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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미국 독립이 베트남 주말에 준 영향

by mmgoon 2016. 7. 4.



(어제 쓴 글입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밀린 집안 일들을 하고 하늘을 바라다보니 약간 흐릿 했습니다.

요사이는 비가 종종 내리기 때문에 약간 갈등을 했지만 좀 큰 수퍼에서 살 것들이 있어서 옷을 떨쳐입고 밖으로 나갔죠.

문제는 나가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우겨우 수퍼에 도착을 하자 뭐랄까... 비가 멈추네요. (하아- 인생이란 -_-)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정리하고 잠시 빈둥대니까 저녁시간입니다.

네네, 놀 때는 시간이 빨리가는 현상은 한 번도 틀린적이 없네요.


어제 남은 피자를 두 조각 저녁 대신 먹고 산책이나 하려고 집을 나서서 시원한 (네, 요사이 비가 자주와서 시원합니다) 거리를 슥슥 걸어서 평소에 잘 가던 바에 도착을 했습니다. (뭐?)


그런데,

뭐랄까 토요일 저녁 치고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게 왠 일이야?"

"아아- 미스터 킴!!! 여기 앉으세여"

"이렇게 장사가 잘 됬던적이 있나?"

"그게 말이져 오늘이 미국 독립 기념일이라구여. 덕분에 울 바에 주로 오시는 미국인들을 위해서 오늘 하루 핫도그와 타이거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져"

"결국 무료 맥주와 핫도그 때문에 손님들이 이리 많군"

"핫도그 가져다 드릴께염"


가져다준 맥주와 핫도그를 먹으면서 생각을 했다.


1. 미국 독립 기념일은 오늘이 아니라 돌아오는 월요일이다.

2. 게다가 이 바에 주로 오는 외국인들은 미국보다는 영국과 호주애들이 많다. 지금도 내 옆자리에는 보더콜리를 데리고 있는 호주 아저씨가 있다.

3. 뭐 어찌되었건 공짜는 좋다.

4. 이 집 주인이 미국넘이었던가? 으음... 만난적이 없다. 그렇다 치더라도 엄청난 애국심이다.


결국 이 무료 맥주와 핫도그 덕에 예상보다 많이 마시게되었고, 중간에 합류한 인간들과 더불에서 여기 저기를 전전하면서 신나게 토요일 밤을 보냈다.


오늘 아침에 늦잠을 자고 교회도 못가고 (아아- 주님 용서하세요) 지갑에 돈도 거의 없어 음식도 시켜먹지 못하고 별로인 속을 붇잡고 김치찌개를 해서 겨우 점심을 먹었다.


뭐랄까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면서 생각을 했다.

미국의 독립이 베트남에 사는 한국인에게도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역시나 글로벌한 현대 사회라고나 할까.


아, 내일 출근하기 넘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