다 느억맘을 구입하셨는데 집에서 뒹굴거리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세요. 특히 우리나라 음식에 잘 맛죠. 암튼 이런 이유로 집에 느억맘이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는데, 지난 번에 찬장을 보니 느억맘이 거의 남지 않았더군요.마트에 간 김에 구입하려고 찾아보니 왠걸 베트남 느억맘은 없고 태국식 남쁠라 (태국 액젓)만 있습니다. 나름 유명 상표이고 베트남 액젓이나 태국 액젓이나 비슷하겠지 하는 마음에 덜컥 남쁠라를 구입했죠. 그리고.. 2020. 10. 7.
코로나가 되찾아준 것 이전 포스팅에서 싱가폴 스타일 페퍼크랩을 해먹었다고 했습니다.그러니까 싱가폴 친구녀석이 소스를 공수하지 않았음에도 통후추를 갈고 살짝 볶다가 버터를 넣고 등등 소스를 만들어서 해먹었죠. 그리고 어제는 스콘을 구웠습니다.그 동안 귀찮아서 청소를 하지 않던 오븐을 새로 다시 청소하고 (스팀 청소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죠) 이런 저런 베이킹 재료들과 악세사리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스콘을 결국 구워냈습니다. 말 잘 듣는 학생마냥 집에만 죽어랴고 있는 이러한 삶이 그러니까 다시 요리를 하게 한 것이죠.오늘도 아마도 점심으로 저렴해서 구입한 홍합으로 파스타를 삶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나름 오랫동안 가끔은 뭔가 시장에서 사다가 집에서 해먹는 즐거움을 누렸었는데,한국에 돌아와서 배달과 에어프.. 2020. 9. 14.
호치민의 소라/고동/조개 (옥 Ốc) 이야기 며칠 전에 길을 걷다가 문득 더워진 날씨를 느끼고는 '아아, 어디 앉아서 맥주 마시면서 옥(Ốc)이나 먹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옥(Ốc)은 우리로 치면 소라/고동에 해당되는 말이죠.워낙 종류도 다양하고 호치민 사람들이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찾는 음식입니다.이게 한 번 빠지면 자꾸 떠오르는 맛이있습니다. 길가 식당에 앉아서 옥을 비롯한 몇가지 음식을 시키고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같이 간 인간들과 떠들고 있으면 호치민 같은 느낌이 물씬 듭니다.이전에 포스팅에서도 사이공에 가면 꼭 먹어보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뭐 이런 이유로 이 곳에서는 못 먹지만 언젠가 사이공에 가면 먹을 베트남 스타일 소라/고동/조개 요리를 한 번 소개해 봅니다.아아, 진정 땡기는 군요. 오늘은 집에 가서 망고나 깎.. 2019. 5. 23.
옆집에는 누가 사는 것인가? 교회엘 다녀와서 조금 쉬다가 먹을 거리를 사러 간만에 차를 몰고 마트에 가서 먹을 것들을 사왔다.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저녁으로 볶음밥이나 먹을까 하고 재료를 준비하는데 열어논 창문으로 엄청난 튀김냄새가 몰려든다.그러니까 이게 가정용으로 튀김 몇 개 하는 것이 아니라 공업용(?)으로 닭은 수십마리 튀길 때에나 생길 수 있는 그런 정도의 냄새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옆집은 지금까지 냄새들로 추정해 볼 때 (1) 일단 식구가 꽤 되는 것 같다 (2)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음식을 하는 취미를 아주 사랑하신다(3) 그리고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4) 그렇다고 매일매일 요리하는 것은 아니다(5)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가족이다 얼마전에는 무슨 젓갈을 졸이는 냄새가 가득하더니 오늘은 튀김, 아마도 .. 2018. 9. 16.
토마토 소스를 만들다 아침에 일어나서 수십만가지 핑계를 생각해봤지만 (천성이 게으릅니다요) 오늘은 반드시 장을 봐야 굶어 죽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귀차니즘을 친히 잘라내고 씻고, 옷을 입고, 이제 슬슬 더위가 올라오는 호치민 거리를 걸어서 수퍼엘 갔다. 그 동안 떨어졌으나 무시하고 살았던, 기본적인 식재료들을 구입하고, 야채코너를 구경하는데,오오-간만에 왁시한 토마토가 세일이다.다가가서 보니 뭐랄까 약간 왁시한 토마토인데 이제 완숙이 된 관계로 망에 넣어서 나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으음 너무 많은데'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문득 '그럼 간만에 토마토 소스나 만들까?' 하는 생각으로 덥석 잘 익은 토마토를 집어들었다. 인터넷에 보면 이런저런 토마토 소스들의 레시피들이 있는데, 내가 만드는 토마토 소스는 뭐랄.. 2015.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