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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3

서울에서 느끼는 사이공의 바람 일일 하다가 문득 밖을 내려다봤습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나무들은 예의 그 뭐랄까 강한 비가 오기 바로 전에 부는 바람에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엇?'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은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이공의 한 구석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베란다를 내다보면서 느꼈던 그런 이미지인 것입니다. '한 바탕 쏟아지겠군' 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열대 기후속에서 살고있음을 인식하는 그런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서울의 변두리에서도 느끼기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내리는 비도 사이공과 비슷할까?' 뭐 이런 생각이 머리에 맴돕니다. 네, 집안에만 너무 오래 있었더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뾰족한 극복방식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조용.. 2021. 8. 6.
장마가 시작한 날 한 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사회에 순응하는 몸뚱이가 출근시간이 되자마자 눈을 떠버린 것이죠. 그럼 금요일에 마신 소맥과 와인은 무슨 역할을 했다는 건가요. 암튼 일찍 일어나서 회사 이메일도 체크하고 (사장님 보소서), 커피도 내려서 홀짝거리면서 오늘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딘가 놀러가고 싶었지만 머리에는 떠오르는 곳이 없습니다. 결국 그 동안 미뤄두었던 당장 하지 않는다고 절대 문제는 생기지 않지만 인생을 생각해보면 언젠가는 꼭 해야되는 그런 일을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토스트를 하나 먹고 가방에 우산과 로모를 넣고서 집 앞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고 차들이 잔뜩 있는 길을 달려서 간만에 강남으로 갔습니다. (네네, 강북사람에게 한강 건너면 다 강남이져) 그리고 .. 2021. 7. 4.
시점의 변화 한 달이 늦어졌지만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떠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게다가 전환기가 길어진 덕에 세상과 물건들을 바라보는 시점에 변화가 생겨버렸다. 그러니까 예전에 어떤 물건을 바라볼때 '아아, 그러니까 몇 년만 더 버텨다오' 뭐 이런 식의 관점이었다면 요사이는 '이 녀석을 데리고 떠나야 하나?' 라는 식의 관점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새로 가는 집에 베란다 따위는 없으므로 (아아- 빨래는 어디서 말리지?) 두바이에서부터 가지고 다니는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은 처분을 해야하고 비록 연식이 있지만 티비와 커피포트와 커피 메이커와 원두가는 녀석은 가지고 가고(글고 보니 커피 메이커는 10년도 넘었네) 밥솥과 베트남에서 산 소스팬과 프라이팬들은 버리고 (훗훗- 한국가서 새로 장만해야지) 이사.. 2018.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