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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토마토 소스를 만들다

by mmgoon 2015. 8. 2.





아침에 일어나서 수십만가지 핑계를 생각해봤지만 (천성이 게으릅니다요) 

오늘은 반드시 장을 봐야 굶어 죽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귀차니즘을 친히 잘라내고 씻고, 옷을 입고, 이제 슬슬 더위가 올라오는 호치민 거리를 걸어서 수퍼엘 갔다.



그 동안 떨어졌으나 무시하고 살았던, 기본적인 식재료들을 구입하고, 야채코너를 구경하는데,

오오-

간만에 왁시한 토마토가 세일이다.

다가가서 보니 뭐랄까 약간 왁시한 토마토인데 이제 완숙이 된 관계로 망에 넣어서 나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으음 너무 많은데'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문득 


'그럼 간만에 토마토 소스나 만들까?'


하는 생각으로 덥석 잘 익은 토마토를 집어들었다.



인터넷에 보면 이런저런 토마토 소스들의 레시피들이 있는데, 

내가 만드는 토마토 소스는 뭐랄까 완전 단순하고 오로지 파스타만을 위한 것이라서 간단하다.

더더더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소스를 이용한 파스타보다는 그때그때 토마토를 썰어넣는 스타일을 더 좋아하지만 

뭐랄까 이번 주말은 뭔가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만드는 방법은


1.  토마토들을 씻고, 칼로 십자 금을 낸 다음에 여기에 커피포트에서 끓인 물을 부어주면 녀석들이 알아서 껍질을 벗기 시작합니다. 

2.  칼로 껍질을 슥슥 벗겨준 다음 대충 탁탁 썰어서 준비해줍니다

3.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약간 여유롭게 두르고 다진 양파를 볶아줍니다. 

    뭐 마늘도 같이 볶아도 좋지만 어짜피 마늘은 파스타 만들때 생으로 넣는 것이 좋아서 패스합니다.

4.  양파가 익으면 여기에 아까 썰어둔 토마토를 넣어 끌여주면서 바질, 파슬리, 오레가노 등등을 넣어주고 

    약간의 와인 (저는 붉은 와인을 넣습니다)을 넣고 그냥 끌여주면 끝입니다. 

5.  소스를 끓이면서 적당히 소스 정도로 물이 줄면 다 되는 것이죠.



뭐 이런 식인데 레시피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그냥 '미리 토마토를 끓여두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토마토를 부글부글 끓이고 있으니 집안에 향기로운 토마토와 향료 냄새가 가득찬다.

뭔가 토마토 소스를 끓이는 냄새는 행복한 느낌이 있다.

덕분에 마음이 훈훈해져온다. (전생이 가정주부였나보다)


뭐 당분간은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파스타가 주가 되겠지만.... 핑계 삼을 것이 생긴 것이다.


그래도 이 번 주말에는 뭔가 생산적인 일을 했다가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