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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6월 바 일상

by mmgoon 2015. 6. 26.





(붕타우Vung Tau)


붕타우에 출장을 갔었다.

간만에 출장이라서 나름 붕타우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다가 맥주를 한 잔 하려고 새로 생긴 바에 들어갔다.


"어서오세염"

"아아- 맥주 하나 주세여"

"넹-"


시원한 맥주가 커버에 싸여서 나온다.

오오 괜찮은 서비스 하는 마음으로 커버를 보니 내가 그 동안 헤멘 잘 아는 바 이름들이 주욱- 적혀있다.


"이거바바. 왜 이 바들 이름이 적혀있는거야?"

"아아. 이건 그러니까 이 바들의 주인이 같은 것이져"

"그래? 돈 많이 벌었군"


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왠 아줌마가 들어온다.


"오오오 미스터 킴!!! 언제 붕타우에 왔어요?"

"아아- 오늘"


그러자 내 등을 스매싱 하시면서


"흥- 우리 바에 안오고 새로운 바를 찾았다 이거져? 그러나 어짜피 나의 손아귀라는 것이져"

"아아- 그런건 굳이 아니라구" (때리지 말아줘 -_-;;;)


내 대답을 제대로 듣지 않고 아줌마는 슥슥 카운터로 가더니 큰 소리로


"자자, 제가 한 잔 씩 쏩니다. 드세여~"


외치면서 먹고 있던 술을 한 잔 씩 더 준다.

그리고는 바깥쪽에서 왠 사진사 녀석 하나를 불러오더니


"자자 뭐랄까 새로 연 이 바를 홍보하기 위한 사진을 좀 찍겠습니다. 잠시 조명을 밝게 만들어야 되서 죄송합니다"


하더니 불을 확 켜고 미친듯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아아아아아- 미스터 킴. 자연스럽게 행동하세요. 뭐랄까 자연스럽게 음주를 해야져"


등등의 구박을 받으면서 아줌마는 신경을 1%도 쓰지않는 나와 주변 손님들의 초상권을 생각했다.

혹이나 붕타우 어느 바에서 한국사람처럼 생긴 아저씨 사진이 있다면 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호치민시 Saigon)



저녁을 먹고 늘상 다니는 바엘 들렸다.

사장 녀석이 다가온다


"자자, 이거봐 도데체 왜 메일링 리스트에 신청을 하지 않는거야?"

"뭔 메일링 리스트?"

"아아아- 인간아 우리 바에서 얼마전에 홈페이지를 열었다고 말해줬자나!!!!"

"근데 웬 메일링 리스트?"

"바바바 앞으로 이 리스트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이벤트 소식이나 할인쿠폰등등을 준다구"

"뭐 일주일에 두번은 오는데 굳이 이메일로 그걸 받을 필요가...."

"너는 울 바의 VIP 멤버로서의 자각이 없다구"



멤버쉽 카드져. 10% 할인을 해줍니다. 취득자격은....




암튼 녀석은 이런 식으로 노트북에 자기 홈페이지를 띄워 놓고 바를 돌아다니면서 

강제로 (참고로 열라 무섭게 생겼...) 주 고객들을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을 시키고 있었다.


"자자, 뭘 드실거에여. 참고로 오늘부터 며칠간 부엌이 공사중이라서 식사는 피자만 되져"

"내가 뭐 먹는 것 봤어? 걍 맥주나 하나"

"글지말고 피자 시켜먹어여. 저녁도 못먹고 흑흑-"

"야!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 굶고 피자 먹으면 말짱꽝이야"


차가운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피자 한조각을 우물거리는데 (나머지 피자는 저쪽에서 스탭들이 모여서 떠들어 먹어대고 있다) 음악이 들려온다.


"엉? 밴드 바뀌었네?"라고 주인녀석에게 말하니

"그렇지. 지난번 밴드는 영- 연주가 별로였어"

"근데 새 밴드가 너무 늙은 것 아니야? 여자 가수도 없고. 도데체 이 바는 몇년생을 위한 걸로 만드는 거야?"

"아아아- 몰라 나는 연주를 신경쓰는 사람이라구"


뭐 녀석 어짜피 지 고집대로 장사하는 녀석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들었다.

뭐... 녀석의 말대로 지난 번 보다 사운드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