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나름 보람차게 보낸 성탄절 보고서

by mmgoon 2014. 12. 26.

성탄절을 끝내고 출근을 했더니 역시나 거의 사람들이 없습니다.

하기사 이런 연말연시에 한국직원들 빼고 누가 출근을 하나요. 대부분 휴가들을 사용해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겠지요.

(아아- 나도 휴가가 있다고- T_T)


암튼,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올 해의 크리스마스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나름 괜찮게 보냈다' 이군요.





일단 성탄전날 오후와 성탄절에 휴가를 성공적으로 냈습니다.

공직기강 확립이네 지금은 때가 아니네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이건 입사이래로 한 번도 쉬지않고 나오는 말이라서 깨끗히 무시를...


회사를 빠져나와서(?) 스스로에게 선물을 준다는 의미로 평소에 비싸서 잘 사먹지 않는 장어덮밥+사시미 스페셜을 시켜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기저기 들리면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고, 마지막으로 케익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뭐 열대의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뭘랄까 로맨틱하고 왠지 신나는 일이 있을 것 같지만




예를 들면 이런 언니들과 즐거운 한때라든지요. 그럴리가요 -_-;;;;





실제로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대충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입니다.







네네, 그렇죠.

베트남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 아름다운 거리를 거닐어 볼까?' 라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가는 

엄청난 인파와 오토바이에 치어서 암 것도 못보고 땀에 흠뻑 젖게 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합니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는 낮에 대충 먹을 거리들을 삭삭 장만해두고, 

어짜피 오늘 배달음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만에 솜씨를 발휘해서 닭을 오븐에 굽고 (터키라녀. 그 녀석들은 엄청나게 크다고요) 

감자도 굽고 해서 성탄절 분위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장식한 모든 전구를 켜고 촛불도 켜고 등등 성탄분위기를 한 껏 냈지요.







식사 후에는 역시 한국사람이면 먹어줘야 한다는 성탄 케익을 먹으면서 비장의 와인들을 홀짝 거렸습니다.




아아- 2007년산





물론 와인은 지난 번에 오스트리아에서 구입한 디캔터와 와인잔을 사용해서 (생각해보니 일년에 딱 한 번 사용하는군) 즐겨줬습니다.


뭐 이 정도로만 보내도 나름 괜찮은 성탄이 되었겠지만 올 해는 준비를 하나 더 했다지요.







그렇습니다. 

바로, 닥터 후 크리스마스 스페셜과 함께하는 성탄절을 준비했죠.

2005년부터 2013년까지의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감상하면서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케이크를 우물거리는 그런 뭐랄까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성탄절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씻고,교회엘 가서 성탄예배를 드렸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짬짜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으음... 성탄절에 중국식이 -_-;;) 나름 비싼 수입잡화점에서 몇몇 향신료들을 구입했죠.







자자, 위으 사진과 같은 일은 설사 베트남에 산다고 해도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성탄절 저녁은....







평소에 비싸서 마시지 못하는 에일을 성탄절에만 사용한다는 파인트잔에 부어서 다시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보면서 보냈습니다. 

사진에는 이미 크리스마스 스페셜들은 다 보고 50주년 특별편이 나오고 있군요.







그러니까 정작 2014년 성탄절에 2014년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만 못보고 지난 것이군요.



자 위의 내용을 다시 간추려보면


- 닥터 후 크리스마스 스페셜 전부 감상

- 비장의 몇몇 와인을 즐겼고

- 역시나 비장의 에일을 즐겼고,

- 나름 만든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겼으며

- 성탄예배도 참석을 한


보람차게 보낸 2014년 성탄절이었다는 것이죠.


회사에 앉아있는데 그저께와 어제 일들이 벌써 그립네요.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나 다운 받으러 인터넷을 뒤적여봐야겠습니다.