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연말연시 생존보고

by mmgoon 2015. 1. 3.






네네 대망의 2015년이 밝았습니다.

그러니까 양의 해 혹은 염소의 해인 것입니다.


이번 연말연시를 맞이해서 사회생활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존보고를 써봅니다.




일단은 12월31일


종무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다음 노트북까지 챙겨서 

(다년간 경험상 연말연시에 울 회사는 네트웍이 다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_-;;) 집으로 왔답니다.

어짜피 오늘 밤의 거리는 거의 아비규환이 될 예정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식재료를 사다가 두는 것이 좋습니다.


워낙 좋아라 하지만 귀찮아서 하지않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만두입니다.

이번에는 연말이기도 하고 만두국 없는 새 해는 너무 슬프니까 

(참고로 우리집은 이북출신입니다. 떡국 따윈... 없습니다) 귀찮음을 넘어 만두를 빚었습니다.

어짜피 10개를 빚나 100개를 빚나 비슷하기 때문에 잔뜩해 놓고 냉동고에 넣어두려고 신나게 속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귀찮은 병이 도져서 만두피는 구입을 해서 사용했습니다. 할무니가 보면 뭐라하시겠군요. -_-;;;;


인터넷으로 연말 시상식등을 틀어놓고 만두를 슥슥 빚어댔습니다. 

뭐 막상 만들면 그리 어렵지 않고 실패확률이 적은 음식이죠 만두는....

완성된 만두들은 랩으로 포장해서 냉동고에 던져두고 몇몇개를 끓여서 와인과 함께 저녁을 즐겼습니다.

아아- 역시 만두는 만들어 먹어야해~


와인을 홀짝이면서 있었더니 밖이 시끄럽습니다.

네네, 드디어 2015년이 시작된 것이군요.





1월 1일


간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새 해는 중천에 떠 있더군요.

얇아진 효심을 끌어 올려 어무니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만..... 안받으시네요.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고국을 생각하면서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라면을 먹고 티비를 봤더니 졸리더군요.

바로 낮잠으로 돌입을 했습니다.


쿨쿨거리고 있는제 전화가 울립니다.


"아아, 어머니.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 너도. 그 것 때문에 전화했니?"

"네네. (어무니 뭘 기대했어여?)"

"그렇구나. 너도 혈압조심하고. 선배들이 술 멕인다고 넙죽넙죽 마시지말고"

"네네. (어짜피 혈압은 집안 내력이고, 이젠 선배들보다 후배들에게 제가 멕입니다 -_-;;;;;;;;;)"


적어도 최소한 1월1일은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기 때문에 

간만에 집안을 돌아보면서 여기저기 손을 보고 정리하고 했더니 저녁이 가깝습니다.


정말로 여기까지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간도 남고 마침 불려 놓은 녹두도 있고 (뭐?) 해서 녹두부치개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녀석은 어제 만두와 같이 하려고 했었으나 귀찮음에 미뤄놓은 것이었죠.

만두와 녹두부치개는 재료가 많은 부분 호환이 되기 때문에 (김치, 간돼지고기 등등) 같이 만들어도 부담이 없지요.

게다가 이 녀석도 얼려두면 수 개월 문제없이 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다만 녹두의 특성상 뒤집기가 초보자에겐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이것도 다량의 기름 투입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맛의 비결은.... 훗- 녹두를 어느 정도로 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훗훗훗-


저녁은 만두국과 녹두를 와인과 즐기면서 보냈습니다. 

아아- 최고의 조합입니다.





1월2일


이틀 동안 와인으로 너무 달리는 바람에 (안주가 좋아서) 와인도 달랑거리고 음식하기도 귀찮아서 점심 때 밖으로 나갔습니다.

베트남 음식점에 가서 밥과 라오 무엉 싸오 또이 (공심채 마늘볶음), 팃꼬토 (돼지고기 간장조림), 까록꼬토 (가물치 간장조림)를 시켜먹었습니다. 

아아- 짭쪼름하니 맛있네요.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네네, 다시 낮잠을 잤습니다.


저녁에 일어나서 노트북의 파일들을 2015년 버젼으로 다시 조정하고 있는데, 문득 내일 골프 약속이 생각났습니다.

대충 몸 상태를 보니 내일 공을 쳤다가는 바로 몸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서 전화로 취소를 하고 (흑흑- 이러면 안되는데)

다시 음주를 시작했습니다. 응?


요사이 뜬다는 토토가를 다운 받아 보면서 새 해 기념으로 피자와 나쵸를 시켜서 신나게 먹어댔죠.





1월3일


며칠을 집에서만 뒹굴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사실을 놀라면서 눈을 떴습니다.

역시나 그 동안 혼자서 게으름을 떠는 뭐랄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위로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은 탓입니다.

네네. 사회적인 삶을 너무 많이 살아왔다고나 할까요.

이라크에서 바로 베트남으로 와서 정말 정신없이 보낸 작년이었습니다.


간만에 회사 컴퓨터에 원격접속을 하니 역시나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잠깐 회사에 들려서 (걸어서 5분) 네트웍 라우터를 리셋하고 인터넷과 네트웍이 제대로 되는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의 주제는....

이번 연휴가 요사이 몇 년간 가져보는 최고의 휴식 기간이라는 겁니다.

아마도 이번 휴식이 끝나면 훨씬 덜 까칠한 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죠. 

뭐 당분간은요.


즐거운 새 해 휴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