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3

서울에서 느끼는 사이공의 바람 일일 하다가 문득 밖을 내려다봤습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나무들은 예의 그 뭐랄까 강한 비가 오기 바로 전에 부는 바람에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엇?'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은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이공의 한 구석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베란다를 내다보면서 느꼈던 그런 이미지인 것입니다. '한 바탕 쏟아지겠군'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열대 기후속에서 살고있음을 인식하는 그런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서울의 변두리에서도 느끼기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내리는 비도 사이공과 비슷할까?' 뭐 이런 생각이 머리에 맴돕니다. 네, 집안에만 너무 오래 있었더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뾰족한 극복방식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조용.. 2021. 8. 6.
다시 시작되는 날개 밑 바람 잠깐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나의 영광의 가을 날은 다 지나갔다고.그래서 더 이상은 날개 밑에 바람이 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는 익숙한 길들을 그냥 걸으면 된다고,뭐 이런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바람이라는 존재는 물과는 달리 변화스럽고 가끔은 장난꾸러기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어느 순간 다시 시작되는 날개 밑의 바람을 느낀 것 같습니다. 물론 핑계는 있었습니다.아니 많았습니다.자신이 누구보다 게으르다는 것을 잘 알았고, 왠지 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겼고,우리나라에서 핑계로 삼기 가장 좋은 나이라는 것도 생겼습니다. 늘 생각하지만 20대에 이런 바람이 불었다면 어떠했을까 합니다.하지만 바람은 그 10여년 뒤부터 불기 시작했고,몇 번이나 계획과 상관없이 불어대서 현재.. 2019. 11. 21.
어제 비오는 밤의 우리 아파트 이전 포스팅에서 몇 번인가 얘기를 했지만 우리 아파트는 나름 연식이 있다.이런 연식의 증거가 여기저기 있지만 (아아- 하수도 소리 어찌하란 말이야~)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문이다. 그러니까 대문의 역할을 하는 녀석을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요사이 베트남도 많이) 금속재질로 만들지만 울 아파트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외부세계와 (참고로 울 아파트는 복도가 야외) 쉽사리 연결이 되서 바깥쪽의 습기와 온도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그런 문이다.또한 나름 연식이 있다가 보니 완벽한 실링 (sealing)이 되지 않는다. 이런 우리 문이 어제 한 건을 했다. 그러니까 회사에서 돌아와서 저녀을 해먹고, 티비를 보다가 자려고 누웠는데, 저녁 11시30분경부터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호치민시에 몰아.. 2015.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